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97% 급감했다. / 사진=뉴시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97% 급감했다. / 사진=뉴시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 침체에 따른 실적 둔화에서 인위적인 감산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위기 속 생산량을 줄이는 경쟁사와 달리 정면돌파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31일 실적발표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사업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재고조정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 시황 약세가 당장 실적에는 우호적이진 않지만 미래를 철저하게 준비하기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고 필요한 클린룸을 확보할 것"이라며 "올해 캐팩스(CAPEX·설비투자)는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된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예상보다 더 심각한 수준으로 위축되자 삼성전자가 감산으로 전략을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 이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은 기대 이하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70조4600억원, 영업이익은 4조31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8.2%, 68.9% 급감했다.

영업이익이 대폭 준 것은 그동안 삼성전자의 실적 60~70%를 책임지던 반도체 사업 실적이 쪼그라든 탓이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영업이익은 27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6.9% 급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는 재고자산 평가 손실의 영향 가운데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실적이 대폭 감소했다"며 "시스템LSI는 업계 재고 조정에 따른 주요 제품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엔 선을 그었지만 자연적 감산 가능성은 열어뒀다. 삼성전자는 콘퍼런스콜에서 "최고의 품질과 라인 운영 최적화 위해 생산라인 유지·보수 강화와 설비 재배치 등을 추진한다"고 밝히며 "단기구간 의미 있는 규모의 비트 그로스(메모리 생산량 증가율)의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