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를 지난 시점이지만 국내 보일러 시장이 한껏 달아올랐다. 정부와 지자체가 뛰어난 효율성을 자랑하는 친환경 제품 ‘콘덴싱보일러’의 보급을 위해 발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환경부는 기존 가정용 보일러를 저녹스(NOx) 보일러, 즉 콘덴싱보일러로 교체하는 것을 지원해 대기 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저감한다는 내용을 담은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뒤이어 서울시도 친환경·고효율 보일러 보급을 목적으로 지난해 12월 보일러 제조업체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는 관련 예산까지 증액하고 콘덴싱보일러 교체 장려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의 일환으로 서울시는 저소득층 및 저소득층 세입자를 둔 주택 소유주를 대상으로 콘덴싱보일러 교체시 대당 16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는 시범사업 첫 해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점차 사업규모를 확대해 나간다는 게 서울시의 기본 계획.

이미 유럽 선진국의 경우 콘덴싱보일러는 사용이 대중화된 제품이다. 지난 1980년대에 높은 에너지효율과 배기가스 배출 저감 등 친환경 기술을 갖춘 콘덴싱보일러의 기능에 관심을 갖고 설치 의무화, 보조금 지원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보급 지원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현재 유럽의 콘덴싱보일러 보급률은 90%를 넘는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보급률은 여전히 저조한 편.

하지만 정부 지원정책과 소비자 관심 증가로 국내에서도 콘덴싱보일러 보급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여러 매체를 통해 콘덴싱보일러가 배기가스의 열을 이용해 난방과 온수를 생산할 수 있도록 재활용하는 제품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환경오염 물질 배출이 적고 기존 가정에 설치된 일반 보일러 대비 에너지효율이 높다는 점을 인식해 가고 있어 보급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경동나비엔
/사진제공=경동나비엔

◆ 국내 최다 콘덴싱 기술 특허 보유

국내 콘덴싱보일러 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경동나비엔의 역할이 컸다. 국내보일러 업계가 일반 보일러 개발과 생산에만 치중하던 1980대 후반, 경동나비엔은 고효율 에너지 기기를 통한 국가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을 목표로 1988년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최초로 콘덴싱보일러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콘덴싱보일러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98%의 에너지효율과 배기가스 배출 저감효과를 자랑하는 콘덴싱보일러의 우수성을 적극 알리면서 국내 콘덴싱보일러의 진화를 이끌었다.

경동나비엔은 그동안 콘덴싱 기술과 최첨단 미래 기술을 결합, 보일러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제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지난 2013년 국내 업계 최초로 IoT 기술을 접목해 원격제어 기능을 구현한 ‘나비엔 스마트 톡(TOK)’을 선보이며 스마트 보일러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했다. 이 제품은 콘덴싱 기술과 IoT 기술이 결합돼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보일러 상태를 확인하고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또한 경동나비엔은 세계에서 4번째로 콘덴싱전기발전보일러인 ‘나비엔 하이브리젠 SE’ 개발에 성공하며 보일러의 미래기술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나비엔 하이브리젠 SE는 콘덴싱보일러와 스털링엔진을 결합한 스털링엔진 m-CHP(초소형 열병합발전)로 난방과 온수는 물론 전기까지 생산이 가능한 제품이다. 경동나비엔은 이 제품이 에너지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 그리드 시대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

경동나비엔은 현재 국내기업 중 콘덴싱기술 특허 출원건의 약 44%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수의 세계 냉난방 박람회에서 혁신적인 제품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콘덴싱 기술 명가로 자리잡고 있다.


친환경·고효율 보일러로 세계서 '우뚝'

◆ 북미·러시아서도 '1등 기업' 반열

경동나비엔은 이러한 콘덴싱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일러를 수출 산업의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국내 보일러 기업 중 24년 연속 ‘해외 수출 1위’(한국무역협회 기준, 1991~2014년)를 달성했으며 지난해 무역협회 자료 기준으로 업계 수출액의 66.6%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러시아, 영국, 터키 등 유럽지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30여개 국가에 자사 제품을 수출 중이다.

무엇보다 경동나비엔은 세계 최대 온수기 시장으로 꼽히는 북미 시장에 2008년 콘덴싱 기술을 적용한 ‘순간식 콘덴싱 가스온수기’를 선보여 진출 2년만에 순간식 가스온수기 ‘톱3’에 올랐다. 이후 가스 인프라가 노후화돼 순간적인 압력을 제공하기 어려운 미국 지역에 최적화된 콘덴싱 온수기 ‘NPE’까지 선보이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고 지난 2008년부터 2014년까지는 6년 연속 북미 지역 순간식 콘덴싱 가스온수기 시장 점유율 1위, 2013년과 2014년에는 콘덴싱 가스보일러 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러시아 시장에서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 경동나비엔은 기라성같은 유럽 메이커들을 제치고 러시아 벽걸이 가스보일러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리딩 브랜드로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러시아를 휩쓴 강추위로 고드름이 심하게 발생했을 때 유럽의 글로벌 제조사들의 보일러도 멈춰섰지만, 나비엔 보일러만이 아무 문제없이 작동해 큰 화제를 낳았다. 그해 경동나비엔은 러시아 건설성으로부터 국가표창을 받기도 했다.

경동나비엔의 콘덴싱 기술은 최적의 생활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며 계속 진화중이다. 콘덴싱 보일러 및 온수기를 병렬로 연결해 상업용 건물에서 중대형 에너지기기를 대체할 수 있도록 개발된 캐스케이드 시스템만 해도 미국에서는 이미 아이비리그 명문인 프린스턴대학을 비롯, 매리어트 호텔 등 다양한 교육 및 상업시설에 적용되고 있다.

최재범 경동나비엔 사장은 “고효율 에너지 기기를 통해 국가 에너지의 효율적 운용에 기여하겠다는 것은 경동나비엔의 변함없는 철학”이라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최적의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