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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챗GPT는 언제… IT업계 각축전

[머니S리포트-한국형 '챗GPT' 각축전] ② 한국어 특화로 승부… 해외 기업과 맞선다

양진원 기자VIEW 9,0662023.03.16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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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공지능(AI) 연구소 오픈AI가 만든 챗봇 AI '챗GPT'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대학교 논문까지 막힘없이 써내려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일상 곳곳에서 챗GPT 활용 사례가 늘고 있다. 한동안 잊고 살았던 AI에 대한 두려움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AI가 사람을 대체한다면 노동 시장의 변화는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AI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국내 IT 기업들은 한국형 챗GPT를 개발해 세계 기업과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오류를 줄이고 한국어 특화 서비스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챗GPT'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관련 서비스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챗GPT'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관련 서비스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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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 챗GPT의 습격... AI 시대 사라질 직업은

② 한국형 챗GPT는 언제… IT업계 각축전

③ 한국형 챗GPT 개발 늦은 이유… 성공 관건은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챗GPT'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생성형 AI(기존 데이터를 학습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 AI) 시장이 주목받는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었다. 앞서 구축한 AI 기술을 고도화해 세계 수준에 뒤지지 않는 '한국형 챗GPT' AI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네이버 VS 카카오… 한국형 챗GPT 대전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지난 2월27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데뷰 컨퍼런스에서 하이퍼클로바X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네이버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지난 2월27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데뷰 컨퍼런스에서 하이퍼클로바X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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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네이버는 최근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 2023'(DEVIEW 2023)을 통해 자체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하이퍼클로바X'를 오는 7월 출시한다고 밝혔다. 하이퍼클로바X는 고객이 가진 데이터를 기존 하이퍼클로바와 결합, 이용자에게 필요한 응답을 신속하게 제공해주는데 챗GPT보다 한국어 학습량이 약 6500배 많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챗봇 AI를 탑재한 검색 서비스 '서치GPT'를 상반기 내 공개할 예정이다. 서치GPT는 챗봇 서비스인 챗GPT와 달리 고도화된 검색 경험을 제공하는 데 방점을 둔다.

카카오도 AI 전문 계열사 카카오브레인를 통해 초거대 AI 서비스에 힘을 쏟고 있다. 2021년 11월 파라미터 300억개를 갖춘 한국어 특화 AI 언어 모델 '코GPT'(KoGPT)를 공개했다. 대표 메신저 '카카오톡'에 코GPT를 접목하는 방식으로 '버티컬 AI 서비스'에 주력할 계획이다. 버티컬 서비스는 특정 분야를 수직화해 전문적으로 다루는 서비스를 뜻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는 글로벌 기업과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기보다 카카오브레인이 가진 한국어 특화 AI 모델인 코GPT를 활용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버티컬 AI 서비스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상반기 중엔 코GPT를 개선한 '코GPT 3.5'를 발표하고 이를 연내 대화형 AI '코챗GPT(가칭)'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통신사도 동참… 감성 대화 추가
카카오브레인 초거대 AI 언어 모델 KoGPT. /사진제공=카카오브레인
카카오브레인 초거대 AI 언어 모델 KoGPT. /사진제공=카카오브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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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도 생성형 AI를 활용한 서비스 상용화에 매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GPT-3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 서비스 '에이닷'의 활용 범위를 서비스 추천 등으로 넓히고 있다. 에이닷은 SK텔레콤이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한국어 거대 언어모델을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분야에 상용화한 AI 서비스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에이닷은 지식대화 위주인 챗GPT와 달리 감성·목적 대화를 접목해 차별화를 꾀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감성 대화가 실현되면 에이닷이 먼저 말을 거는 등 친구와 대화하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목적 대화를 통해선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애플리케이션(앱) 이동이나 검색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KT는 올 상반기 내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믿음'(파라미터 2000억개 이상)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올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믿음의 소개 영상도 소개했다. 믿음 역시 에이닷처럼 감성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을 갖춘 것으로 전해진다.

LG유플러스는 LG그룹 LG AI연구원이 보유한 초거대 인공지능 '엑사원'(EXAONE)과 연계한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 엑사원은 텍스트에 적합한 이미지를 만들고 해당 이미지를 텍스트로 설명하는 AI 기술이다. 올해 하반기까지 엑사원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콘택트센터(AICC)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기업 상대할 전략은 방대한 '한국어 데이터'… 정부도 지원 사격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3월3일 서울 용산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AI 분야 창업기업 간담회에서 AI 스타트업의 애로를 청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3월3일 서울 용산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AI 분야 창업기업 간담회에서 AI 스타트업의 애로를 청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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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챗봇 '빙'(Bing)이 세계 검색 시장의 판도를 바꿀 기대주로 떠올랐지만 영어 위주의 데이터를 탑재한 탓에 한국인이 사용하기에는 불편이 따른다.

국내 기업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한국형 챗GPT는 한국어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바탕으로 챗GPT와 빙이 부족한 한국어 응답 수준을 크게 보완할 전망이다. 국내 정보통신(IT)기업은 해외 기업보다 쌓아놓은 한국어 데이터가 방대한 만큼 이를 무기로 막강한 자본과 기술을 갖춘 글로벌 공룡들에 대항한다는 전략이다.

정부도 우수한 한국형 챗GPT가 탄생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전망이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3월3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AI 분야 스타트업과 간담회을 열고 한국형 챗GPT를 만들기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 장관은 "작년 AI 시장 규모는 약 150조원 정도이지만 오는 2030년에는 2000조원 규모"라며 "한국은 전 세계 7위지만 1위인 미국과의 격차가 크고 이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기부는 AI 기술의 사업화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지속할 것"이라며 "업계 건의 사항을 반영해 현장에서 체감하는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급격히 변화하는 AI 산업 환경에서 우리 스타트업이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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