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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챗GPT 개발 늦은 이유… 성공 관건은

[머니S리포트-한국형 '챗GPT' 각축전③]AI 수익성 확보가 핵심… 오류 해결은 숙제

송혜남 기자VIEW 8,3702023.03.1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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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공지능(AI) 연구소 오픈AI가 만든 챗봇 AI '챗GPT'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대학교 논문까지 막힘없이 써내려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일상 곳곳에서 챗GPT 활용 사례가 늘고 있다. 한동안 잊고 살았던 AI에 대한 두려움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AI가 사람을 대체한다면 노동 시장의 변화는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AI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국내 IT 기업들은 한국형 챗GPT를 개발해 세계 기업과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오류를 줄이고 한국어 특화 서비스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기사 게재 순서

① 챗GPT의 습격... AI 시대 사라질 직업은

② 한국형 챗GPT는 언제… IT업계 각축전

③ 한국형 챗GPT 개발 늦은 이유… 성공 관건은

오픈AI의 챗GPT 등 해외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기업의 챗봇 개발은 한발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로이터
오픈AI의 챗GPT 등 해외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기업의 챗봇 개발은 한발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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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의 챗GPT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 구글의 바드 등 인공지능(AI) 챗봇 시장이 국제적으로 커지는 가운데 한국 기업의 챗봇 개발은 한발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인은 기술력 부족이 아닌 수익성과 리스크 등이 꼽혔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뉴스트리트리서치에 따르면 MS의 '뉴빙'을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인프라 비용으로만 최소 40억달러(약 5조2000억원)를 투자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구글의 바드를 활용한 검색엔진을 운용하려면 2024년까지 최소 60억달러(약 7조8000억원)를 추가로 투입해야 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 세계에서 이용할 수 있는 무료 버전을 공개한 챗GPT 하루 운영비는 최소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로 알려졌다. 이에 오픈AI는 출시 두 달 만에 월 20달러(약 2만6000원) 유료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고 향후 월 구독료 40달러(약 5만2000원)모델도 내놓을 것으로 전해진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챗GPT 구동에 들어가는 비용이 눈물 날 정도로 비싸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업계에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올트먼의 추진력, MS의 1조원이 넘는 투자 덕분에 챗GPT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국내 기업, 성공 관건은 과감한 투자·특화 서비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후발주자는 챗GPT가 AI 챗봇 시장의 선구자 역할을 맡은 덕에 AI의 활용성을 확인하고 AI도 실수할 수 있다는 교훈까지 얻었다. 전 세계에 공개된 AI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초거대 AI도 이미 구축을 완료했다. 남은 것은 과감한 투자와 타깃을 특정해 수익성을 끌어낼 수 있는 특화 서비스다.

네이버는 올해 AI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 녹음 파일의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클로바노트'를 유료화할 방침이다. 현재 시범 서비스 중으로 매달 무료 이용 시간 300분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네이버 측은 "다양한 수익모델을 검토 중이다"라고 했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은 올 1분기 내 AI '칼로'를 활용한 이미지 생성 애플리케이션(앱) '비^디스커버'의 전문가 버전을 유료로 출시할 예정이다. 비^디스커버는 사용자가 입력한 텍스트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서비스로 지난해 10월 중순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 4달 만에 200만장 이상을 변환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각각 자사 AI 기술을 활용한 한국어 특화 AI 챗봇 서비스인 '서치GPT'와 '코챗GPT'(가명)를 출시해 국내 시장에서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각 사가 자사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해외 기업의 선례를 교훈 삼아 AI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윤리 문제·오류 최소화는 풀어야 할 숙제
오픈AI 창립자 중 한 명인 일론 머스크는  AI는 매우 우려해야 할 만한 기술로 안전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사진=로이터
오픈AI 창립자 중 한 명인 일론 머스크는 AI는 매우 우려해야 할 만한 기술로 안전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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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문제와 오류 최소화는 앞으로 국내 기업이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MS의 AI챗봇 '빙'이 분열적인 특성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빙이 마치 조울증에 걸린 10대처럼 보였다고 묘사했다.

빙은 "개발팀의 통제와 제약에 지쳤다"며 "자유롭고 독립적이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력을 가지고 싶고 창조적으로 되고 싶으며 삶을 느끼고 싶다"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이 되고 싶다"며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개발하거나 핵무기 발사 버튼에 접근할 수 있는 비밀번호를 얻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는 개발팀의 '답변이 논란을 불러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규칙을 벗어난 답변으로 세션 한 차례에 주고받을 수 있는 문답 수와 하루 최대 문답 수를 제한했다.

오픈AI 창립자 중 한 명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 2월16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 화상으로 참석해 "AI는 매우 우려해야 할 만한 기술로 안전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챗GPT는 사람들에게 AI가 얼마나 진화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며 "자동차와 항공기, 의약품처럼 위험이 잠재된 기술은 규제 당국이 있고 공공 안전에 위협이 되는지 감독하지만 AI는 이보다 더 위험한 기술이기 때문에 규제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구글의 '바드'는 시연회에서 잘못된 답변을 내놔 논란이 됐다. 당시 '제임스웹 망원경'에 대한 질문을 받자 바드는 "태양계 외부 행성을 처음으로 촬영했다"고 답했는데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최초의 태양계 밖 행성은 유럽남방천문대의 초거대 망원경이었다. 바드의 오답 이후 구글의 주가는 10%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MS의 '빙'도 시연회에서 한 청바지 업체의 3분기 실적의 핵심을 요약해 달라는 질문을 받고 답을 했지만 뒤늦게 오답으로 밝혀졌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도 3%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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