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대재해법 불명확성에 수사 장기화… 기소까지 237일 소요

이한듬 기자VIEW 1,7912023.01.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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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가 중대재해법 개정을 촉구했다. / 사진=경총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중대재해법 개정을 촉구했다. / 사진=경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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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이 다 돼가지만 법률의 불명확성으로 인해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과 달리 범죄혐의 입증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5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중대재해처벌법 수사 및 기소 사건을 통해 본 법률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수사기관이 경영책임자를 중처법 위반으로 기소(11건)하는데 걸린 기간은 평균 237일로 집계됐다. 수사기관별로 노동청은 평균 93일, 검찰은 평균 144일이 걸렸다.

수사가 장기화 경향을 보이는 이유는 법률의 불명확성 때문이라는 게 경총의 지적이다. 먼저 법률규정 상 경영책임자 특정이 어렵다. '사업대표'와 '이에 준하는 자' 중 누가 경영책임자로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의무를 이행했는지 확인해야 하며 복수의 대표이사, 사업부문별 대표이사를 둔 경우 등도 피의자 특정을 위한 조사가 필요하다.

또한 법률의 모호성·불명확성으로 인해 경영책임자의 관리책임 위반을 찾고 고의성 여부까지 입증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현장 및 본사 압수수색, 대표이사 입건, 상당한 범위의 관련자 소환조사 진행 등 수사범위가 넓고 기존 사건 수사 중 신규사건이 지속 발생해 누적되는 점도 문제다.

노동청은 피의자 입건 및 사건 송치 등 수사 진행단계별로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하며 중처법 제정 후 검찰의 사건지휘가 많아지고 있는 점도 수사를 장기화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사고 발생 시 노동청과 경찰이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중처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죄 위반혐의를 조사하고 송치하는 등 중복수사가 만연하고 수사기간 사이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따는 지적이다.

12월 말까지 중처법 위반 피의자로 입건(82건) 및 기소(11건)된 대상은 모두 대표이사였다. 현재까지 노동청과 검찰은 CSO(최고안전보건책임자)를 선임한 기업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CSO를 경영책임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검찰이 기소한 11건 중 1건(중견기업)을 제외한 10건은 모두 중소기업 및 중소건설현장이었다. 중소기업은 여전히 인적·재정적 여력이 부족해 법적 의무를 완벽히 준수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중처법은 중대재해발생 사업장의 규모가 상시근로자 50인(50억원) 미만 하청기업인 경우 법 위반 여부에 따라 원청의 경영책임자만 형사처벌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 원청 경영책임자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이 우려된다.

보고서는 중처법 시행에 따른 현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중대재해 예방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법률 개정(보완입법)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근본적으로는 중처법을 산업안전보건법과 일원화시키거나 이를 실현하기 어렵다면 기업인들에게 가장 부담을 주는 형사처벌 규정의 삭제를 최우선적으로 검토·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처벌만 강조하는 법률체계로는 산재예방이라는 근본적 목적 달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산업현장의 안전역량을 지속적으로 육성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지원법 제정을 정부가 적극 검토 ·추진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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