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연 10% 준다고?… 저축은행 고금리 적금의 '민낯'

[머니S리포트-'그림의 떡' 고금리 예·적금②] 기본금리는 연 1%… 우대금리는 "쉽지 않네"

강한빛 기자VIEW 23,6422023.01.15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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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사상 처음으로 7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예·적금 금리가 덩달아 오르자 기존 주식, 암호화폐 등 위험자산에 있던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쏠리고 있다. 이러한 역머니무브현상이 심화하자 금융권 사이에선 자금조달을 위한 예·적금 금리 인상 경쟁이 과열됐다. 연 13%에 달하는 고금리 적금도 등장했지만 매월 은행에 넣을 수 있는 한도가 적어 이자는 쥐꼬리 수준에 불과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저축은행 역시 은행 등 1금융권으로 자금 쏠림을 막기 위해 예·적금 금리를 잇따라 올렸지만 이마저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로워 사실상 고금리를 받기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루만 예치해도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파킹통장에 눈길이 쏠린다. 금융사들은 현금화가 쉬운 파킹통장의 금리를 5% 안팎으로 올리며 금리 노마드족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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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 '연 13%' 고금리 적금의 함정… 600만원 모아도 이자는 35만원

② 연 10% 준다고?… 저축은행 고금리 적금의 '민낯'

③ "예·적금 가는 뭉칫돈 잡자"… 파킹통장의 고금리 유혹

금리 인상기 속 저축은행들이 '금리 노마드족'을 잡기 위한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뭉칫돈이 몰리면서 지난해 저축은행의 수신규모는 120조를 훌쩍 넘었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이 내놓고 있는 고금리 상품이 소비자를 현혹하는 미끼상품으로 둔갑하고 있단 목소리가 나온다. 높은 이자율을 얻기 위해선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데다 상품 가입한도가 적어 사실상 손에 쥘 수 있는 이자가 적기 때문이다.

고금리 수신상품 안고 수신규모 120조 껑충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 전체 저축은행의 총 수신금액은 120조990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동기(97조4187억원)와 비교해 23조5722억원 늘어난 수치다. 수신규모는 2021년 12월(102조4435억원) 100조원대를 돌파한 이후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규모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와 맞물려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시중은행이 수신금리를 인상하면서 저축은행도 금리를 올린 영향이 컸다. 통상 저축은행의 수신금리는 시중은행의 흐름을 따라간다.

지난 13일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금리(이하 12개월 기준 동일)는 연 5.18%로 1년 전(2.39%)과 비교해 2배 이상 뛰었고 평균 적금금리는 3.75%로 1년 전(2.4%) 보다 1.35%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기 속 안전자산을 원하는 이들이 늘면서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금리 경쟁력이 있는 저축은행으로 뭉칫돈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계산기 두드려보니… "받을 수 있나요?"
연 10% 준다고?… 저축은행 고금리 적금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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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이 고금리 수신상품으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지만 높은 이자율은 '먼 나라의 이야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대금리를 빠짐없이 적용해야만 저축은행이 내건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저축은행업계에서 가장 높은 이자를 얹어주는 상품은 웰컴저축은행의 '웰뱅워킹적금'으로 무려 최고 연 10%가 적용된다. 걸음수를 채우면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상품으로 지난해 9월에 출시돼 판매 10일이 채 되지 않아 1만좌 계약을 넘겼다.

하지만 상품 구조를 하나하나 뜯어보면 인기가 무색할 정도다. 웰뱅워킹적금의 가입기간은 12개월, 기본금리는 연 1%에 그친다. 월 한도는 20만원으로 제한됐다.

매달 20만원을 넣고, 연 10%의 금리가 붙는다고 가정하면 만기 시 원금은 240만원이다. 여기에 세전이자(13만원)에 이자과세(15.2%)를 적용한 2만20원을 빼면 세후 수령액은 총 250만9980원으로 계산된다. 실질적인 이자는 10만9980원에 그친다.

하지만 10만9980원을 받기도 쉽지 않다. 웰컴저축은행이 내건 연 10% 금리를 받으려면 우대금리가 얹어져야 하는데 조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100만보 달성 시 1%포인트 ▲200만보 3%포인트 ▲300만보 4%포인트 ▲400만보 6%포인트 ▲500만보는 8%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500만보를 달성하려면 하루 평균 1만5000보를 한 달 내내 걸어야 한다.

이 같은 꼼수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우리E음플러스정기적금'은 12개월 기준 최고 연 8%의 이자를 적용한다. 다만 가입한도가 30만원 이하인 데다 제휴신용카드(우리카드) 신규발급 후 발급월 포함 3개월 이내 30만원 이상을 이용하고 6개월을 유지해야만 3%의 특별우대금리를 얻을 수 있다.

연 6.30%를 얹어 주는 한화저축은행의 '라이프플러스 정기적금'은 문턱이 더 높다. 정기적금 가입일 이후부터 적금 만기 30일 이전까지 '캐롯손해보험' 자동차 보험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보험가입 기간을 1년으로 하고 30만원 이상 보험금으로 신규 가입해 정기적금 만기 시까지 보험 계약을 유지한 경우에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식이다.

최고 연 4.1%를 제공하는 JT친애저축은행의 'JT쩜피플러스 정기적금'은 반려견을 키우는 고객에 한해 24개월 만기 시 이같은 금리가 적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고금리 수신상품을 살펴보면 낮은 기본금리에 조건 충족 시 높은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표면적인 금리 수치만을 보고 가입하기 보다 우대금리 등 가입 조건을 하나하나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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