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죽는 순간에도 "엄마 사랑해요"… 사기당하자 두 딸 살해한 母

하영신 기자VIEW 3,3762022.11.2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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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지인에 사기를 당하자 두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어머니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법원이 지인에 사기를 당하자 두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어머니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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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에 수억원대 사기를 당하자 큰 좌절감으로 두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어머니가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25일 뉴스1에 따르면 최근 광주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혜선)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40대 어머니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 2월 A씨는 20년 동안 알고지낸 지인 B씨로부터 4억원 상당의 투자 사기를 당하자 아이들을 더 이상 키울 수 없다고 생각해 두 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세모녀는 지난 3월 투자 사기를 당해 경찰에 고소장을 내러 간다고 알린 후 행방을 감췄다. 이후 실종 신고를 접수해 수사에 나선 경찰은 전남 담양군 담양교 인근에서 차량 안에 탑승해 있는 이들을 발견했다.

차량 뒷자석에는 어머니 A씨가 무의식 상태로 있었고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큰딸 C씨(25)와 작은딸 D양(17)이 숨져 있었다. 이들이 발견된 곳은 평소 자주 놀러다니던 곳이었다. 차량에는 외부인이 침입한 흔적 등이 없었으며 숨진 두 딸의 몸에는 흉기에 찔린 외상이 남아 있었다. A씨는 다량 출혈로 숨지기 직전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투자 사기를 당하자 아이들을 더이상 키울 수 없다고 판단해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주행 중이던 차량에서 D양을 먼저 살해했다. A씨와 생을 마감하기로 결정한 C씨는 아무런 반항없이 A씨에 의해 숨졌다. A씨도 극단적 선택 후 생을 마감하기를 기다렸으나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A씨를 절망에 빠뜨린 B씨는 경매 직전인 건물을 매입해 되파는 형식으로 엄청난 수익을 얻고 있다고 돈을 빌려주면 많은 돈을 주겠다고 지인들을 속여 150억원 상당을 빼앗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빼돌린 돈을 생활비로 사용하거나 다른 피해자를 속이기 위한 돌려막기 이자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자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장에 섰다. 재판부는 "A씨는 사기 사건의 피해자가 돼 전 재산을 잃어버렸다는 극심한 상실감과 우울감으로 인해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던 딸들을 더 이상 책임지기 어렵다는 절망감에 이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성인에 가까운 피해자들이 스스로 인생을 살아나갈 기회를 박탈당한 채 생을 마감토록 한 행동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둘째 딸은 첫째 딸과 달리 범행 당시에서야 A씨의 계획에 대해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죽기 싫다는 취지의 분명한 의사를 밝히기도 했기에 이 범행의 죄책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첫째 딸은 범행 전부터 어머니와 함께 생을 마감하기로 했고 둘째 딸 역시 결국은 어머니의 계획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들은 생을 마감하는 순간에도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등 부모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유족이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의 친척과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등 가족적 유대관계가 분명한 점 등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해 양형기준의 상한을 다소 초과한 형을 내린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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