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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발행 못하고 예금금리도 못올려" 은행 자금조달 손발 묶였다

박슬기 기자VIEW 6,6182022.11.24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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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자금조달 창구를 두고 금융당국의 입김이 세지면서 은행권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은행의 자금조달 창구를 두고 금융당국의 입김이 세지면서 은행권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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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 자제를 요청한 데 이어 예·적금 금리 인상 경쟁도 자제해달라고 요청해서다.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선 은행채를 발행하거나 예·적금 등 수신으로 마련하지만 금융당국이 양대 자금조달 창구에 대한 자제령을 내리면서 사실상 은행 돈줄이 막힌 셈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23일 '금융권 자금흐름 점검·소통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KB금융지주, 신한은행, 삼성생명, 미래에셋증권, 현대카드, 농협중앙회 등이 참석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최근 금융시장 내 일련의 자금흐름이 글로벌 긴축에 따른 급격한 금리 상승과 시장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불안심리 확산 등에서 비롯된 이례적이고 특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 은행권은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반면 2금융권은 자금조달 애로를 겪는 등 업권 간 자금조달 여건의 차별화가 커지고 있고 연말 결산마저 앞두고 있어 자금흐름의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날 참석자들은 업권 간 혹은 업권 내 과도한 자금확보경쟁은 향후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채권시장의 신용스프레드 확대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금융시장 불안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금융당국 "자금확보 경쟁, 대출금리 상승 이어져"
특히 금융당국은 과도한 자금확보경쟁은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이어져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시장 내 불안감을 조성하는 시장교란행위는 엄정 조치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자금조달여건 개선과 시장안정과 관련된 필요조치는 적극 검토해 우선 추진이 가능한 조치부터 즉각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들은 지난달 23일부터 은행채 발행을 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이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은행권에 은행채 발행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은행채는 높은 신용등급과 함께 금리가 4%대로 채권 시장 자금을 빨아들이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사실상 금융당국이 은행채를 발행하지 못하도록 은행권을 압박하면서 은행들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수신 의존도가 커졌다.

여기에 월별 예대금리차 공시 등에 대한 부담으로 은행들은 앞다퉈 예·적금 금리 인상에 나섰던 것이다.

은행의 자금조달을 두고 금융당국의 입김이 점점 세지자 은행권은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주식, 암호화폐 등 자산시장 흐름이 부진하면서 안전자산으로 시중자금이 쏠리고 있다"며 "최근 한전에 대한 대출이 필요하다는데 공감은 하면서도 자금조달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전엔 연내 2조 대출 내줘야 하는데
앞서 하나은행이 한국전력공사(한전)에 6000억원을 대출해주는 데 이어 우리은행도 한전에 9000억원을 대출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채권시정 안정화를 위해 한전채 발행 자제와 은행 대출 전환을 권고한 데 따른 조치다.

한전은 앞으로 두차례 추가 입찰을 통해 2조~3조원의 자금을 시중은행 대출로 확보할 계획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 이어 다른 시중은행들도 한전 대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전채는 신용도 AAA급 우량 채권인 데다 금리도 6%에 육박하면서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빨이들이는 블랙홀로 지목됐다.

회사채 시장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정부는 한전에 채권 발행 대신 은행을 통한 대출 등을 권고해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내긴 했지만 은행채 발행 중단, 수신금리 경쟁 자제 등이 오래 지속될 수록 자금 조달 부담은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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