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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리 공포'에 성장 보다 생존 택한 카드사

강한빛 기자VIEW 9,1522022.11.06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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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리 공포'에 성장 보다 생존 택한 카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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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의 생존이 걱정이니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죠. 빅테크 공세로 카드사들의 입지가 좁아질 거라는 말도 나오지만 진짜 두려운 건 그게 아니에요"

최근 기자가 만난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신 한숨을 내뱉었다. 업황이 어려워도 이렇게 어려울 수가 없다는 거다. 그의 말을 들어보면 이미 카드업계는 첩첩산중이다.

수수료율 인하는 여전히 수익성의 발목을 잡고 있고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으로 여신전문금융회사채금리가 올라 조달비용 증가라는 복병까지 만났다. 가장 신용도가 높은 AA+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연 6.082%까지 치솟으며 2010년 이후 처음으로 6%대를 기록했다.

카드사는 예·적금 등의 수신 기능이 없어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등 대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70% 이상을 여전채를 통해 조달한다. 문제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채권금리가 상승하고 카드사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는 점이다. 여전채를 매입한 금융사들에 지급해야 할 이자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조달비용 확대는 결국 카드사의 수익성 하방 압력으로 이어진다.

카드사의 올해 3분기 성적표를 뜯어보면 이 같은 흐름이 체감된다. 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와 삼성카드 등 5개 카드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7411억원으로 전년동기(1조7085억원) 보다 약 1.9% 오르는 데 그쳤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나아졌지만 분기별로 살펴보면 상황이 다르다. 신한카드의 3분기 순이익은 2분기보다 26.1% 줄었고 같은 기간 삼성카드도 9.5% 감소, KB국민카드는 15.9% 줄었다. 조달비용이 늘어난 점이 주효했다.

문제는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여파가 카드사에게만 미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조달비용은 카드론 금리에 반영돼 여전채가 오르면 카드론 금리가 덩달아 오르게 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9월 카드론 평균 금리는 12.02~14.42%로 나타났다. 카드론 평균 금리는 올해 7월까지만 해도 12%대에 머물렀지만 지난 8월 13%까지 올라섰다. 이는 2금융권 금융소비자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카드사들은 저신용자 비중을 줄이고 고신용자 위주의 영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돈을 빌리지 못한 저신용자들은 불법 사금융으로 이탈될 수 있다. 이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한 번 올리면 우려는 더 커진다. 상황이 이렇자 카드사 수장들은 올해 하반기 경영 전략을 위기대응에 방점을 찍었다. 사실상 비상경영에 돌입한 셈이다.

금리 인상 여파에 카드사가 휘청이고 있다. 카드사 문을 두드린 대출자들의 시름도 덩달아 깊어지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 자금시장 변동성까지 겹치면서 카드사의 유동성과 자산건전성 관리가 중요해졌다.

금융위는 지난달 25일 여전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자금조달과 관련한 업권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후 28일엔 금감원·금융협회·금융회사·정책금융기관과 함께 자금시장 관련 현황 점검회의 개최해 시장소화가 어려운 회사채·여전채 등의 매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와 금융당국의 공동 노력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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