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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통해 성장, 내 존재를 꿋꿋이 세워준다 '프리랜서 자부심' [서평]

뉴스1 제공2022.10.0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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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의 자부심
프리랜서의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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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 ‘프리랜서의 자부심’은 일을 통해 스스로를 잃어버렸지만, 또 일을 통해 꿋꿋이 일어서는 여성 프리랜서의 분투기를 담아낸 소설이다.

책에서는 하얀이 프리랜서로서 처음 자신의 위치와 일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계기가 된 희성 교육대학의 전시 기획 업무가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

공황장애로 중앙일간지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전향하지만, 자신의 달라진 위치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하얀의 엄마와 결혼 준비 과정 속 금전 문제 등 프리랜서의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힌다. 무엇보다도 하얀은 ‘이름을 걸고 일한다’라는 기자 시절의 철칙에 익숙했지만, 프리랜서라는 직업은 어디에도 이름이 남지 않는, 어느 곳에 소속되지 않는다는 소외감에 직장 생활과 프리랜서 생활 사이에 혼란을 겪는다.

그런 그녀에게 프리랜서로서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야 할 확신을 가져다준 사람은 희성 교육대학의 기획 업무에서 마주친 최영희 열사다. 최영희는 암울한 시대 현실과 방관밖에 할 수 없었던 자신 처지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데모에 뛰어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녀를 추모하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나중에 아이들을 가르칠 사람이라는 생각 말이야. 적어도 최영희에게는 그게 중요했던 것 같아. 그래서 더 괴로웠던 것 같아. 지금 침묵한다면 나중에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겠지만 지금 침묵하는 사람이라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없는 사람인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133쪽)

어디에도 이름이 남지 않은 최영희의 자리를 만들어주고자 했던 하얀은 교사란 단순히 학교에 소속된 직업이 아닌 가르치는 일 자체에 열정을 가졌던 최영희의 삶에 더 집중하게 된다. 전시관 어디에도 자신의 이름이 올라가지 않았더라도 이 일에 최선을 다한 경험은 곧 스스로의 자부를 세우는 기회가 된다.

저자 김세희가 선보이는 섬세한 회복의 서사는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일이라 해도 스스로 성심을 다했다면 이름표보다 더 빛나는 자부심이 남는다'고 말한다. 그때 마음을 다해 일한 시간은 훗날 단단한 자부가 되어 우리의 존재를 꼿꼿하게 세워줄 것이라고도.

◇ 프리랜서의 자부심/김세희 지음/창비/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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