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르포] 인천 숭의5구역 'SK vs 두산', 시공사 선정 난항

[머니S리포트 - 재개발·재건축 변함없는 '복마전'] ① 두 업체 다 홍보 규정 위반해

김노향 기자VIEW 12,3842022.10.0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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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비만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달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경우 건설업체 입장에선 단기간에 확실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최적의 먹거리다. 건설업체들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주에 총력전을 펼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합원들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온갖 방법이 총동원된다. 승자 독식의 수주전에서 '페어플레이'는 없다. 때론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기도 하는 현장에선 어제의 아군이 오늘의 적군이 되기도 한다. 영원한 아군, 영원한 적군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수십 년이 흘러왔고 시대가 변했지만 수주 영업방식은 바뀌지 않고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금품이나 향응 제공은 불법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해 놓았지만 이런 행위 없이 수주한다는 것 자체가 상상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건설업계가 겉으론 '공정 경쟁'을 찾고 나쁜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외치지만 그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현장에선 막걸리에 돈다발을 들고 다니는 건설업체 직원들을 볼 수 있다.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숭의5주택재개발'('숭의5구역') /사진=김노향 기자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숭의5주택재개발'('숭의5구역') /사진=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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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1) [르포] 인천 숭의5구역 'SK vs 두산', 시공사 선정 난항

(2) [르포] 신반포15차 '2차전'… 대우건설 vs 롯데건설 또 만났다

(3) 잠실 미성·크로바 벌금형 받은 '롯데건설'… 시공계약 유지할 수 있을까





지난 9월24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숭의5주택재개발'(이하 '숭의5구역') 조합 사무실. 주말임에도 두 명의 직원이 일을 하고 있었고 몇 명의 조합원들이 앉아 있었다. 당초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리기로 한 날이었으나 며칠 전 갑작스럽게 일정이 일주일 후로 연기됐다. 직원이나 조합원 모두 방침에 따라 대외 인터뷰를 금지한다는 이유로 공식적으론 질문을 받지 않았다.

다만 홍보 규정을 위반해 입찰 자격이 제한된 것으로 알려진 두산건설도 시공사 선정 투표 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알려줬다. 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한 주민은 자신이 조합의 의사결정권을 가진 관계자는 아니라면서도 "참여 의사를 밝힌 시공사에 대해선 동등하게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건설은 숭의5구역 재개발 사업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후 홍보 규정 위반 3회 이상 경고를 받아 조합 대의원회를 통해 입찰 취소가 결정됐다. 입찰서는 이미 제출된 상태다. 조합 대의원회와 상대 업체인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일 시공사 단독 입찰로 변경해 찬반 여부를 가릴 예정이었지만 일부 조합원들이 법원에 총회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해 인용됐다. 시공사 선정 작업이 난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SK vs 두산, 공사비 124억원 차이
숭의5구역은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 210-10번지 일대 3만3832.9㎡에 공동주택 680가구와 업무·판매·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재개발 사업지다. 건폐율(대지면적 대비 바닥(1층) 건축면적 비율)과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은 각각 13%, 250%로 아파트는 최대 29층 높이로 지을 수 있다.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두 회사의 제안 3.3㎡당 공사비는 ▲SK에코플랜트 558만원 ▲두산건설 474만원으로 15%(84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총 공사비 기준으론 ▲SK 1840억원 ▲두산 1716억원 등으로 금액 차이가 124억원이다. 다만 물가상승에 따른 공사비 조정 방식에 있어 SK에코플랜트는 건설공사비지수를 적용하고 두산건설은 건설공사비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 중 낮은 지수를 적용하기로 했다.

SK에코플랜트의 경우 향후 상황에 따라 공사비 대폭 인상이 예상된다는 게 단독 입찰을 반대하는 조합원들의 우려다. 조합원 일부는 SK에코플랜트의 혁신 설계안에 따라 총 공사비가 약 300억원 차이가 발생해 조합원당 1억원 이상 건축비를 더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부동산업계에선 해당 지구의 사업성이 낮은 편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숭의5구역은 미추홀구청이 걸어서 5~6분 거리이고 맞은 편에 여의구역(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여의) 1115가구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학교나 가구 수 면에선 장점으로 내세울 만한 것이 적어 보일 수 있지만 부지가 평지이고 기존 주택이 대부분 단층이나 낮은 빌라여서 나쁜 입지가 아니다"면서 "인프라가 부족한 면이 아쉽지만 이를 상쇄하는 게 가격 메리트"라고 설명했다.

해당 구역은 2008년 7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같은 해 10월 조합설립인가가 났다. 조합원은 올 3월 기준 271명이다. 지역 중개업소에 따르면 단독주택은 3.3㎡당 1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빌라의 경우 공시가격 5000만원 매물에 프리미엄이 5000만원 안팎이다.

숭의5구역을 둘러본 결과 오래된 단독주택과 빌라, 낙후된 골목 등이 개발의 시급성을 보여주고 있다.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숭의초등학교까지 걸어서 5~10분 거리이고 인천남중도 비슷한 거리다. 2018년 건립된 공공의료기관 인천보훈병원도 사업지에서 350m 거리에 위치해 있다. 수인분당선 숭의역은 걸어서 15분 소요된다.

그래픽=김영찬 디자인 기자
그래픽=김영찬 디자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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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선정 계속 미뤄질 수도
숭의5구역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 당시 10여개 건설업체가 참석했다. 하지만 지난 8월18일 입찰에 참여한 회사는 SK에코플랜트와 두산건설뿐이었다. 두산건설은 현재까지 3회 경고를 받았고 SK에코플랜트도 1회 경고를 받았다.

조합은 지난 9월14일 두산건설에 홍보 지침 위반을 사유로 긴급 대의원회를 열어 입찰 제한을 결의했다. 조합은 정관과 함께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국토교통부 고시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등에 따라 홍보 지침을 3회 위반한 두산건설에 대해 입찰자격 박탈뿐 아니라 보증금 100억원을 몰수키로 했다.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34조는 시공사 직원뿐 아니라 용역업체 직원도 조합원을 상대로 개별 홍보를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홍보를 목적으로 조합원에게 물품·금품·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을 약속해도 안된다. 하지만 두산건설뿐 아니라 SK에코플랜트 도시정비담당 직원 다수도 홍보물과 선물을 들고 조합원과 개별 접촉하는 모습의 사진과 동영상이 공개돼 공정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단독 입찰로 처리돼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건설은 경쟁 투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갈등이 지속될 경우 시공사 선정이 계속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조합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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