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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투였나?… 시총 '반토막' 한샘, 반등 묘수 없나

[머니S리포트 - IMM PE의 우울한 유통 투자 ①] 인수 당시에도 고평가 논란

연희진 기자VIEW 16,2202022.10.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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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모펀드(PEF) 운영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투자한 유통 기업에는 공통점이 있다. 한때일지라도 업계를 이끌어온 주인공이라는 것과 '가장 잘 나갈 때' 투자했다는 점이다. IMM PE가 최대주주로 있는 한샘, 에이블씨엔씨, 하나투어가 단적인 예다. IMM PE가 투자한 유통 서비스 기업의 성적표를 분석해봤다.
한샘이 실적 및 주가에서 부진을 겪으며 IMM프라이빗에쿼티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한샘 상암 사옥. /사진제공=한샘
한샘이 실적 및 주가에서 부진을 겪으며 IMM프라이빗에쿼티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한샘 상암 사옥. /사진제공=한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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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 상투였나?… 시총 '반토막' 한샘, 반등 묘수 없나

② 심폐소생마저 포기, '결국 손절'… 에이블씨엔씨의 운명은

③ '업계 1위' 하나투어, 되살아나나

국내 홈 인테리어 기업 1위 한샘의 주가가 우울하다. 1년 만에 기업가치가 반토막이 나면서 야심차게 인수를 단행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한샘이 올들어 '어닝 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받고 있다. 한샘의 2022년 1분기 매출은 5259억원, 영업이익은 100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4.9%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60.2%나 감소했다.

2분기에는 상황이 더 안 좋아졌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2.0% 감소한 5002억원, 영업이익은 92.2% 급감한 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이 277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10분의 1로 급감했다.

한샘의 부진은 주택 매매 거래가 위축되고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 인상 등으로 주택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단기간에 실적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가는 절망적인 수준이다. 2021년 9월30일 한샘의 주가는 종가 기준 12만원이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2022년 9월30일 한샘은 4만2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때 3조원에 육박하던 시가총액은 1조원 선을 간신히 지켜내고 있다.

과감한 베팅? 독이 든 성배?


최근 3년 한샘의 실적./그래픽=강지호 기자
최근 3년 한샘의 실적./그래픽=강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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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한샘의 실적과 주가 추락은 IMM PE의 인수 시점과 맞물린다. IMM PE는 지난해 10월 한샘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7명의 보유 지분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보통주 652만주에 대한 계약을 맺으며 지분 27.7%를 확보 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거래 금액은 1조4513억원이다. 롯데쇼핑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2995억원을 출자했다.

IMM PE가 한샘을 인수할 당시 고평가 논란이 일었다. 경영권 지분 인수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한 지난해 7월29일 한샘의 종가는 12만3000원이다. 한샘 경영진은 프리미엄을 붙여 주당 약 22만원에 지분을 넘겼다.

과거 한샘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협상을 이어갔지만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한샘 경영진이 제시하는 높은 가격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샘 경영진이 주당 22만원을 제시하자 이번에도 인수 가격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IMM PE는 한샘의 경쟁력과 시장에서의 위치 등을 고려해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IMM PE 입장에서는 한샘의 '제2 도약'을 내다본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까지 한샘은 웃고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최근 3년 한샘의 매출을 살펴보면 ▲2019년 1조6983억원 ▲2020년 2조674억원 ▲2021년 2조2312억원 등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2017년 이후 3년 만에 매출 2조원대를 회복한 것. 영업이익 역시 ▲2019년 557억원 ▲2020년 931억원 ▲2021년 692억원 등으로 준수한 수준을 보였다.

홈 인테리어 산업에 대한 전망도 나쁘지 않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16년 약 20조원에서 2021년 약 49조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올해 6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샘의 주요 사업은 리모델링과 가구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35%, 30%로 집계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케아 등 경쟁자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한샘을 1조5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에 인수한 IMM PE에 '독이 든 성배'를 마신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치열해지는 경쟁, 엑시트 전망은?


VR로 한샘의 모델하우스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한샘
VR로 한샘의 모델하우스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한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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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 PE로 주인이 바뀐 이후 추락하고 있는 한샘에 '상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상투는 증권계 은어로 주가의 정점을 말한다. '상투가 보인다'는 말은 주가 상승이 멈추고 조정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IMM PE가 한샘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2021년 10월25일 한샘의 종가는 11만6500원이다. 전 거래일 대비 4.0% 뛰었다. 이후 26일과 27일 각각 전 거래일 대비 7.3%, 6.0% 빠졌고 11월1일 10만원 선이 깨졌다. 10만원 선이 무너진 후 내리막을 걷다가 올해 7월12일 5만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최근에는 4만원대 초반을 유지 중이다.

기업을 인수한 사모펀드 입장에선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유망한 기업을 인수해 기업 가치를 높인 후 다시 매각하는 것이다. 주로 3~5년 사이 엑시트를 단행하는 경우가 많다. 한샘의 실적과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IMM PE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샘 실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택 매매 거래량이다. 이사를 하며 가구를 바꾸거나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주택담보대출 이자율 상승 등 금리 인상 기조,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인상 등 대외적인 환경이 좋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홈 인테리어 시장에서 '오늘의집' 등 플랫폼 파워가 세지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다양해졌다"며 "한샘이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시장 파워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했다.

한샘은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주택 거래량에 희망을 품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주택거래는 5만건 수준으로 지난 1월 대비 약 20.6% 증가했다.

한샘 관계자는 "생애 첫 주택구매자와 신혼가구 대상 대출규제 완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1년 유예 등의 조치가 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제조·유통업을 기반으로 시장 1위에 올랐다면 앞으로는 IT 기술 기반의 '리빙 테크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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