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불법파업에 면죄부? '노란봉투법'이 뭐길래

[머니S리포트 - '노란봉투법', 노사 갈등 뇌관으로] ① 파업에 따른 손실 손해배상 제한 논란

이한듬 기자VIEW 4,2102022.10.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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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 논란이 21대 국회의 하반기 쟁점으로 떠올랐다. 야당이 추진하는 해당 법안이 노조의 파업 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어서다. 경영계에선 사업장을 불법으로 점거하는 강성노조의 파업이 일상화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정부와 여당도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노동계는 정당한 노동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맞선다.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논란을 짚어봤다.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9월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사진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9월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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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노조 불법행위에 면죄부? 노란봉투법 대체 뭐길래

②대우조선 사태 봉합 안됐는데… 산업계 '노란봉투법' 공포

③"불법 용인" vs "노동권 확대"… 노란봉투법에 엇갈린 시선

야당이 노동조합에 불합리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내용의 이른바 '노란봉투법' 입법을 추진하면서 재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의 노사 관계가 대립적·투쟁적인 상황에서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까지 제한될 경우 사업장을 점거하는 불법농성과 파업이 만연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야당은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하겠다며 입법 추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경영계의 반발이 거센 데다 여당과 정부도 반대하고 있어 법안을 둘러싼 난전이 예상된다.

노란봉투법, 어떤 내용 담겼나
노란봉투법 발의는 19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이뤄졌다. 당시 쌍용자동차 파업으로 노동자에 대한 47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지자 국회에서 노란봉투법 입법이 추진됐다. 노란봉투법이란 이름도 쌍용차 손배액 모금 운동을 제안한 시민이 성금을 노란봉투에 담아 보낸 것에서 유래됐다. 하지만 노란봉투법은 19대 국회문턱을 넘지 못했다. 20대 국회에서도 발의가 됐지만 이해당사자 간 입장이 엇갈리며 무산됐다.

최근 야당이 노란봉투법 입법을 다시 꺼내든 건 대우조선해양이 조선소 도크(선박 건조장) 점거농성을 벌인 하청 근로자들에게 47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이 계기가 됐다. 현행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는 범위가 좁고 원청기업은 직접적인 근로계약상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하청 근로자들의 원청에 대한 쟁의행위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야당이 법 개정을 통해 근로자들의 권리를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까지 국회에 발의된 노란봉투법 관련 법안은 8건이다. 이 가운데 노란봉투법을 당론으로 발의한 이은주 의원(정의당·비례대표 비례)의 의안을 보면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조가 규정하는 근로자에 하청과 특수고용, 플랫폼 등 비정형·간접근로자들을 포함하고 ▲사용자의 범위를 근로자의 근로조건이나 수행업무에 대해 사실상의 영향력이나 지배력을 행사하는 자로 확대했다. 원청기업에 대한 하청근로자 또는 하청노조의 교섭·쟁의행위가 '불법'으로 규정되지 못하도록 노조법의 보호 범위를 넓힌 것이다.

노조법 3조가 규정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범위도 확대해 노조 임원이나 조합원, 근로자 개인에 손해배상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손해배상 소송으로 인해 노조의 존립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배상액을 청구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내용도 신설했다.

다른 의원들이 발의한 의안에서는 노조가 폭력·파괴 등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경우에도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도 담겼다. 강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 비례)의 의안을 보면 노조법 3조에 폭력·파괴 행위로 사용자에 손해를 입혔더라도 해당 쟁의행위가 노조의 의사결정에 따른 경우 근로자 개인에겐 손해배상을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같은 당 양경숙 의원이 발의한 의안에도 노조의 쟁의행위에 폭력이나 파괴행위가 동반되더라도 노조 존립이 불가능하게 되는 경우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와 가압류 신청을 제한하는 내용을 넣었다.

불법파업에 면죄부? '노란봉투법'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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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행위도 용인?… 여당·정부 반발
경영계는 노란봉투법이 통과돼선 안 된다고 반발한다. 한국의 노사관계가 대립적·투쟁적인 상황에서 근로자의 권리만 대폭 강화하는 법안이 일방적으로 추진될 경우 불법파업이 만연화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한국의 노사협력 순위는 전체 141개국 중 130위로 최하위권이다. 또한 한국노동연구원이 2010~2020년 임금근로자 1000명당 파업으로 인한 연평균 근로손실일 수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근로손실일 수는 38.1일로 일본(0.2) 독일(4.6) 미국(8.2일)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국내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는 불법적인 점거나 농성을 통해 위력으로 조업을 방해해 재산권을 직접 침해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한국 노사관계가 여전히 대립적이고 전투적인 노동운동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불법 쟁의 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주게 되면 기업과 전체 국민에게까지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도 노란봉투법에 반대한다. 권성동 의원(국민의힘·강원 강릉시)은 "해당 법안대로면 산업현장은 분규가 끊이지 않고 상시적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노란봉투법은 불법파업을 조장하는 '황건적 보호법'으로 불법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조차 할 수 없다면 노조의 극단적 투쟁을 무엇으로 막을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정부도 위헌 가능성을 거론하며 노란봉투법에 우려를 나타낸다. 사용자의 재산권을 침해해 헌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란봉투법은 불법 행위에 대한 손배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어서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법의 원리가 법치와 민주, 균형의 원리라고 보는데 이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교섭창구와 복수노조 단일화 문제부터 힘의 균형을 맞추는 쪽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 정부에서 계속 (노란봉투법 입법을)논의했지만 현재까지 진행이 안 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의 뜻을 전했다.

정부와 여당이 노란봉투법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이번 정기국회 기간 법안 처리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정의당이 의석(169석+9석)을 앞세워 법안 통과를 강행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권성동 의원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법안 처리를 할 경우 대통령께 거부권을 행사하라고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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