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HIV 이력 환자 수술 거부한 병원… 인권위 "차별 행위"

이준태 기자VIEW 1,2942022.09.2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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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를 앓고 있던 환자가 병원이 앓고 있는 병을 이유로 치료를 거부하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해당 사안을 진정했고 인권위는 '차별' 판단을 내렸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HIV를 앓고 있던 환자가 병원이 앓고 있는 병을 이유로 치료를 거부하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해당 사안을 진정했고 인권위는 '차별' 판단을 내렸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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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환자의 수술을 거부하는 것은 차별 행위라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판단했다.

26일 인권위는 서울 관악구 소재 A병원에 "특정인을 병력을 이유로 합리적 이유 없이 불리하게 대우하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를 했다"며 지난달 14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피해자 B씨는 지난해 6월28일 A병원에서 손 골절 수술을 받으려 했지만 HIV 감염인이라는 이유로 수술을 거부당했다. HIV는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다.

B씨는 A병원을 찾아 HIV 약을 먹고 있다고 밝히자 '기구가 준비돼 있지 않다' '수술 여건이 안 된다'며 수술을 거절당했다. 결국 B씨는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야 했다.

수술을 거부한 A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HIV 감염인이 수술을 하고 나면 타인의 전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해당 과장은 "HIV 감염인 수술 이후 소독을 위해 수술실을 일정 시간 폐쇄해야 한다"며 "6개의 수술실에서 20개가 넘는 수술이 톱니바퀴 돌듯 진행돼 수술실 폐쇄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어 "HIV나 투석환자와 같은 만성질환의 경우 응급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통상 환자가 다니던 병원에서 치료를 권유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라며 "환자의 세부적인 상태와 치료 시 유의사항 등을 알 수 없어 수술을 진행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권위는 병원의 수술 거부 사유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질병관리청의 HIV 감염인 진료 지침에 따르면 의료 제공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HIV 감염인이라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하지 말아야 한다"며 "HIV 감염자의 수술을 위해 별도의 장비와 시설이 필요하진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별한 도구나 약품 등 준비의 필요성이 없는데 타 병원으로 전원을 안내한 것은 합리적인 조치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A병원 이사장에게 소속 의료인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HIV 감염인 진료를 위한 직무 교육을 실시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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