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이자 올랐으니 월세도 올릴게요"… 고금리 여파에 눈물의 월셋값 상승

[머니S리포트 - 세입자도 집주인도 '월세 시대'] ① "전세보다 월세"… 2년 만에 17.9%→42.6%

신유진 기자VIEW 5,9042022.09.2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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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월세 수요가 늘고 있다. 집값 하락으로 인해 매매보다는 임대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는 게 기본적인 이유지만 궁극적으론 역대급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금리의 가파른 인상이 전세 대출마저 꺼리도록 하기 때문이다. 매매가와 전세가 사이에서 자기 돈 없이 집을 매입하는 과도한 '갭투자'로 인해 깡통전세 우려가 깊어지면서 월세 선호를 더욱 부추긴다. 이는 월세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전세 매물을 찾는 수요가 크게 줄면서 '갭투자' 집주인들은 속이 탄다. 반면 여유있는 집주인들은 월세를 더 올리고 있다. 급등한 금리만큼 월세를 올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란 분위기다. 현장에선 이제부터 시작이란 얘기가 나온다.
월세를 선호하는 임차인이 늘어나고 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궁극적으론 가파른 금리 인상이 주된 원인으로 파악된다. 최근 들어 '갭투자'로 인한 전세피해까지 확산하면서 깡통전세 우려에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를 부추기고 있다. /그래픽=김영찬 디자인 기자
월세를 선호하는 임차인이 늘어나고 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궁극적으론 가파른 금리 인상이 주된 원인으로 파악된다. 최근 들어 '갭투자'로 인한 전세피해까지 확산하면서 깡통전세 우려에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를 부추기고 있다. /그래픽=김영찬 디자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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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1) "이자 올랐으니 월세도 올릴게요"… 고금리 여파에 눈물의 월셋값 상승

(2) 전셋값 내려 한숨 돌리나 했더니… "월세만 올랐다"

(3) [르포] '전포자'를 아시나요





# 서울 강서구에 사는 신혼부부 A씨는 얼마 전 전세계약이 만기돼 재계약했다. 그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이자지원사업'으로 저렴한 이자를 내고 있어 남들보다 부담스러운 상황은 피했다. A씨는 "2년 전 대출 2억원에 이자 21만원을 냈는데 현재 금리 상승과 부부합산 소득 기준(서울시 신혼부부 지원 기준)이 오르면서 대출이자가 40만원이 됐다"며 "만약 일반 전세대출을 받았다면 감당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침체기가 본격화되면서 전세를 포기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목돈만 있다면 주거비용이 공짜인 셈이지만, 높은 전세금과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임차인뿐 아니라 임대인도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세 수요가 적다 보니 월세로 바꾸자는 분위기다. 대출 이자는 높아졌지만 은행 예금금리는 낮은 탓에 세를 받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지난 8월 직방 앱 사용자 13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임차인 중 월세를 선호한다고 답한 비중은 42.6%로 나타났다. 전세를 선호한다고 답한 비중은 57.4%로 조사됐다.

월세 선호 이유 "목돈 부담 적어서"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자사 앱 사용자 13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월세를 선호한다는 임차인 비중은 42.6%로 나타났다. 같은 주제로 2년 전 설문조사를 했을 당시 월세를 선호한다는 답변은 17.9%에 불과했다. /그래픽=김영찬 디자인 기자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자사 앱 사용자 13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월세를 선호한다는 임차인 비중은 42.6%로 나타났다. 같은 주제로 2년 전 설문조사를 했을 당시 월세를 선호한다는 답변은 17.9%에 불과했다. /그래픽=김영찬 디자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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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전세를 선호하는 비율이 높지만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월세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다. 직방이 2020년 10월 같은 주제로 설문조사를 했을 당시 월세를 선호한다는 답변은 17.9%에 불과했다.

전세 임차인임에도 월세를 선호한다고 답한 비중은 2년 전 1.8%에 불과했지만 올해 14.6%로 늘었다. 특히 월세 임차인은 월세 선호 답변이 2년 전 34.0%에서 올해 62.1%로 절반을 넘었다.

임차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목돈 부담이 적어서'(40.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사기·전세금 미반환 등 위험이 적어서(20.7%)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져서(13.5%) ▲단기 계약이 가능해서(11.2%) 등 순으로 나타났다. 집주인은 월세를 선호하는 이유로 '매월 고정적인 임대수입이 있어서'라는 응답이 643.4%로 가장 많았다. 그밖에 ▲계약 만기 때 보증금 반환 부담이 적어서(18.6%) ▲임대수익률이 시중금리보다 높아서(6.8%) 등이 꼽혔다.

통계에서도 전셋값과 매매가격 하락하고 월세가격만 상승하는 현상이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택종합(아파트·연립·단독주택) 전세가격은 지난 8월 0.28% 내렸다. 전월(-0.08%) 대비 낙폭이 커졌다. 지역별로 ▲서울(-0.07%→-0.16%) ▲경기(-0.12%→-0.46%) ▲인천(-0.34%→-0.76%) ▲지방(-0.04%→-0.17%) 등 대부분 지역이 약세였다.

전세수요가 줄면서 전세수급지수도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7월 94.0에서 90.3으로 떨어졌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지수가 더 크면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고 작으면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다는 의미다. 서울은 91.3에서 87.7로 하락하며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월세 선호도는 높아지면서 가격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주택종합 월셋값은 전월보다 0.15% 올라 2019년 12월(0.03%) 이후 오름세를 유지 중이다. 지난 8월 전국 임대차 거래량 22만6009건 중 월세는 11만9476건으로 전체의 52.9%를 차지했다. 이 기간 서울의 월세 비중은 53.9%로 수도권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 월세가격지수도 102.8을 기록하면서 2019년 12월(97.8) 이후 32개월 연속 올랐다.

강북 중심 집값 ↓ 월세 ↑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들어 7월까지 누계 기준 51.5%로 전년동월대비 9.2%포인트(P) 높아졌다. 월셋값은 최근 서울 강북을 중심으로 뛰고 있다. 특히 노원구는 지난 9월 자치구 가운데 집값(-0.84%)은 가장 많이 하락한 반면 월셋값은 가장 큰 폭(0.29%) 올랐다. 지난 8월 노원구 월셋값 상승률은 한국부동산원이 통계 작성을 시작했던 2015년 7월 이후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전셋값은 하락하고 월셋값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 인상 기조 속에 월세 선호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상호 간의 신용 확인을 통해 안전한 임대차 거래가 이뤄지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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