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이번엔 K-원전"… 글로벌 시장 '정조준'

[머니S리포트-민간 주도 성장, 다시 뛰는 대한민국] ⑤ '원전 르네상스' 도래, 한국 원전 살아난다

최유빈 기자VIEW 16,9642022.09.2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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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복합 경제 위기에 처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高) 상황 속에서 나랏빚은 1100조원에 육박하고 무역적자 규모가 심화되는 등 악재가 쌓이고 있다.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긴축통화 기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 공급망 차질 등 대외적인 여건도 최악이다. 특히 내년 세계 경제가 경기 하강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란 경고음도 울린다. 경험해보지 못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충격을 줄이기 위해선 결국 민간의 투자를 활성화해 경제활력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이에 정부는 정책 방향을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로 잡고 민간 투자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전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업들도 대규모 투자로 정부의 정책에 부응하며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위기를 넘어 새로운 도약으로 나아가고 있는 '팀 코리아'의 발걸음을 따라가 봤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22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을 방문해 김종두 전무의 안내를 받으며 건설이 중단돼 있는 신한울 3·4호기 원자로 주단 소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스1(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22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을 방문해 김종두 전무의 안내를 받으며 건설이 중단돼 있는 신한울 3·4호기 원자로 주단 소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스1(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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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퍼펙트 스톰' 경고음… 돌파구는 '민간 주도 성장'

②위기극복 팔 걷은 기업들… 한국 도약 이끈다

③기업 끌고 정부 밀고… K-반도체, 공급망 주도권 쥔다

④기업이 여는 '뉴 스페이스'… 민간우주 시대 활짝

⑤"이번엔 K-원전"… 글로벌 시장 '정조준'

⑥규제 풀고 슈퍼앱 기반 디지털 유니버설뱅크 육성

⑦가상자산 활성화… 불법 공매도 제도 손질

⑧'제2 중동 붐' 만들자… 해외건설 투자 급부상

⑨재건축·재개발 새판 짠다

⑩민간 주도 성장, 성공 조건은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공식 폐기하고 원자력발전 최강국 지위 탈환에 나선다. 정부는 전체 발전원에서 원전 비중을 확대하고 에너지 안보와 탄소 중립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다. 한국 입장에선 해외 에너지 자원 의존도가 높은 만큼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를 원전으로 극복하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에도 친환경 에너지와 더불어 원전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범정부 차원의 원전 수출 지원 약속에 국내 원전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에너지 안보로 재조명받는 '원전'
글로벌 에너지난이 가속화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기존의 탈원전 기조에서 벗어나 원전 사용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당초 올해까지 자국 내 모든 원전을 폐쇄하려던 독일의 경우 에너지난이 심화하면서 가동 중인 원전 3기의 수명 연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는 원전 발전 비중을 2035년까지 50%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선회해 14기의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영국은 2028년까지 자국 내 원전을 폐쇄할 예정이었지만 원자로 가동 수명을 20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 발전소 가동을 축소하면서 만성적인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은 최장 60년인 원전의 운전 기간을 연장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도 원전 사용 비중을 늘려 에너지 안보에 대응할 방침이다.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에서 탈원전 폐기를 세 번째로 배치할 만큼 원전 활성화에 역점을 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8월31일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을 공개하고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식화했다. 전기본은 2030년까지 원자력발전 비중을 전체 전력의 3분의 1로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2030년 원자력발전 비중은 이전 정부가 지난해 10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통해 발표했던 23.9%에서 32.8%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엔 K-원전"… 글로벌 시장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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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발전량도 146.4테라와트아워(TWh)에서 201.7TWh로 37.8% 늘린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주민 수용성과 실현 가능성을 감안해 30.2%에서 21.5%로 줄이기로 했다. 같은 기간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 역시 81.8%에서 60%대로 감소시키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2015년까지 원전 12기의 계속 운전을 추진하고 6기(신고리 5·6호, 신한울 1~4호) 건설을 마쳐 에너지 안보와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다시 한번 원전 최강국을 향해
2021년 4월6일 한국전력은 한국이 처음 수출한 원자력 발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이 상업운전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바라카원전 1호기의 모습. 사진=뉴스1(한국전력 제공)
2021년 4월6일 한국전력은 한국이 처음 수출한 원자력 발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이 상업운전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바라카원전 1호기의 모습. 사진=뉴스1(한국전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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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원전산업 기술력과 안전성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원자력 에너지 기술 수준(88)은 미국(100) EU(95) 일본(89) 등에 이어 세계 4위다. 특히 한국의 원전 제작, 시공, 운영 등의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 우라늄을 제외한 원전 소재와 부품의 100%를 국내에서 제조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바카라 원전건설을 계기로 3세대 원전을 해외에서 완공한 세계 최초 국가 타이틀도 갖고 있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차세대 원전 모델로 2016년 12월 상업운전에 들어간 APR1400 원전에 대한 EU 사업자 요건(EUR) 인증을 획득하고 외국 국가 최초로 미국 표준설계 인증을 취득했다.

한국의 원전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선도하고 있다. 지난 40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자력 주기기를 공급한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기자재 전문 제작 기업이다. 원전 설비의 소재부터 최종 제품 제작까지 모든 공정을 한 공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며 대형 원전 소재 기술과 자체 공급 능력도 강점이다. 한국형 노형을 처음으로 수출한 UAE 바카라 원전에 주기기 공급사로 참여한 데 이어 원전 정비사업 계약까지 체결하며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는다.

국내에서 건설된 원전 24기 중 14기를 완성한 현대건설은 가장 많은 국내 원전 건설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UAE 바카라 원전 건설에 참여해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입증했으며 원전 시공 기술 자립도 100% 달성에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현재 국내외에서 건설 중인 원전 6기의 시공 대표사로 참여하고 있다.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원전 해체사업에 뛰어들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대우건설도 원전 설계부터 건설, 해체까지 원전 사업 전반에 걸친 시공 능력과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월성 원자력 3·4호기 건설 당시 대우건설은 52개월 만에 공사를 마쳐 국내 원전 건설 사상 최단기간 공사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국내 최초 원자력 설계·조달·시공 일괄처리(EPC) 수출 프로젝트인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를 준공하며 능력을 입증했다.

글로벌 시장 '원전 세일즈' 본격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안나 모스크바(Anna Moskwa) 폴란드 기후환경부 장관이 지난7월30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기후환경부 회의실에서에너지 협력 MOU 체결식을 진행했다. /사진=뉴스1(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안나 모스크바(Anna Moskwa) 폴란드 기후환경부 장관이 지난7월30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기후환경부 회의실에서에너지 협력 MOU 체결식을 진행했다. /사진=뉴스1(산업통상자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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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원자력 기술과 정부의 적극적인 수출 지원에 한국 원전산업이 날개를 달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6월 윤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폴란드 정상을 만나 한국 원전 홍보 책자를 직접 전달하는 등 '원전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이창양 산업통상부 장관도 방위사업청 등 관계부처와 한국수력원자력, 한전기술, 한전원자력연료, 한전케이피에스,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팀 코리아'를 이끌고 폴란드를 방문했다.

정부는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를 통해 체코와 폴란드에서의 원전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체코 두바니 원전과 폴란드 루비아토보·코팔리노 원전사업 규모는 각각 8조원, 40조원에 달한다. 정부는 치열한 수주 경쟁에서 한국이 승리할 수 있도록 국가별 여건과 환경, 협력 이슈를 분석하고 방산, 건설·인프라, 정보통신(IT), 금융, 안전 규제 등을 망라한 수주전략을 마련할 방침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2050년 탄소 중립에 도달하기까지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수단으로 원전을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가 탄소 중립과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원전산업을 지원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원전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종일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학과장은 "원전에 대한 세계적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이 뛰어난 원전 기술력을 갖고 있어 매우 긍정적"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공기업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원자력 산업의 문호를 민간에게 열어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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