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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비자가 '당당치킨'에 열광하는 이유

연희진 기자VIEW 11,4592022.09.06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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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비자가 '당당치킨'에 열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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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의 저가 치킨인 '당당치킨'이 연일 인기다. 6990원이라는 가격에 출시한 이래 50여일간(6월30일~7월21일) 46만마리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일부 점포에서는 치킨이 나오는 시간에 맞춰 오픈런(매장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는 것) 현상도 나타났다.

마트 치킨이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형마트의 가성비 치킨 원조는 롯데마트가 2010년 출시했던 '통큰치킨'이다. 롯데마트의 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나온 통큰치킨은 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과 프랜차이즈 치킨 대비 많은 양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통큰치킨은 빠르게 물량이 동날 만큼 높은 인기를 끌었다. 당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크게 반발했다. 대형마트의 값싼 치킨에 대해 대기업이 자영업자의 사업 존립 기반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당시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롯데마트를 공개적으로 질타했다. 결국 롯데마트는 일주일 만에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어떨까. 여전히 일부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들은 "대형마트의 저가 치킨은 '미끼상품'이다"라며 비판하기도 한다. 미끼상품이란 고객의 발길을 유도하기 위해 역마진을 감수하고서라도 판매하는 상품을 말한다.

이에 홈플러스는 역마진 상품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물가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의 설명에도 일부 치킨집 점주들은 대형마트가 가진 인프라는 소상공인과 비교할 수 없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2010년과 지금, 가장 다른 것은 소비자의 반응이다. 소비자들은 당당치킨에 환호하며 홈플러스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자가 당당치킨을 구매하러 갔을 때 만난 소비자들은 대부분 프랜차이즈 치킨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다만 가맹점주에 대한 불평은 아니었다. 여론의 화살은 프랜차이즈 본사에게로 향했다.

프랜차이즈 치킨 전문점 3사(교촌·bhc·BBQ)는 지난해 말부터 가격 인상을 시작했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11월, bhc는 지난해 12월, BBQ는 지난 5월 각각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들은 원부자재 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원부자재 가격이 오른 것은 맞다. 곡물가격은 연일 상승세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물류비 등도 비싸졌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본사에 비판적 시각을 보이는 것은 '마진' 때문이다. 치킨 프랜차이즈는 타 업종보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치킨 3사의 별도기준 영업이익률은 교촌 5.7%, bhc 32.2%, BBQ 16.8% 등이다. 최근 2년간 요식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8.5%다.

2010년 이후 치킨 프랜차이즈의 높은 영업이익률에 대한 지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 가맹점과 상생을 외치지만 본사 이익률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지적에도 치킨 프랜차이즈의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요식업계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다.

당당치킨의 열풍에는 소비자들은 더 이상 프랜차이즈의 편이 아니라는 메시지가 깔려 있다. 현재의 대결 구도가 대형마트와 소상공인이 아닌 프랜차이즈 본사와 대형마트의 경쟁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당당치킨에 환호하는 이유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 때문이 아닌 치킨 프랜차이즈에 대한 저항에 가깝다.

높은 물가로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 '비싸면 안 먹으면 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치킨 프랜차이즈가 당당치킨 열풍을 가격 경쟁력의 승리만으로 치부한다면 영원히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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