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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 쌓는 강대국… 샌드위치 신세 한국 해법은?

[머니S리포트 - '양날의 검' 인플레이션 감축법] ⑤ 자유무역주의 시대 지고 보호무역주의 시대 온다

최유빈 기자VIEW 12,1552022.08.29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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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당장 내년부터 중국산 전기차 대신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친환경 에너지 투자를 늘리는 내용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키로 하면서 한국 산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 내 전기차 생산기반이 없는 국내 자동차 업계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국산 원료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업계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한국 재생에너지가 수혜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이 마저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 외에도 주요 산업의 공급망 주도권 선점과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잇따라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울며겨자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기로에 놓인 한국의 현 상황을 살펴봤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3월29일 오전 서울 대한상의 EC룸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민관 TF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3월29일 오전 서울 대한상의 EC룸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민관 TF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산업통상자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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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드라이브 걸린 '미국 우선주의'… 한국 '냉가슴'

②인플레 감축법, 위기냐 기회냐… K-배터리 기로에

③한국 태양광·풍력, '아메리칸 드림' 기회 열리나

④보조금 끊긴 한국 전기차… 현대·기아차 '비상'

⑤장벽 쌓는 강대국… 샌드위치 신세 한국 해법은?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유무역주의 시대가 저물고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보호무역주의가 떠오르고 있다. 무역의존도가 높고 보유한 자원이 없는 한국은 외교만으로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가진 상대우위를 이용하며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나부터 살고 보자"… 두꺼워지는 무역 장벽
코트라의 '대한(對韓) 수입규제 동향'에 따르면 한국은 올 상반기 기준 27개국으로부터 208건의 수입규제를 받고 있다. 세부적으론 ▲반덤핑 151건 ▲세이프가드 47건 ▲상계관세 10건 등이었다. 10년 전 ▲반덤핑 88건 ▲세이프가드 25건 ▲상계관세 4건 등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장벽 쌓는 강대국… 샌드위치 신세 한국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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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반도체 과학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을 연달아 통과시키며 자국 경제를 보호하고 나섰다. 반도체 과학법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최대 30억달러(약 4조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대신 10년 동안 중국과 같은 우려 국가의 반도체 시설 투자를 제한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미 정부가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자국 생산 차량이나 자유무역협정(FTA) 협정국에서 수입한 핵심광물을 이용 제조·생산한 차량에 한정해 부여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중국은 2016년부터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자국 기업들을 우대했다. 2020년에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제품·기술·서비스에 대한 수출통제를 강화하고 수출금지대상 리스트 도입을 골자로 하는 '수출통제법'을 통과시켰다. 지난해에는 희토류 산업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자 '희토류 관리조례'를 발표하고 공급 사슬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다.

러시아 산업통상부는 지난 6월 희귀가스 시장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핵심 반도체 생산성분인 크립톤, 크세논, 네온 등에 대한 수출 제한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안에는 러시아가 가스 수출 대가로 반도체 수입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수출입 무역법'을 개정했다. 법 개정으로 자국 산업 보호, 친환경 등 국내 산업 수요 우선 충족을 위해 관련 품목들의 수출입 제한을 확대했다. 철광, 망간광, 구리광, 납광, 아연광, 크로뮴광, 티타늄광, 슬래그, 귀금속 화합물, 알루미늄광 등은 2023년부터 수출통제 대상이다.

자원 부재·무역의존도↑ 한국의 공급망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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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국가들의 장벽 쌓기에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취약할 수밖에 없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0년 기준 G7 국가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69%로 독일(8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세계 평균 무역의존도는 52%였고 ▲미국 23% ▲일본 31% ▲이탈리아 55% ▲영국 56% ▲프랑스 58% ▲캐나다 61% 등이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뾰족한 대응 전략이 없는 상황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7월 발표한 '글로벌 공급망 전망과 과제 기업 인식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자사의 공급망 경쟁력과 통제력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점수는 58점이었다. 글로벌 공급망 재조정 검토 여부에 대해서는 대책 검토 중(44.0%)이란 기업이 가장 많았고 향후 검토 예정인 기업은 35.3%로 집계됐다. 14.7%는 검토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이미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했다는 기업은 6.0%에 그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공급망 회복력 분야 민관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IPEF는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 경제협력체로 참여국의 국내총생산(GDP)을 모두 합치면 전 세계의 41%에 달한다. 한국은 IPEF에 초기 멤버로 참여해 '룰 메이커'(rule maker)로 국내 기업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로 했다.

반길주 인하대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한국이 경제안보를 주도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경제 난제를 직접 풀어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IPEF에서 우리의 몫을 차지하지 못하면 경제 이익을 확장하기는커녕 기존의 이익도 끌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경제가 유기적으로 연관돼 가지는 상대적 우위를 한국이 이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한국은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반도체 설비와 소재 등을 수입해 만든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한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의 절반 이상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담당할 만큼 중요한 위치에 있기도 하다.

김진호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국과 무역으로 얻은 한국의 이익이 미국 투자에 일부 돌아가는 것을 미국도 알고 있고, 중국 역시 한국이 반도체 우위를 잃고 대만과 일본이 반도체 강국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중국과 협력하면서도 미국과 안보, 과학기술 협력을 꾸준히 이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미국이 칩4 등 한국에 과한 요구를 하고 있지만 우리의 외교 체질이나 형성돼 있는 구조상 친미는 불가피하다"며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으로 인한 조정 국면 동안 외교 전략으로 친미 중립 태도를 취하면서 우리에게 전개된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지혜롭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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