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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광장] 경제안보와 방위산업

김태기 단국대 명예교수/일자리연대 집행위원장VIEW 3,9122022.08.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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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기 단국대 명예교수/일자리연대 집행위원장
김태기 단국대 명예교수/일자리연대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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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제2차세계대전에 입장을 바꿔 독일과 손잡은 이유는 석유 확보에 있었다. 독일이 러시아를 침공한 이유도 석유 확보였다. 미국이 연합군의 승리를 이끈 배경에는 석유의 안정적인 공급이 있었다. 연합군이 필요한 석유의 85%를 미국이 담당했다. 군사력이 월등히 앞섰던 독일도 석유 부족으로 무릎을 끓은 것이다.

자원 등의 확보와 유지 즉 경제안보가 국가의 운명을 바꾼 경험은 무수히 많다. 시간이 흘러 중국이 군사력을 키우고 자원을 무기화하자 미국은 강력 대응에 나섰다. 공급망 관련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IPEF)과 반도체 관련 '칩 4 동맹'을 구축한다.

한국은 경제안보에 취약하다. 석유·가스 등 원자재는 물론 반도체와 2차전지 등의 중간재도 외국에 의존한다. 게다가 경제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낮다. 정부는 경제안보를 강화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제안보는 미국과 동맹을 강화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문제다. 러시아나 중국은 에너지나 희토류 등을 무기 삼아 다른 나라의 주권을 노골적으로 침해한다. 곡물이 풍부한 나라들은 여차하면 식량 수출 통제에 나설 자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의 침공으로 유럽이 달라졌다. 자원이 풍부하나 안보가 취약한 동부와 북부 유럽이 더 그렇다. 폴란드는 자국이 보유한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대거 넘겨주고 한국 무기의 대량구매에 나섰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적인 곡창 지대이자 광물의 보고다. 캐나다의 싱크탱크 세크데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티타늄, 리튬, 철광석 등이 12조4000억달러(1경 6000조원)이 매장돼 있다. 폴란드 또한 석탄, 레늄, 구리 등 광물이 풍부하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러시아 침공 위기를 막아내지 못하면 자원을 뺏기고 경제 기반이 무너진다.

중국은 석유·가스 등의 보고인 남중국해를 자국 영해화하고 반도체 강국인 타이완 흡수에 나섰다. 이에 필리핀, 호주, 말레이지아 등도 한국 무기 구매에 나섰다. 이런 기류는 아시아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이 일대일로(육상·해상 경제벨트)라며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 희귀 광물 등 자원 확보에 열을 내면서 이집트와 아르헨티나 등도 한국 무기 구매를 추진한다. 자원이 풍부하지만 군사력이 약한 세계 각국들이 자원이 빈약한 한국과 손을 잡고 자국 방위에 나서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이러한 변화로 한국의 경제안보와 방위산업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갔다.

방위산업을 경제안보 강화의 한 축으로 키워야한다. 미국은 무기 수출을 상대국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이스라엘은 자국 방위의 지렛대로 또 러시아와 중국은 아예 영토 확장의 도구로 삼았다. 한국은 군사력은 세계 6위로 평가되지만 경제안보의 강화에 활용하지 못했다. 무기 수출이 우크라이라 사태 이전부터 빠르게 증가해왔지만 방위산업에 대한 인식은 낮다. 방위산업에 비리가 많다는 인식 때문인지 규제가 과도해 혁신 능력과 수출 경쟁력을 저해하고 있다. 외국 무기의 과도한 수입은 한국 방위산업의 잠재력 제고와 생태계 구축에 장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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