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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재세', 해외는 도입 활발… 한국도 가능할까

[머니S리포트 - 불 붙은 횡재세 논의] ② 전문가 "단기 변화에 조세제도 바꿔서는 안 돼"

김동욱 기자VIEW 5,6582022.08.1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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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가 올해 상반기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자 정치권에서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물가 상승에 따른 국민들의 고통을 덜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정유업계가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시적인 흑자에 준조세 명목으로 추가적인 세금을 부과하는 건 시장논리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횡재세 도입을 둘러싼 논란을 살펴봤다.
해외에서 석유회사 등을 중심으로 초과이윤세(횡재세)가 도입되는 상황에서 국내 정유회사들에도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사진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모습. 사진=로이터
해외에서 석유회사 등을 중심으로 초과이윤세(횡재세)가 도입되는 상황에서 국내 정유회사들에도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사진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모습.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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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많이 벌었으면 내놔라"… 횡재세, '코로나 이익공유제' 시즌2?

②'횡재세', 해외는 도입 활발… 한국도 가능할까

③"우리만 이익봤나"… 횡재세 논의에 정유업계 냉가슴

세계 주요 국가들이 석유회사 등을 대상으로 초과이윤세(횡재세)를 도입하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서민경제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석유회사들은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어서다. 국내에서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정유회사 대상 횡재세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일시적 수익을 폭리로 매도하고 세금을 부과하려 한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과 같은 단기적인 변화를 이유로 조세제도를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해외 주요국, 잇따라 횡재세 도입… 국내 정치권도 정유사 초과이윤 지적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3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석유·가스회사를 대상으로 한 횡재세 도입을 주장했다. 올해 1분기(1~3월) 대형 에너지 회사들이 에너지 위기를 발판 삼아 1000억달러(약 130조5000억원)에 달하는 합산 이익을 냈다는 것이 이유다. 그는 "각국 정부가 (석유·가스회사의) 초과이익에 세금을 매기고 그 재원을 활용해 취약한 사람들을 돕는 데 사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일부 선진국들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지적처럼 석유회사를 상대로 횡재세를 거두거나 관련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 5월부터 에너지 이익 부담금 명목으로 자국 에너지 회사들에게 법인세 25%를 추가 부과했다. 횡재세가 부과되는 기업의 법인세 명목 최고세율은 65%에 달한다. 영국 정부는 횡재세 부과로 마련한 재원(150억파운드·약 24조원)으로 약 1600만명의 저소득 계층을 지원할 예정이다.

미국 민주당은 10% 이상의 이윤율을 기록한 석유회사에 21%의 세금을 추가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익 증가액이 500만유로(약 67억원)를 초과하는 기업에 횡재세 25%를 부과할 계획이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정유사들의 초과이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세수 부족 우려에도 유류세 인하 폭을 최대한 늘린 만큼 정유사들도 혼자만 배를 불리려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정유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유가 상승으로 정유사 이익은 늘었지만 국민 고통은 심화됐다"며 "정유업계가 고통을 분담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정유사 등을 대상으로 초과 이득에 법인세 50%를 매기는 내용의 '횡재세법' 발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시적 현상에 세금 부과… 전문가, '과도한 조치' 목소리
전문가들은 횡재세 도입을 과도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 7월6일 서울 소재 주유소에서 현장합동점검을 진행하는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사진=뉴스1(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전문가들은 횡재세 도입을 과도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 7월6일 서울 소재 주유소에서 현장합동점검을 진행하는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사진=뉴스1(산업통상자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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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치권을 중심으로 횡재세 도입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장부상 이익에 대해 과도한 세금을 매겨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저렴한 가격에 원료를 들여와 재고평가이익이 늘어나 영업이익이 부풀려졌을 뿐 기름값이 떨어지면 재고평가손실과 영업이익이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1분기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는 약 4조7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이 중 40%가 재고평가이익으로 추산됐다.

올해 상반기 정유업계 실적을 이끈 정제마진이 하락하면서 하반기 실적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횡재세 도입 철회 이유로 꼽힌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나온 휘발유·경유 등의 제품을 팔아 남기는 차익을 의미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7월 첫째 주부터 넷째 주까지의 정제마진은 각각 배럴당 ▲16.1달러 ▲9.4달러 ▲3.9달러 ▲4.3달러 등이다. 지난 6월 정제마진 평균값의 3분의1 수준이다. 6월 첫째 주부터 다섯째 주까지의 정제마진은 각각 배럴당 ▲22.87달러 ▲22.1달러 ▲24.4달러 ▲29.5달러 ▲22.0달러 등으로 집계됐다.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유가 변동을 이유로 횡재세를 도입하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김영한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외생변수로 인해 특정 업종의 이윤 폭이 변화했다는 이유로 세율을 조정하는 것은 조세제도의 일관성, 업종 간 형평성 등에 맞지 않는다"며 "평소보다 이윤이 낮아질 때는 세율을 낮춰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세수가 부족한 것이 문제라면 모든 업종에 동일한 수준으로 법인세를 인상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원유는 선물로 거래되기 때문에 유가가 오르면 이익을 내고 유가가 떨어지면 손해를 보게 된다"며 "기업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가가 낮을 때 석유를 구매해 대응하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가 변동이 심하면 정유사에 부과금을 거둘 수 있다는 내용의 석유사업법이 있는 상황에서 횡재세까지 추진하는 것은 기업 부담을 크게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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