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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자물쇠' 금산분리 완화… 기업 '지배구조' 판도 바뀐다

이남의 기자VIEW 23,8312022.08.06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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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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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 '삼성은행' 나오나… '낡은 규제' 금산분리 빗장 푼다

② 금산분리 완화, 미래에셋 지주회사 가능성

③ 한화·교보 오너家들, 지분정리 셈법은

④ 거대자본 빅테크, 금융시장 주도하나

정부가 금융산업의 장벽으로 불리는 금산분리법을 완화한다. 현재 금융지주는 비금융회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고 은행과 보험사들은 원칙적으로 다른 회사 지분에 15% 이상 출자가 불가능하다.

금융위원회는 은행이 15% 이내 지분투자 할 수 있는 비금융 자회사에 투자 제한을 완화하고 업종 제한없이 자기자본 1% 이내 투자를 열어줄 방침이다. 과거 기존 금융규제를 완화하는 정부의 움직임에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한다.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바라보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나서 금산분리 완화의 부작용을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1995년 도입한 금산분리법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각각의 지분을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을 금지한다. 하나의 법률이 아닌 공정거래법, 은행법,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른 세분화된 규제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8조의 2(지주회사 등의 행위제한 등) 제2항 5호에 따르면 일반기업으로 이뤄진 지주회사는 금융업이나 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

은행법 제16조의2(비금융주력자의 주식보유제한 등)는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가 은행 주식의 4%를 초과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업이 은행을 지배할 경우 고객의 자산을 빼돌려 자회사를 지원하거나 계열사를 늘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가령 산업자본이 증권사, 보험사의 지분을 보유하려면 ▲대주주 및 계열사와의 거래내역 공시 ▲대주주 및 계열사에 대한 금융감독 및 검사 강화 ▲대주주 및 주요 출자자 자격요건(대주주 적격성) ▲보유 자기 계열사 주식 의결권행사 일부 제한 등 조건을 성립해야 한다. 투명한 경영을 위해 기업이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셈이다.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소유하는 행위도 제한한다. 금융지주회사법 제6조의3과 37조1에 따르면 금융지주는 비금융회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고 은행과 보험사는 다른 회사 지분에 15% 이상 출자할 수 없다.

금산분리 완화 시동… 금융사 '투잡' 가능
지난 2009년 당시 이명박 정부는 금융규제 완화정책을 펼치며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9%까지 올렸고 박근혜 정부는 다시 금융규제를 강화하며 금산분리를 복귀(4%)했다. 규제 혁신을 선언한 윤석열 정부는 금산분리를 재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업종 간 경계가 흐릿해지는 상황에서 금산분리와 같은 낡은 규제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금융 자물쇠' 금산분리 완화… 기업 '지배구조' 판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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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19일 금융규제혁신위원회를 출범하고 금산분리, 비금융 정보 활용 등 전방위적 규제 개선 논의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에 나서고 있다.

먼저 금융위는 비금융업 진출 범위를 확대해달라는 은행의 건의를 받아들여 업무 범위 확대와 업종 제한없이 자기자본 1% 이내에서 투자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는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으로 금융업 진출이 자유로운 반면 은행은 금융지주법과 은행법에 따라 비금융회사의 지분 투자, 사업 확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앞으로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자기자본이 20조원인 시중은행은 2000억원까지 15개 업종에 해당되지 않는 비금융 자회사에 투자할 수 있다. 부동산, 통신 등 생활서비스 업체 등을 인수하는 방법이다.

지난 2019년 4월 KB국민은행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알뜰폰 '리브엠'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 신한은행은 KT와 손잡고 신한은행 앱 '신한 쏠(SOL)'에서 알뜰폰 가입 서비스를 시작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도 알뜰폰 사업자(MVNO)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 역시 알뜰폰 서비스 출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통신시장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부동산시장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은행권에선 국민은행이 'KB부동산'을 통해 부동산 시세를 제공하는 가운데 규제가 풀리면 은행들이 전국의 영업점과 온라인 앱을 활용해 부동산 감정평가와 투자·개발,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 직접적인 거래를 중개해 수수료도 기대할 수 있다.

암호화폐 투자 광풍을 일으킨 비트코인 수탁업무를 향한 관심도 뜨겁다. 시중은행은 미국, 스위스, 스페인 등 해외에선 대형은행이 암호화폐 발행·수탁·송금 사업을 하고 있어 국내 암호화폐 사업을 허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보험사는 금융위에 상조서비스를, 카드사들은 신용평가(CB)업 인가를 기대하는 눈치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규제 혁신의 목표는 방탄소년단(BTS)처럼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플레이어가 출현할 수 있도록 금융산업의 새로운 장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회사가 할 수 있는 사업은 국내 금융회사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빅테크' 네이버·쿠팡은행 탄생하나
김 위원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시절 산업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을 하나로 묶어 '메가뱅크(초대형 은행)'로 육성하기 위한 금산분리 완화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때문에 정부의 금산분리 완화는 산업자본의 금융진출 확대 보다 금융자본의 비금융 진출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당장 금산분리 규제 완화로 대기업이 은행에 진출할 가능성은 적다는 얘기다.

과거처럼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등 산업자본의 금융진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으나 국회의 높은 문턱이 걸림돌이다. 지난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중간금융지주회사 체제'를 허용하는 법 개정을 추진했고 '삼성특혜법'이란 논란이 커지면서 19~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최근 카카오와 토스 등 빅테크 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금산분리 완화 시 금융라이선스를 받지 않은 네이버의 은행업 진출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는 지난 2019년 말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했고 2020년 10월 금융위원회에 전자금융업을 등록했다. 이에 네이버가 영위하는 '금융서비스'는 전자금융거래법이 적용되며 네이버파이낸셜은 시중은행과 협업하며 제한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법 규제를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네이버파이낸셜은 은행업 등 라이선스 취득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네이버가 대주주 적격성 등을 평가하는 라이선스 취득에 소극적이란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며 "혁신적인 금융에 라이선스 취득이 필요하다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7월 초 금융감독원에 여신전문금융업 등록을 신청한 쿠팡도 금산분리 완화 시 금융업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지난 6월 쿠팡페이의 자회사인 'CFC준비법인' 사명을 '쿠팡파이낸셜'로 바꾸고 할부금융업에 뛰어들었다. 쿠팡 파이낸셜은 쿠팡 플랫폼 내에 입점한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회사의 기능 확대 관점에서 금산분리 규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면서도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는 빅테크의 은행업 진출에 따른 리스크 등을 고려해 장기과제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산분리 완화 시 온라인 플랫폼이 대출 외에도 예금·보험 등 다양한 금융상품 판매가 가능해져 빅테크표 '금융백화점'이 생길 것"이라며 "섣부른 규제 완화보다 제도적 장치를 완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주판알 튕기는 삼성생명·현대차, 지배구조 '교통정리'할까
"삼성생명이 금산분리 완화 수혜주인가요? 고수님들, 삼성생명 주식 더 사야 하는지 알려 주세요." - 주식투자 종목토론방.

지난 7월 19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금산분리 완화 발언에 삼성생명의 종목토론방은 종일 시끄러웠다. 삼성전자 주식 30조원을 보유한 삼성생명이 금산분리 규제 완화로 혜택을 볼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기대처럼 삼성생명의 주가는 약세를 멈추고 이날에만 2.4% 가량 올랐다.

금산분리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삼성그룹이 언급되는 이유는 삼성생명을 둘러싼 지분구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총 자산합계가 5조원이 넘는 그룹을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이들 기업에 소속된 금융회사를 감독하고 있다.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되나
2021년 기준 금융복합기업집단은 모두 6개 그룹으로 이들 기업의 소속된 국내·외 금융회사는 ▲삼성 33개 ▲한화 19개 ▲미래에셋 99개 ▲교보 10개 ▲현대차 43개 ▲DB 15개 등 총 219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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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지배구조 쟁점은 금산분리법과 무관하다. 삼성생명은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과 특수관계자를 비롯해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출자형태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현재 보험업법에 반영된 금산분리 규정은 은행과 마찬가지로 비금융사의 의결권 있는 지분 15%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지난 3월 말 기준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보통주 8.74%(이중 특별계정 0.23%)와 우선주 0.08%(특별계정 0.07%)로 규정을 밑도는 수준이다.

다만 삼성생명이 지닌 삼성전자 주식은 보험업법의 자산운용 비율 규제에 적용돼 논란의 대상이다. 금융당국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보통주를 '취득원가'로 보고 있으나 '시가'로 보험업법이 개정될 경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의 3%인 9조8000억원(2022년1분기 기준)을 뺀 나머지를 처분해야 한다.

7월 26일 삼성전자 종가(6만1700원)를 기준으로 할 경우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한 8% 주가는 30조원이 넘는다.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매물이 쏟아져 증시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삼성생명이 삼성물산에 삼성전자 지분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배구조를 단순하게 만들기 위해 삼성물산이 지분을 떠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이 경우 삼성전자가 삼성물산의 자회사로 전환돼 지주회사 강제전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3월 삼성물산 평가보고서에서 "금산분리 손질로 보험업법이 개정될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의 정리 필요성이 증대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생명은 금산분리법이 완화될 경우 금융지주회사로 전환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4월 삼성증권,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 4개 금융회사의 공동 브랜드인 삼성금융네트웍스(삼성금융)가 통합앱 모니모를 출시하는 등 삼성이 금융계열사 통합에 공을 들이고 있어서다. 삼성은 아직까지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없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 시행으로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도 소멸한 상태다.

현대차, '금산연계 강화'… 카드, 단독경영 가능
현대차그룹은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현대차증권 등의 금융사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59.68%, 40.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차증권은 현대차가 25.43%, 현대모비스가 15.71%의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기아가 최대주주(17.37%)로 있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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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는 현대차(36.96%) 기아(11.48%) 현대커머셜(28.56%) 등이 주요 주주로 있고 현대커머셜은 현대차(37.50%)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25%)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12.50%) 등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금산분리가 완화될 경우 현대차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돼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은 사업자본인 그룹에서 벗어나 독자경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카드는 현대커머셜이 지분 28.56%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액주주 지분 매입이 전량(3.02%) 이뤄진다고 가정할 경우 현대커머셜의 지분율은 31.56%로 높아진다. 정 부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평가받는 대만 푸본그룹 지분도 19.98%에 달해 독립적인 경영이 가능한 구조다.

일각에선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아가 현대캐피탈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지주사 전환은 멀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주사로 전환하려면 금융계열사를 떼어내야 하지만 오히려 금산연계가 강해진 탓이다.

지난달 초 현대캐피탈은 현대차에서 글로벌사업기획1팀장과 글로벌판매지원1실장 등을 지냈던 정주용 상무를 해외사업담당 임원으로 영입하는 등 현대차·기아의 전속 금융회사 역할을 공고히 하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의 금산분리 규제 완화가 이뤄질 경우 30대 대기업 가운데 삼성, 현대차 등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수익성이 좋은 금융계열사를 분리하지 않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래에셋,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
금융자회사를 가장 많이 보유한 미래에셋금융그룹도 정부의 금산분리 완화 소식에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금융지주회사 전환은 없다"고 밝혔으나 '일감 몰아주기' 등 논란으로 지주회사 전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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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은 3개 상장사(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생명·미래에셋벤처투자)와 12개의 비상장 주식회사를 거느린 대규모 기업집단이다. 해외에도 80개의 법인이 있다. 계열사 간 순환출자는 없으며 박 회장을 정점으로 한 수직적 지배 구조를 갖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박 회장은 미래에셋컨설팅,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의 지분을 각각 48.63%, 34.32%, 60.19%씩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10%를 보유하고 다시 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생명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20년 5월 미래에셋컨설팅이 그룹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 혜택을 받았다며 시정명령을 내렸고 43억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이 2015~2017년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골프장과 각각 93억원, 83억원 규모의 내부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다. 이에 미래에셋 계열사들은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처분과 시정명령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오는 8월 16일 공판이 예정됐다.

미래에셋 측은 "금산분리 원칙으로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호텔,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계열사들의 모든 시설 이용은 정상가격(공정한 가격)으로 이뤄지는데 미래에셋컨설팅의 지원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화·교보 오너家들, 지분정리 셈법은?
올 하반기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에 대변혁이 예상된다. 윤석열 정부가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기살리기'를 천명하면서 금산분리 완화를 시사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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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가 경영하는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경우 금산분리 완화 이슈는 지분정리·승계플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 기업 오너 일가가 정부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한화그룹 금융계열, 차남 김동원 체제로 지분정리

한화그룹은 보험(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 증권(한화투자증권) 자산운용사(한화자산운용) 등 은행을 제외한 모든 금융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3세 승계 이슈와 맞물려 이들 금융계열사 지분정리 향방은 재계의 관심사다.

재계에선 장남 김동관 사장이 한화에너지를 비롯해 화학·방산 등 그룹내 주력 계열사를 승계하고 차남 김동원 부사장과 삼남 김동선 상무는 각각 금융 계열사와 레저·쇼핑 계열사를 물려받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동원 부사장 승계와 관련한 핵심 계열사는 한화생명이다.

현재 김동원 부사장은 한화생명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로 재직하는 중이다. 한화생명은 한화손해보험 지분 51.36%와 한화자산운용 지분 10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한화손보는 캐롯손해보험 지분 56.6%를, 한화자산운용은 한화투자증권의 지분 46.08%를 각각 갖고 있다. 계열사 간 지분구조와 별개로 김동원 부사장은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한화생명 지분을 직접 소유(0.03%)하고 있다.

재계에선 ㈜한화와 한화건설을 합병해 지분구조를 단순화한 후 승계에 시동을 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를 위해선 두 회사를 중심으로 지주회사 전환이 필요하다. ㈜한화와 한화건설은 각각 한화생명 지분 18.15%와 25.09%를 보유한 대주주다.

㈜한화는 한화건설 지분 100%(보통주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합병 비율에 따라 ㈜한화의 한화생명 지분율이 50%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지주사로의 전환 절차가 불가피하다.

현재 ㈜한화는 지주사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지분율이 적어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아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자산총계 5000억원 이상 ▲총자산 중 자회사 지분율이 50%를 넘어야 한다.

금산분리가 완화되면 김동원 부사장은 금융 계열사인 한화생명을 매각하지 않고 지주사를 소유할 수 있다. 현행법 하에선 ㈜한화가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금산분리 규제에 부딪히게 된다.

공정거래법 18조 2항 4조에 따르면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 일반지주사로 전환한다면 유예기간인 2년 안에 금융 계열사를 팔아야 한다.

즉 한화생명 등 금융 계열사를 김동원 부사장에게 물려주려던 한화그룹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한화와 한화건설 합병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승계와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보, 상장 걸림돌 교보문고 지분 문제 해결하나
교보그룹은 금산분리가 완화되면 비금융사업인 교보문고 지분을 매각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교보문고 지분 문제는 교보생명 상장의 걸림돌이 돼 왔다. 교보생명의 교보문고 지분 100% 소유는 엄밀히 말하면 금산분리 원칙에 맞지 않는 지배구조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교보생명이 교보문고 지분 85%를 털어내야 한다.

지난 1980년 교보문고를 만들 때만 해도 금산분리 규제는 존재하지 않았다. 보험사가 비금융사를 소유하는데 재무부 장관 승인만 있으면 됐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여러 법 개정을 통해 금융과 산업자본의 서로의 지분 소유에 대한 규제들이 하나둘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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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말 기준 교보생명 지분은 신창재 회장 측이 36.91%를 갖고 있고 나머지 53.09%는 재무적투자자(FI)들이 나눠 소유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교보증권과 교보자산신탁,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 등 금융사들의 최대주주다.

교보생명은 서적업을 영위하고 있는 교보문고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교보문고는 교보핫트랙스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보험업법 제109조(다른 회사에 대한 출자 제한)에는 '보험사는 다른 회사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출자지분을 포함한다) 총수의 100분의 15를 초과하는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다만 제115조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자회사의 주식은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명시돼 있다.

제115조엔 금융위의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자회사의 종류로 금융업이나 채권추심업, 신용정보업 등이 언급돼 있다.

'서적업'을 영위하는 교보문고는 해당 사항이 없어 법률안에 따르면 15%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면 안된다. 교보생명은 수년째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보험사다.

교보생명 한 관계자는 "금산분리가 완화되면 IPO가 탄력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KT은행' 거대자본 빅테크, 금융시장 주도하나
금융당국이 금융자본인 은행과 산업자본인 기업 간 소유·지배를 금지하는 '금산분리'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빅테크의 은행업 진출 가능성도 급부상하고 있다.

 빅테크의 은행업 진출을 두고 기대와 우려의 시각이 교차한다. 빅테크가 가진 기술적 우위를 통해 전통 금융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대주주(산업자본)의 사금고화 우려는 여전하다. 사진은 카카오뱅크 서울 오피스 내부./사진=카카오뱅크
빅테크의 은행업 진출을 두고 기대와 우려의 시각이 교차한다. 빅테크가 가진 기술적 우위를 통해 전통 금융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대주주(산업자본)의 사금고화 우려는 여전하다. 사진은 카카오뱅크 서울 오피스 내부./사진=카카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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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를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빅테크가 가진 방대한 데이터와 기술적 우위를 통해 기존 금융회사와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가 있는 반면 금산분리 원칙이 무너지면 자칫 대주주(산업자본)의 사금고화로 이어져 제2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산분리 완화 포문 연 인터넷은행 출범


국내에선 그동안 금산분리 제도를 고수해 왔지만 2017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은 이를 소폭 완화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은행법상 산업자본은 의결권이 있는 은행권 발행주식의 4%(비의결권 지분 포함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34%까지 가질 수 있다. 이는 금산분리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해당 원칙이 일부 열리는 첫 단추였던 셈이다.

카카오와 KT가 주축이 돼 각각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설립을 추진했다. 당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되기 전이어서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지분율은 2017년 4월 본인가 당시 10%에 그쳤지만 올 3월 말 27.2%까지 늘었다.

케이뱅크의 경우 2016년 12월 본인가 당시 KT 지분율이 8%에서 올 3월말 KT 자회사인 BC카드 지분율이 34%까지 증가했다.

대주주(산업자본)가 지분율을 늘린 것이 인터넷은행의 안정적인 자본 확충으로 이어져 은행업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금산분리 풀면 은행업 경쟁력 높아질까
빅테크의 은행업 진출이 용이해지면 국내 은행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은행들이 국내 금융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로 영역을 확장하는 상황에서 외국 은행보다 경쟁우위에 서려면 산업자본을 통해 금융상품·기술개발을 꾀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를테면 은행을 품은 빅테크는 플랫폼으로 확보한 정보를 활용, 금융거래정보가 불충분한 대출자의 신용평가를 할 수 있는 선별능력이 있다. 이어 빅테크는 대출 후 고객의 거래계좌에 적립되는 포인트 등을 상환계좌로 활용할 수 있고 미상환 시 플랫폼 접근을 제한함으로써 대출자의 상환 책임을 부여하는데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반 은행은 대출을 내줄 때 담보를 요구하지만 빅테크는 플랫폼을 통해 차입자의 지급능력을 파악할 수 있고 대출을 상환하지 않을 경우 플랫폼 생태계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위협을 줘 이를 피하기 위한 차입자는 성실하게 빚을 갚아 굳이 담보를 요구할 필요성이 낮다는 얘기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을 유인하는 등 은행업에서도 플랫폼 비즈니스가 필수적이지만 은산분리로 이러한 생태계 구축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핀테크 2곳을 상대로 은행업 인허가를 내준 사례도 있다. 일본에선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완전 소유할 수 있다. 소니뱅크의 경우 소니 계열사인 소니파이낸셜홀딩스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금융 자물쇠' 금산분리 완화… 기업 '지배구조' 판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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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대주주의 사금고화와 리스크 전이 우려
다만 금산분리가 국내 사회를 오랫동안 지탱해왔던 규제였던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의 사금고화를 막고 산업자본에 의한 시장지배력 남용, 금융시스템 리스크의 발생과 전이를 방지하자는 취지에서다.

과거의 저축은행 사태가 대주주의 불법대출 등 사금고화에서 파장된 만큼 금산분리를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저축은행 사태는 지난 2011~2012년 부산저축은행 등이 무분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나서면서 저축은행 20여곳이 한꺼번에 영업정지를 당해 공적자금 27조원이 투입된 사건이다.

여기에 대주주의 리스크가 은행으로 옮겨올 경우 은행뿐 아니라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지금처럼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금산분리를 완화해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큰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은행은 대중에게 예금을 수취하는 기관이어서 산업자본과 결합돼 있을 때 경제 시스템에 상당한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며 "부실이 발생하면 국민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금산분리 체계를 흔드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은행 진출 노리는 빅테크, 오히려 적을 수도
일각에선 빅테크의 은행업 진출 문턱이 낮아져도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빅테크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은 사내유보금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굳이 은행 지분을 가질 유인이 적다는 의미다.

여기에 빅테크가 은행을 지분 소유하면 전자금융거래법에 더해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등을 적용받지만 지분 인수 대신 은행과 제휴를 맺으면 전자금융거래법만 저촉받는다. 네이버가 카카오와 다르게 인터넷은행에 진출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대신 네이버파이낸셜은 2020년 6월 미래에셋대우와 제휴로 CMA계좌인 네이버통장을 출시한 데 이어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해 대출 신청·실행을 한다. 이어 지난해에는 우리은행과 손잡고 네이버의 판매채널인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우리은행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대출'을 출시했다. 사실상 은행업을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이었던 2009년 은행 의결권 지분 한도가 4%에서 9%로 완화된 적 있지만 당시 기업들이 은행 소유지분을 급격히 늘리지 않았던 전례가 있다"며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빅테크의 후불결제서비스도 가능해져 은행업에 진출하는 빅테크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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