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카카오·KT은행' 거대자본 빅테크, 금융시장 주도하나

[머니S리포트-'금융 자물쇠' 금산분리 깨진다④] 경쟁력 제고 vs 대주주 사금고화 우려

박슬기 기자VIEW 13,4382022.08.01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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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금융산업의 장벽으로 불리는 금산분리법을 완화한다. 현재 금융지주는 비금융회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고 은행과 보험사들은 원칙적으로 다른 회사 지분에 15% 이상 출자가 불가능하다. 금융위원회는 은행이 15% 이내 지분투자 할 수 있는 비금융 자회사에 투자 제한을 완화하고 업종 제한없이 자기자본 1% 이내 투자를 열어줄 방침이다. 과거 기존 금융규제를 완화하는 정부의 움직임에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한다.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바라보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나서 금산분리 완화의 부작용을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빅테크의 은행업 진출을 두고 기대와 우려의 시각이 교차한다. 빅테크가 가진 기술적 우위를 통해 전통 금융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대주주(산업자본)의 사금고화 우려는 여전하다. 사진은 카카오뱅크 서울 오피스 내부./사진=카카오뱅크
빅테크의 은행업 진출을 두고 기대와 우려의 시각이 교차한다. 빅테크가 가진 기술적 우위를 통해 전통 금융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대주주(산업자본)의 사금고화 우려는 여전하다. 사진은 카카오뱅크 서울 오피스 내부./사진=카카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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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 '삼성은행' 나오나… '낡은 규제' 금산분리 빗장 푼다

② 주판알 튕기는 기업들, 지배구조 '교통정리' 하나

③ 한화·교보 오너家들, 지분정리 셈법은

④ 거대자본 빅테크, 금융시장 주도하나

금융당국이 금융자본인 은행과 산업자본인 기업 간 소유·지배를 금지하는 '금산분리'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빅테크의 은행업 진출 가능성도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빅테크가 가진 방대한 데이터와 기술적 우위를 통해 기존 금융회사와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가 있는 반면 금산분리 원칙이 무너지면 자칫 대주주(산업자본)의 사금고화로 이어져 제2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산분리 완화 포문 연 인터넷은행 출범
국내에선 그동안 금산분리 제도를 고수해 왔지만 2017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은 이를 소폭 완화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은행법상 산업자본은 의결권이 있는 은행권 발행주식의 4%(비의결권 지분 포함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34%까지 가질 수 있다. 이는 금산분리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해당 원칙이 일부 열리는 첫 단추였던 셈이다.

카카오와 KT가 주축이 돼 각각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설립을 추진했다. 당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되기 전이어서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지분율은 2017년 4월 본인가 당시 10%에 그쳤지만 올 3월 말 27.2%까지 늘었다.

케이뱅크의 경우 2016년 12월 본인가 당시 KT 지분율이 8%에서 올 3월말 KT 자회사인 BC카드 지분율이 34%까지 증가했다.

대주주(산업자본)가 지분율을 늘린 것이 인터넷은행의 안정적인 자본 확충으로 이어져 은행업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금산분리 풀면 은행업 경쟁력 높아질까
빅테크의 은행업 진출이 용이해지면 국내 은행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은행들이 국내 금융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로 영역을 확장하는 상황에서 외국 은행보다 경쟁우위에 서려면 산업자본을 통해 금융상품·기술개발을 꾀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를테면 은행을 품은 빅테크는 플랫폼으로 확보한 정보를 활용, 금융거래정보가 불충분한 대출자의 신용평가를 할 수 있는 선별능력이 있다. 이어 빅테크는 대출 후 고객의 거래계좌에 적립되는 포인트 등을 상환계좌로 활용할 수 있고 미상환 시 플랫폼 접근을 제한함으로써 대출자의 상환 책임을 부여하는데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반 은행은 대출을 내줄 때 담보를 요구하지만 빅테크는 플랫폼을 통해 차입자의 지급능력을 파악할 수 있고 대출을 상환하지 않을 경우 플랫폼 생태계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위협을 줘 이를 피하기 위한 차입자는 성실하게 빚을 갚아 굳이 담보를 요구할 필요성이 낮다는 얘기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을 유인하는 등 은행업에서도 플랫폼 비즈니스가 필수적이지만 은산분리로 이러한 생태계 구축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핀테크 2곳을 상대로 은행업 인허가를 내준 사례도 있다. 일본에선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완전 소유할 수 있다. 소니뱅크의 경우 소니 계열사인 소니파이낸셜홀딩스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카카오·KT은행' 거대자본 빅테크, 금융시장 주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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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대주주의 사금고화와 리스크 전이 우려
다만 금산분리가 국내 사회를 오랫동안 지탱해왔던 규제였던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의 사금고화를 막고 산업자본에 의한 시장지배력 남용, 금융시스템 리스크의 발생과 전이를 방지하자는 취지에서다.

과거의 저축은행 사태가 대주주의 불법대출 등 사금고화에서 파장된 만큼 금산분리를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저축은행 사태는 지난 2011~2012년 부산저축은행 등이 무분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나서면서 저축은행 20여곳이 한꺼번에 영업정지를 당해 공적자금 27조원이 투입된 사건이다.

여기에 대주주의 리스크가 은행으로 옮겨올 경우 은행뿐 아니라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지금처럼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금산분리를 완화해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큰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은행은 대중에게 예금을 수취하는 기관이어서 산업자본과 결합돼 있을 때 경제 시스템에 상당한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며 "부실이 발생하면 국민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금산분리 체계를 흔드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은행 진출 노리는 빅테크, 오히려 적을 수도
일각에선 빅테크의 은행업 진출 문턱이 낮아져도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빅테크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은 사내유보금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굳이 은행 지분을 가질 유인이 적다는 의미다.

여기에 빅테크가 은행을 지분 소유하면 전자금융거래법에 더해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등을 적용받지만 지분 인수 대신 은행과 제휴를 맺으면 전자금융거래법만 저촉받는다. 네이버가 카카오와 다르게 인터넷은행에 진출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대신 네이버파이낸셜은 2020년 6월 미래에셋대우와 제휴로 CMA계좌인 네이버통장을 출시한 데 이어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해 대출 신청·실행을 한다. 이어 지난해에는 우리은행과 손잡고 네이버의 판매채널인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우리은행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대출'을 출시했다. 사실상 은행업을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이었던 2009년 은행 의결권 지분 한도가 4%에서 9%로 완화된 적 있지만 당시 기업들이 은행 소유지분을 급격히 늘리지 않았던 전례가 있다"며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빅테크의 후불결제서비스도 가능해져 은행업에 진출하는 빅테크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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