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태극마크 김치에 중국산 고춧가루?

[머니S리포트 - 세계인들이 환호하는 K-김치… 정작 한국 식당엔 중국산 ③] '국가명 지리적 표시제'의 불편한 진실

한영선 기자VIEW 10,3772022.07.2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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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의 대표 주자 '김치'가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 금액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하며 수입액을 넘어서는 쾌거를 달성했다. 특히 수출이 크게 늘고 있는 미국과 유럽 등에선 현지인들이 김치를 찾는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하지만 정작 국내 식당가에선 여전히 중국산 김치가 많이 유통된다. 극복하기 어려운 가격 차이 때문이다. 논란은 있지만 한국 김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리적 표시제' 도입 필요성도 제기된다. 슈퍼푸드 김치 앞에 놓인 과제는 무엇일까.
 중국산 김치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자 정부와 대한민국김치협회가 국가명 지리적 표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중국산 김치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자 정부와 대한민국김치협회가 국가명 지리적 표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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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 '알몸 절임' 쇼크 잊었나… 한국 식당선 여전히 중국산 김치

②中 파오차이 딛고 해외서 잘나가는 '김치'

③태극마크 김치에 중국산 고춧가루?

2021년 3월, 구정물에서 알몸으로 배추를 절이고 녹슨 굴삭기를 동원한 김치 제조 과정이 담긴 중국 내 영상이 공개되자 한국민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혹시 내가 먹은 김치가 아닐까'하는 불안감에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졌고 결국 정부는 해외에 있는 109개 전체 김치 제조업소에 대한 현지 실사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위생 기준인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수입 김치에도 적용토록 관련 법령 개정에도 착수했다. 정부는 동시에 대한민국김치협회와 함께 국산 김치에 한국이란 브랜드를 공식 등록하는 '국가명 지리적 표시제'를 도입, 김치 종주국 알리기에 나섰다.

"김치 원조는 한국"… 정부 '국가명 지리적 표시제' 추진
한국산 김치를 세계에서 인정받기 위한 국가명 지리적 표시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한국산 김치를 세계에서 인정받기 위한 국가명 지리적 표시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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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부터 본격 추진된 김치의 국가명 지리적 표시제는 여수 갓김치처럼 상품의 명성이 원산지의 특성에서 비롯된 경우 해당 지역명을 상표로 인정하는 제도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해 12월 기존 행정구역이나 특정 지역을 넘어 국가까지로 범위를 확대했다. 국가명을 상표로 표시해 한국산 김치를 세계에 인증한다는 목표다.

현재 중국에선 한국의 김치를 파오차이(泡菜·절임 채소)라고 부르는 게 만연돼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김치를 중국식 절임 채소인 차오파이의 일종이라고 발언, 공분을 사기도 했다. 국가명 지리적 표시제가 본격 시행되면 원산지가 중국이나 일본인 경우 상표에 한국 김치(KOREA KIMCHI)라고 표기하는 건 불가능해진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확한 시행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논의를 거쳐 심의가 통과되기까지 적어도 6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그동안 값싼 외국산 재료를 사용해 담근 김치가 해외에서 버젓이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로 수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국내 판매용 김치는 주원료 모두를 국내산을 사용토록 한 반면 수출용 김치는 김치산업진흥법에서 주원료(제2조 2호)를 제조하려는 김치 제품의 특성을 나타낼 수 있는 원료로 규정하고 있다. 최종 제품에 혼합된 비율이 높은 순서로 3개 이내의 원료로 정했다. 주로 사용하는 원료는 배추, 무, 고춧가루 등이다. 대한민국김치협회 관계자는 "김치에 국가명 지리적 표시제를 적용해 수출업체도 주원료의 국산 사용 비율을 높일 것"이라며 "전 세계 김치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김치에 쓰일 국산 농산물의 수출 증가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재료 국산화?… 엇갈리는 의견
국가명 지리적 표시제 도입에 대한 의견은 업계 내에서 엇갈리고 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가명 지리적 표시제 도입에 대한 의견은 업계 내에서 엇갈리고 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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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는 식품업계에서 이익이 가장 낮은 분야로 꼽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5월 발간한 '김치산업 현황과 최근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김치류 제조업체의 영업이익률은 7.8%에 그쳤다.

이는 원재료 때문이란 지적이다. 김치는 배추, 무, 고춧가루, 마늘, 양파, 파, 새우젓 등 농수산물이 들어간다. 이때 국산 원재료 사용 비중은 ▲2012년 97.2%, ▲2015년 95.6% ▲2019년 96.4% 등으로 매우 높다. 결국 국내 농수산물 수급이나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가명 지리적 표시제 도입에 대한 의견은 업계 내에서도 엇갈린다. 일각에선 현행 농수산물 품질관리법상 '지리적 표시제'를 위해선 모든 재료가 국산이어야 하지만 이를 100% 충족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치 제조 시 원재료 대부분 기후 영향을 받아 100% 국내산을 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해외에서 중국산과 같은 저가 제품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가명 지리적 표시제가 본격 시행되면 국산 원재료 사용이 늘어나 국내 농산물 소비 증진에 기여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국가명 지리적 표시제가 본격 시행되면 국산 원재료 사용이 늘어나 국내 농산물 소비 증진에 기여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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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높은 국산 원재료 사용 비중 자체가 국내 농산물 소비 증진에 기여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박기환 농산업혁신연구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편의성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판매용 김치 소비가 확대되는 추세"라며 "국가명 지리적 표시제가 본격 도입될 경우 상품 김치의 수요 증가에 따라 국내 농산물 수요가 촉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소비자들은 여러가지 제약에도 국가명 지리적 표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1년 소비자 가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치 지리적 표시제' 도입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85.5%로 필요없다는 비중(14.5%)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김치 업계 관계자는 "제도가 도입되면 해외에서 현지 농산물로 만들어진 김치를 한국산으로 파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그만큼 국산 여부를 구분하는 것엔 분명 도움이 되는 제도"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부터 잘못된 표기 주의해야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표기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표기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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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내부와 전문가들은 국내에서조차 잘못 사용되고 있는 표기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식품의약안전처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표기, 논란이 일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세계김치연구소 글로벌 홍보대사)는 "정부 기관부터 김치 표기를 잘못하는 실수를 하지 말아야 된다"고 꼬집었다.

서 교수는 먼저 김치를 파오차이 등으로 번역하는 구글 번역기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오차이는 중국 쓰촨에서 각종 채소를 소금물에 절여 만든 절임 음식으로 서양의 피클에 가까워 김치와는 전혀 다르다"며 "구글 번역기는 여전히 김치를 신치(辛奇)가 아닌 파오차이로 번역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표기 지침을 개정하며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를 신치로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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