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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니보험, '미끼보험'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전민준 기자VIEW 3,5282022.07.17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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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니보험, '미끼보험'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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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보험이요? 그걸 왜 회사까지 만들어 판매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금융감독원장·보험사 CEO 간담회'가 열리기 직전 만난 한 생명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디지털 보험사 설립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소액단기보험(미니보험)에 대한 보험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미니보험 규제 완화에도 보험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미니보험이 수익성이 낮은 미끼보험이라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미니보험은 소액단기보험으로 보험기간이 짧고 보험료가 보통 1만원 이하의 소액인 상품을 뜻한다.

자전거 보험이나 골프, 층간 소음 보험 등 생활 밀착형 상품부터 암보험까지 다양하게 구성된다. 기존 보험 상품이 종합 선물 세트 개념이라면 미니 보험은 필요한 것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

저렴한 금액으로 필요한 보장만 골라서 가입할 수 있어 소비자에겐 매력적인 상품이다.

금융당국도 소비자들의 편익 제고를 위해 미니보험만 취급하는 보험사 설립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금융당국은 미니보험 자회사 설립 자본금 요건을 기존 30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완화하기도 했으며 장기보장(연금·간병)이나 고자본(원자력·자동차 등) 필요 종목 외에는 모든 보험종목을 취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미니보험사로 시작해 규모가 커지면 종합보험사로 전환할 수 있으며 기존 보험사도 자회사로 미니보험사를 설립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묵묵부답이다. 보장 범위가 좁고 가격이 저렴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사실 금융당국의 미니보험 규제 완화는 지난해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7월 금융당국은 단종보험대리점 제도를 도입해 미니보험 활성화를 유도했지만 역시 실패한 전력이 있다. 보험사들은 수익성이 낮은 미니보험을 외면했으며 뒷전으로 밀린 미니보험은 결국 미끼상품으로 전락했다.

보험사 스스로 미니보험을 미끼상품으로 적극 활용한 측면도 있다. 수익이 크게 창출되지 않는 구조라는 것을 알면서도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기 위해 미니보험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해 8월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소비자의 미니보험 가입을 유도해 개인 정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국과 금융 시스템과 법체계, 제도 등이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일본의 경우 펫보험, 암보험을 넘어 결혼식종합보험과 같은 독창적인 상품으로 미니보험 시장 확대에 성공했다.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다양한 상품을 출시한 것이 성공의 주요한 요인이었다. 정부와 학계, 민간에서 고객층의 성향을 세밀히 분석한 후 반영할 것은 반영하고 불필요한 것은 우리 환경에 맞도록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 다시 흐지부지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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