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CEO초대석] 안성덕 코스모화학 대표 "전천후 수익 내는 회사 만들 것"

선제적 2차전지 소재산업 투자 결실… 새로운 30년 준비 박차

울산=이한듬 기자VIEW 3,0522022.06.23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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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코스모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 사진=이한듬 기자
안성덕 코스모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 사진=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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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신기록을 기대해도 좋다"

지난 6월9일 코스모화학 온산공장에서 만난 안성덕 대표이사(66·사진)는 올해 실적에 대해 이같이 공언했다. 코스모화학의 양대 핵심 사업인 이산화티타늄과 황산코발트 부문의 수익 구조가 안정화돼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고 사업 환경도 우호적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자신감이다. 코스모화학은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지난해 양대 사업부문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에는 역대 분기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안 대표이사의 발언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양대 사업부 흑자… 시장 전망도 밝아
코스모화학은 1968년 이산화티타늄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돼 1987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중견기업으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광석을 제련해 이산화티타늄과 황산코발트를 생산한다. 이산화티타늄은 페인트·제지·플라스틱 등 흰색을 내기 위해 모든 산업에서 사용되는 백색안료다. 황산코발트는 2차전지의 기초소재로 최근 전기차시장 급성장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코스모화학 영업이익은 304억8400만원으로 전년(50억원)대비 6배 넘게 급등했다. 코스모화학 주력인 이산화티타늄과 황산코발트부문 영업이익은 각각 57억5100만원, 33억5800만원으로 1년전(-47억3500만원, -23억800만원)대비 흑자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도 이산화티타늄 10억7200만원, 황산코발트 29억860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호실적 배경에 대해 안 대표는 "이산화티타늄은 전방 수요 회복에 힘입어 실적이 상승했다"며 "황산코발트는 전기차의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회사 전체 실적 상승에 기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EO초대석] 안성덕 코스모화학 대표 "전천후 수익 내는 회사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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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황산코발트부문 흑자전환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 안 대표는 "2011년 2차전지 소재사업에 선제적으로 500억원가량 투자를 단행했는데 당시엔 전기차가 트렌드도 아니었고 전망도 불투명했다"며 "수요가 없어 수 년 동안 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기차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내 유일하게 광석에서 원료를 추출하는 기술력과 연구개발(R&D) 역량을 차근히 누적한 것이 수익을 창출하는 효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요 광물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세계적으로 원료 수급 차질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코스모화학은 선제대응으로 리스크를 줄였다. 이산화티타늄 원광석인 일메나이트는 인도·호주·베트남 등 공급처를 다변화해 수입하고 있고 글로벌 메이저업체인 크로노스와의 협력으로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마련했다.

코발트는 수산화코발트와 2차전지 폐배터리에서 회수된 코발트 스크랩에서 원료를 추출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안 대표는 "이산화티타늄과 황산코발트 모두 원료 인상분을 판가에 반영하고 있어 수익성 확보에도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양극활물질 수직계열화… 폐배터리 투자도
코스모화학의 2차전지 소재 사업은 자회사인 코스모신소재의 투자와 맞물려 앞으로 더욱 큰 시너지가 예상된다. 코스모신소재는 지난 4월 이차전지 양극활물질 원료인 전구체 설비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1단계로 160억원을 투자해 연간규모 2400톤 시설을 구축하고 향후 단계적으로 증설한다는 방침이다.

전구체 공장이 들어서는 곳은 코스모화학 온산공장 내 유휴부지다. 내년 공장 설립이 완료되면 코스모화학에서 생산된 니켈과 코발트를 액상형태로 전구체설비에 공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1단계 원료(광석)-2단계 전구체-3단계 양극재'로 이어지는 양극활물질 생산 전 과정을 수직 계열화하게 된다. 그동안 전량을 중국에 의존해왔던 전구체를 내재화하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안 대표는 "코스모화학은 고정공급처를 확보하고 코스모신소재는 물류비용의 경쟁력과 기술 개발이나 영업비밀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코스모화학 온산 공장 전경. / 사진제공=코스모화학
코스모화학 온산 공장 전경. / 사진제공=코스모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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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화학은 300억원을 투자해 폐배터리에서 원료를 추출한 후 재활용하는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당초 니켈·코발트만 회수하는 공정으로 올해 10월말까지 1차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리튬회수 설비투자까지 검토하면서 내년 1분기 내 양산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2023년 2차 투자까지 완료되면 전지사업부 매출액은 전체의 70% 이상이 된다. 안 대표는 "지금까지 국내 유일의 이산화티타늄 제조회사로 알려져 왔다면 앞으로는 2차전지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종합 무기화학 기업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고 했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대기업도 잇따라 진출하는 분야로 폐배터리 스크랩 확보가 관건이다. 코스모화학은 에너지저장장치(ESS)·스마트폰·노트북·소형 전동공구 등 흔히 '도시광산'이라고 불리는 중소형배터리 시장에서 폐배터리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022년 현재 전체 폐배터리의 약 50% 정도가 중소형배터리에서 나온다. 안 대표는 "중소형배터리는 전기차 배터리에 비해 교체주기가 짧고 유통구조가 복잡해 대기업이 들어올 수 없는 분야"라며 "이미 한국은 물론 대만, 일본, 인도 등에서 리사이클 원료 공급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달라진 조직 문화… '리바이벌 30' 박차
코스모화학 내부 조직문화도 변화하고 있다. 안 대표는 2020년 코스모화학을 이끌게 되면서 임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공을 들였다. 장기화된 적자로 조직 분위기가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다. 안 대표는 "LG에서 30여년을 근무하고 이 중 20여년을 해외에서 지내는 동안 조직의 규모나 업종에 상관없이 회사를 발전시키는 건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소회했다.

안 대표가 택한 건 소통이다. 우선 상명하달식 회의를 없앴다. 불필요하게 회의가 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테이블과 의자를 치웠다. 임원만 참여하는 기존 회의구조에서 벗어나 각 부서 팀장이 직접 부서별 이슈와 업무진척 상황과 실적을 공유하는 주간 '워 룸(전시상황실)' 미팅을 정례화했다.

/사진=이한듬 기자
/사진=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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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대표는 임직원과 소통할 때는 입버릇처럼 "저만 믿으십시오"라는 말을 했는데, 직원들에게 믿음을 주는 동시에 자신감과 책임감을 고양하기 위한 말이었다. 지금은 임직원들이 먼저 "저만 믿으십시오"라고 얘기한다.

노경문화에도 변화를 줬다. 매달 한 번씩 노조위원장을 직접 만나 회사 상황을 있는 그대로 공유하고 끊임없이 대화했다. 노조의 조끼에 적혀있던 '단결·투쟁'이라는 구호는 어느새 '상생·소통'으로 수정됐다. 여기에 회사의 실적까지 크게 좋아지면서 노조는 물론 전체 조직문화가 더욱 전향적이고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안 대표는 '리바이벌 30'로 불리는 비전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시설 고도화·노후장비 교체 등 선제적인 설비 투자를 통해 다가오는 30년을 준비하는 전략으로 '건강한 사업장'을 구축해 후배들에게 물려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려는 목적이다. 안 대표는 "현재까지 회사 사업이 천수답(天水畓·비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농사)이었다면 앞으로는 전천후(全天候·어떠한 상황에도 제 기능을 다함)로 수익을 내는 회사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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