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장막 걷는 日여행… 잇단 호재에도 주가는 '시큰둥'

[머니S리포트 - 곤두박질치는 엔화]③ 고유가·고환율이 상승 걸림돌

이지운 기자VIEW 7,7602022.06.20 06:38
0

글자크기

엔화 가치가 주요 통화 중 가장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가운데 엔/달러 환율은 약 2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상대적으로 엔화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때 안전자산으로까지 여겨지며 각광받았던 엔화였지만 지금 위상은 예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처럼 엔화 가치가 곤두박질치면서 한국산 제품의 일본 수출에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실제론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현대차 등 한국 기업 주력 제품의 경우 일본 현지에서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인한 판매 실적 감소 위험이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다. 엔화 약세로 저렴한 일본여행이 가능해지면서 여행이나 항공주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역대급 엔저 시대를 맞아 과거와 사뭇 달라진 상황을 짚어본다.
엔화 가치가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지난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엔화 가치가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지난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AD
◆기사 게재 순서

① "엔화 약세 더 간다"… '역대급 엔저' 활용법

② 엔저에도 일본 씹어먹는 韓 기업들

③ 장막 걷는 日여행… 잇따른 호재에도 주가는 '시큰둥'

④ 엔저에도 일본 큰손은 온다… 카지노주↑

엔화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관광이 재개되며 여행 수요 급증에 따른 여행·항공주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다만 치솟는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은 관련 종목 주가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엔저'(엔화 가치 하락) 현상과 유가·환율 상승 흐름이 뒤섞인 가운데 관련주 향방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이 2년여 만에 단체여행객 입국을 전면 허용했다. 6월 중순엔 끊어졌던 김포-하네다 노선도 재개된다. 관광비자 발급 등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한국 단체 관광객들이 일본여행을 할 수 있는 시기는 6월 말로 예상된다. 일본은 2001년부터 한·일 관계 악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인 2018년까지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해외여행지였다. 2018년까지 연평균 700만명이 일본을 찾았고 일본에서도 300만명 가량이 한국을 방문했다. 일본 관광 재개와 함께 여행·항공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0년 만에 최저 수준이란 엔저 현상도 일본여행 수요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엔화는 10년 전엔 100엔당 1500원까지도 올랐으나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000원 밑으로 떨어져 한국 여행객 입장에선 경비 부담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 일본이 입국자 수 재확대를 검토하며 엔저 특수를 본격 이용할 것이란 예측이다. 2015년 엔화 약세 당시에도 아베 정부가 외국인 대상 면세 확대를 시행,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크게 기여했다.

아직은 여행·항공주 '부진'
다만 잇따른 호재에도 여행·항공주들의 주가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6일 3만2250원으로 연고점을 기록했던 대한항공 주가는 6월 들어 하락을 거듭하며 현재 2만7000원대까지 떨어졌다. 다른 항공주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4일 2만3500원을 기록한 이후 하향 곡선을 그렸고 6월엔 1만6000원대로 빠졌다. 저비용항공사(LCC) 시가총액 1위인 제주항공도 4월 2만3000~2만4000원대를 오갔으나 현재 1만7000~1만8000원 선에 머물고 있다.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긴 마찬가지다.

여행주 역시 지난 4월 거리두기 전면 해제 직전 정점을 찍고 줄곧 하락세다.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던 4월 한때 9만원대를 보였던 하나투어 주가는 최근 6만2000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모두투어 주가는 같은 기간 2만5000원대에서 1만9000원 선까지 빠졌고 3월에 1만6000원까지 올랐던 노랑풍선 주가 역시 4월 1만4000원대로 떨어진 후 6월 들어선 1만원이 붕괴됐다.

이들 여행사의 올 2~3월 등락률은 ▲하나투어 24.45% ▲모두투어 14.53% ▲노랑풍선 6.9% 등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국내 증시가 곤두박질치면서 거리두기 전면 해제 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것은 물론 예전 수준 아래로 하락했다. 이는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3월 말 주가에 이미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고유가·고환율 시대… 해외여행 회복세 '암초'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의 모습/사진=뉴스1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의 모습/사진=뉴스1
AD
여행·항공주에 긍정적 재료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제유가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투자 심리를 짓누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가 120달러를 넘어서면서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부과한다. 항공업계는 유류할증료에 부담을 일부 전가하고 있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항공권 가격 상승은 여객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통상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보는 수준까지 올라온 점도 부담이다. 항공사들은 주로 달러로 항공기 리스비 등 각종 구매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환율에 민감하다.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영업비용이 늘어나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증권가에선 향후 여행·항공주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년 넘게 미뤄온 해외여행에 대한 보복성 소비심리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규제와 항공편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잠재수요는 이보다 많을 것"이라며 "오히려 국내 단체관광이나 레저, 외식 물가가 급등한 탓에 해외여행의 가격 메리트는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는데 항공업종 투자는 여객운임 상승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유가와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이들 업종의 실적 회복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여행 수요 확대에 따른 항공권 판매 호조 영향으로 6월 중순부터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중국과 일본 노선의 여객 수요 회복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하반기 고용안정자금 지원종료와 국제유가 상승 부담을 고려하면 항공주의 급격한 실적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단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