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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백신·치료제 개발 중단 '쉬쉬'… 제약바이오 신뢰 '흔들'

김윤섭 기자VIEW 5,0642022.06.19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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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백신·치료제 개발 중단 '쉬쉬'… 제약바이오 신뢰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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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에서 전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던 제약바이오 업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일부 기업의 배임·횡령 사건에 더해 최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관련 임상 중단 소식들이 이어지면서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 이후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2년이 지난 현재 유무형의 성과를 낸 곳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를 개발한 셀트리온과 백신 스카이코비원(식약처 품목허가 대기)을 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임상 3상에 진입한 유바이오로직스뿐이다.

제넥신은 지난 3월 코로나19 백신 'GX-19N' 임상 2·3상을 자진 철회했고 HK이노엔도 공식적으로 개발을 중단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DWJ1248정'의 개발을 포기했다.

치료제의 경우 일동제약 정도를 제외하면 개발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GC녹십자, 대웅제약, 부광약품 등 주요 기업들은 치료제 개발을 포기했다.

백신 개발을 중단한 기업들은 국내 백신 접종률이 높아 임상 대상자 모집이 어렵다고 주장한다. 국내 접종률을 보면 지난 14일 기준 1차 87.8%, 2차 86.9%다. 추가접종(부스터샷)에도 65% 이상의 국민들이 참여했다.

백신 개발의 사업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도 개발 중단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국민 100명 중 95명이 백신 접종과 코로나19 감염으로 면역력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데믹(풍토병화)으로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백신 사업성은 크게 떨어졌다는 입장이다.

치료제의 경우에도 감염력이 높은 대신 중증화 위험이 낮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등 코로나19 대응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경쟁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백신과 치료제 모두 임상의 어려움이 있고 사업성을 담보할 수 없는 만큼 개발을 중단하는 게 오히려 현명한 판단일 수 있다.

문제는 일부 기업들이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있음에도 공식적인 발표는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선 주가 하락과 기업 신뢰도, 이미지 타격을 우려해 중단 발표를 미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신약 개발을 포함한 모든 개발 과정이 순탄할 수는 없다. 임상을 중단하거나 계획을 변경하는 일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개발을 접었다고 해서 맹목적인 비난을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임상시험 약물이 의약품으로 최종 허가받을 확률은 통계적으로 10% 수준이다.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에 신약 개발 기업으로선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 연구개발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하는데 설사 중단 결정에서도 마찬가지다. 별다른 설명 없이 비난만 피하자는 식의 임상 포기나 중단이 반복되면 제약바이오 기업은 사업의 기반이 되는 신뢰를 받을 수 없다.

제약바이오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국가 경쟁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업으로 부상했다. 윤석열 정부도 제약바이오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백신과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드러낸 불신을 털어버리고 미래 산업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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