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청계광장] IBEF 출범과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국제지역연구센터장 외부기고가VIEW 1,5932022.06.16 08:04
0

글자크기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국제지역연구센터장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국제지역연구센터장
AD
한국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 워크(IBEF/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 출범에 동참했다. 지난 5월23일 출범한 IBEF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10월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서 제안한 구상으로 중국 중심의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RCEP) 대항하는 성격도 있지만,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들을 규합해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시스템 구축과 미국 주도의 기술표준 규범화가 핵심인 미국의 새로운 아시아 경제 통상 전략이기도 하다.

IPEF는 공정하고 회복력 있는 글로벌 무역,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부각 된 국제 공급망 위기 타개와 디지털 경제와 기술표준 정립, 탈탄소화와 청정에너지, 인프라 구축, 노동 분야에 대한 표준화 및 탈세·부패 방지라는 의제를 기반으로 14개 국가가 참여해 첫발을 내디뎠다.

이 시스템은 일반적 다자간 통상질서 구축이 관세 인하를 통한 상품·서비스 시장 개방을 통해 교역과 투자를 증대시키는 무역협정을 기반으로 하는 것과는 달리 각각의 규범을 만드는 복수 협정 패키지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각국의 의회 비준이 필요 없는 행정협정으로 추진되며 내년 11월까지 구체적 규범 수립을 목표로 하므로 어떤 형태의 플랫폼이 될지 미지수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안보는 물론 무역 질서 또한 '가치 동맹' 중심으로 재편해 중국을 견제하고 아시아 시장에서 실추된 영향력을 회복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의 TPP(환태평양 경제 동반자협정)에서 탈퇴한 후 일본이 주도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으로는 중국 견제에 미흡하다고 판단해 새로운 프레임을 신속하게 출범시킨 것이다. 중국을 배제하고 동맹 및 파트너국들과 반도체·배터리 등 공급망을 가치 동맹 안에서 구축해 중국 견제는 물론 중국 압박 카드로 쓰겠다는 것이다.

IPEF는 우리에게 기회와 위협을 동시에 제공한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 사태가 전개되는 상황에서 우리 수출입 비중이 40%에 달하는 거대 경제권역과 긴밀한 공급망 협력 구축의 발판을 마련하고, 참여국과의 협력 관계가 공고해지는 경제 영역의 확대가 기대된다. 또 새 통상질서 구축 초기부터 참여해 아젠다를 선점하는 규칙의 제정자 역할도 기대할 수 있으며 공급망·디지털·청정에너지 등 새 이슈에 한국의 제조업 강점이 부각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관계 설정은 문제다. 중국은 IPEF 출범에 대해 미국이 경제 문제를 정치화·무기화하고 이데올로기화한다면서 연일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IPEF는 중국 고립이 목표이며, 글로벌 무역 사상 지정학적 분할에 초점이 맞춰진 협력 틀은 성공한 적이 없다고 비판한다. 또한 디커플링의 부정적 경향에 반대하고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을 안정적이고 원활하게 유지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한국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한국은 일단 본질적인 경쟁력 확보에 힘쓰면서 누가 주도하느냐와 상관없이 다양한 국제 협의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는 입장이라는 메시지를 미·중은 물론 국제적으로 계속 발출해야 한다. 더 이상 '고래 싸움의 새우'라는 자조에 빠져있으면 안 된다.





상단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