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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신영 등 자사주 매입 행렬… 주가 방어? '글쎄'

[머니S리포트 - 한국 증시, 괜찮은가요?] ② 단순 매입으론 한계… 자사주 소각이 답?

이지운 기자VIEW 8,3202022.06.1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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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부터 글로벌 증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긴축 기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악재가 겹치면서 해외 증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국내 증시 역시 하반기 회복에 대한 기대 속에 추가 하락할 것이란 관측도 꾸준히 제기된다. 업종별로는 통신주·전력·유통·의약품 등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가 돋보인다.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증권사들은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방어에 분주한 모습이다. 당초 윤석열 정부의 최대 수혜주로 기대를 모은 건설주는 약세를 면치 못하며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하반기 증시 전망과 함께 업종·종목별 향방을 짚어봤다.
국내 증권사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올들어 증시 침체로 거래대금이 줄고 증권주 부진이 길어지면서 주가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사진=뉴스1
국내 증권사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올들어 증시 침체로 거래대금이 줄고 증권주 부진이 길어지면서 주가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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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 3000선 탈환할까… 하반기 증시 전망은?

② 자사주 사들여도 주가 방어 못하는 증권사들

③ 안정적 실적에 고배당 매력… 증시 불황 속 '통신주' 빛났다

④ '윤석열 수혜주' 기대했는데… 휘청이는 건설주

국내 증권사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올들어 증시 침체로 거래대금이 줄고 증권주 부진이 길어지면서 주가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자사주 매입 후 소각까지 이뤄지는 경우가 드물어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자사주 매입은 상장사가 자기 회사의 주식을 주식시장에서 사들이는 것으로 배당과 함께 일반주주들의 주식가치 상승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대표적 주주환원 정책이다.

실제 회사가 자사주를 매입하면 유통되는 회사 주식이 줄어 주주가 보유한 주식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자사주 매입 시 주주 입장에선 확실한 매수 주체가 있어 주가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회사가 돈을 들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자사 주식을 사들이면 기존 주주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은 유통되는 물량이 줄며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증권 지수는 지난 4월부터 5월 초까지 8% 빠지며 코스피 수익률(-3.58%)보다 하락 폭이 컸다. 증권 지수 하방압력을 키운 것은 부진한 1분기 실적이 요인으로 꼽힌다. 증시침체로 거래대금이 급감했고 위탁매매수수료와 운용 손익 등이 감소하며 증권사 실적은 대폭 줄었다.

부진한 실적, 자사주 매입으로 돌파구


미래에셋·신영 등 자사주 매입 행렬… 주가 방어?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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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증권사들이 늘었다. 가장 먼저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1월 27일 836억원 규모의 자기 주식 취득 결정을 공시했다. 키움증권도 같은 달 439억5000만원 규모 자사주 매입에 이어 5월엔 348억4000만원어치를 사들인다고 밝혔다. 대신증권과 DB금융투자도 각각 244억5000만원(2월 28일)과 39억7150만원(3월 8일)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신영증권도 5월 10일 보통주 57억1000만원어치와 우선주 28억5500만원어치 매입에 나섰다.

이 같은 자사주 매입에도 미래에셋증권(-5.3%)과 신영증권(-5.14%)은 올들어 5월 말까지 5% 이상 주가가 빠졌다. 특히 키움증권(-13.73%) DB금융투자(-11.32%) 대신증권(-10.29%) 등의 주가 하락은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하락폭(-8.13%)보다 더 컸다.

통상 자사주 매입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매입 자체만으론 주가 상승의 절대적 호재는 아니다. 자사주 소각까지 이어지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렵다. 소각은 유통 물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지만 자사주 매입은 잠재적 물량으로 남아있어 소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물량이 스톡옵션 등으로 활용돼 추후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향후 기업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가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면 일반투자자들은 이를 매도기회로도 여길 수 있다.

실제 키움증권이 지난 1월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이후 장내매수에 나선 기간인 지난 2월 3일(종가 9만2400원)부터 5월 초(9만3300원)까지 주가가 1% 남짓 올랐다. 하지만 이후 다음 자사주 매입 발표 전까지는 10.83%나 급락했다. 대신증권도 마찬가지다. 대신증권은 지난 3월 초부터 5월 말까지 장내에서 보통주 150만주, 총 279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하지만 이 회사 주식은 3월 2일 종가 기준 1만6950원에서 3월 7일 1만8100원까지 반짝 반등했지만 6월 현재 1만6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신영증권 역시 올 3월 말까지 6만원대 초반을 유지해 오던 주가가 4월 이후 5만원대 후반으로 빠지자 5월 11일부터 8월 10일까지 3개월 동안 보통주 10만주와 우선주 5만주 등 모두 46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5만6000원대까지 떨어졌던 이 회사 주가는 자사주 매입 발표 후 하락을 멈췄고 현재 5만6000~5만7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반면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에 나선 메리츠증권은 같은 기간 15.83% 상승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3월 자사주 소각을 전제로 총 3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하고 취득을 완료했다. 지난해 3월 매입한 1000억원 자사주는 올 3월 소각 공시를 발표했다.

증권사들은 표면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내세우지만 주주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가기 위해선 소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자는 자사주 취득이 가져오는 일시적인 효과가 아닌 기업의 장기적 가치에 기반해 주주환원 효과를 평가해야 한다"면서 "공시 이후 기업의 실제 취득 현황과 재처분 여부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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