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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화물연대 파업에 '전운' 감도는 완성차업계

권가림 기자VIEW 7,3162022.06.1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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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화물연대 파업에 '전운' 감도는 완성차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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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안전 운임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서면서 산업 현장 곳곳이 신음하고 있다. 철강 제품을 비롯해 시멘트 등의 출하량이 급감하는 등 물류 차질이 이어졌다. 주류·유통업계에서도 소주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비상이다.

거리가 있어 보이는 완성차업계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화물연대 총파업이 업계의 임금·단체협약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달 1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6만52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수당 현실화 ▲신규 인원 충원 ▲정년 연장 ▲고용 안정 등을 요구했다. 현대차 노조의 기본급 인상 요구안은 지난해 요구안(7만5000원)의 2배를 넘는다.

한국지엠(GM) 노조도 최근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2022년 임금·단체협약 요구안'을 확정했다. 노조는 금속노조 요구안인 ▲월 기본급 14만2300원 정액 인상 ▲성과급 통상임금 400%를 요구했다. 기본급은 지난해 인상폭(3만원)의 4배를 웃돈다.

특히 올해는 임금피크제 폐지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노조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임금피크제를 없애고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계해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르노코리아 노조도 임금피크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만 54세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데 그 이후엔 매년 임금이 10% 깎인다.

르노코리아 노조는 ▲기본급 9만7472원 인상 ▲일시금 500만원 지급 ▲정기상여 인상 ▲고용안정합의서 별도 작성 등도 요구하고 있다.

생산과정이 단순화되는 전기자동차 시대를 맞아 사측은 난감하다.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부품은 3만여개에 이르지만 전기차는 이보다 37%가량 적은 부품이 사용된다. 생산 인력 20~30%도 유휴인력이 될 수 있다.

올해는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한국지엠, 르노코리아 등에도 강성 노동조합 집행부가 들어서 임단협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각사 신임 노조위원장들의 공약엔 전기차 시대에 고용 안정을 보장해 달라는 내용을 사측에 요구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기아는 자동차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내용도 있다고 한다.

반도체난이 올 3분기부터 개선될 것이란 전망 속에 완성차업계는 임단협을 진행해야 한다. 업계에선 노사 간 간극이 커 노조가 파업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와 반도체난으로 차 생산이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완성차기업들이 노사 문제로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에 발목을 잡히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수 있다.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기에 도태되지 않으려는 완성차업계 몸부림도 이해된다. 주요 국가들은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를 단종한다고 선언했다. 현대차도 2040년까지 국내 생산 차를 100%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에 '2035년 무공해차 전환' 공약을 담아 중장기 전동화 전략이 앞당겨지는 것은 불가피해졌다.

친환경차가 완성차의 주류가 된 만큼 노사 간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파업으로 치달으면 급변하는 세계 시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노사 모두 실리를 얻기 힘들 것이다. 정부도 고용구조 변화 대응, 기존 인력 재교육 등 방안이 담긴 모빌리티 종합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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