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전기차 잘 팔리는데 수소차 왜 만들지?

[머니S리포트-뛰는 전기차, 준비 마친 수소②] 전기차보다 '출력·충전속도' 우월… 미래 성장 가능성↑

권가림 기자VIEW 17,1252022.06.05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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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시장이 내연기관자동차에서 친환경자동차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서 있다. 현대자동차는 기존 내연기관차와 더불어 다양한 친환경차 라인업을 갖추며 세계 자동차시장의 새로운 선도자를 자처한다. 그 중심에는 올해 유럽에서 각종 상을 휩쓴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와 세계 판매량 1위 수소차 넥쏘가 자리한다. 두 친환경차는 모두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호평받은 모델이지만 아직은 아이오닉5가 모든면에서 넥쏘를 압도한다. 현대차 역시 수소차보다는 전기차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는 수소차 방향성 전환을 조언하지만 현대차의 생각은 다르다. 현대차는 수소차의 도약을 위해 잠시 '숨 고르기'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현대차의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사진= 현대차
현대차의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사진=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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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전기차 잘나가는 현대차, 수소차는 잰걸음

②전기차 잘 팔리는데 수소차 왜 만들지?

③고전하는 수소차, 전기차 따라잡으려면?

전기자동차는 날개 돋친 듯 팔리는 데 반해 수소자동차의 인기몰이는 주춤하다. 아직 사업성이 없다고 보고 수소차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완성차업체들도 줄고 있다. 정부가 올해 수소차 지원예산까지 줄여 수소차 관련 사업의 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친환경성에 더해 높은 출력을 갖춘 수소차의 미래 가치를 고려하면 전기차와 함께 차세대 동력으로 키워야 한다고 본다.

보조금은 남고 예산은 삭감
/그래픽=이강준 기자
/그래픽=이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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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소차 판매량은 6781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기차 판매량(16만8022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친환경차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한 비중이 33.4%에 달했지만 수소차는 1.4%에 그쳤다.

완성차업계는 최근 수소 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었고 윤석열 정부까지 수소산업 육성 의지를 밝혀 수소차 지원에 대한 기대를 키워왔다.

환경부가 수소차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엇박자가 나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2회 추경예산안에서 수소차 보급 예산을 기존 6795억500만원에서 4545억500만원으로 줄였다. 기존 수소 승용차 보급 목표를 2만7650대에서 1만7650대로 1만대 낮춘 것에 따른 것이다.

수소차 인기도 한풀 꺾였다.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올해 수소차 보조금 예산을 집행하는 지방자치단체 118곳 중 마감된 곳은 27곳에 불과하다. 하루 만에 보조금이 모두 소진된 지자체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치솟는 전기차와는 다른 분위기다.

국내 유일 수소 승용차인 현대자동차 넥쏘의 올해 1~4월 판매량은 2708대로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출 대수는 56대로 89% 급감했다.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만한 새로운 수소차 모델도 없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수소차에 탑재하기 위한 3세대 수소연료전지의 개발을 일시 중단했고 일본 혼다는 수소차 '클래리티'를 지난해 단종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승용 수소차는 현대차 넥쏘, 토요타 마라이만 남았다. 두 차종의 지난해 판매량은 1만7400대에 그친다.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에 집중하면서 수소차는 판매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전문가들은 수소차 개발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수소차가 장기적으로는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전기차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기차의 동력원인 전기를 만드는 데는 화력과 원자력 발전 등이 필요하다. 수소차는 수소탱크에 저장된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만들어 구동한다. 이 과정에서 수소차는 유해가스가 아닌 물만 배출한다.

수소는 '고갈되지 않는 에너지'란 점에서도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로 꼽힌다. 수소는 물을 열분해해 만들 수 있어 사실상 무한 공급이 가능하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전기차 보급률이 20~30%로 올라갔을 때 원전을 더 짓기 전엔 전력 수급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술로는 수소 생산 과정이 전기보다 친환경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데 이는 풀어야 할 숙제다. 액화천연가스(LNG)를 개질해 수소 1kg을 생산하는 과정에 5.5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효영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 분해하는 수전해 방식 개발이 서둘러 필요하다"면서도 "연료 사용 방식을 고려하면 수소차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기차·수소차 개발 반드시 병행돼야"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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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는 가볍고 열량이 높아 효율성이 크다.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300~400km를 이동할 수 있지만 수소차는 6kg의 수소를 탑재하면 600km를 달릴 수 있다. 충전속도도 빠르다.

전기차 충전은 외부 전기 공급으로 리튬이온이 화학반응을 일으켜야 되기 때문에 수십 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수소차 충전은 이러한 화학반응 없이 압축된 수소를 연료 탱크에 채우기만 하면 돼 때문에 3분 정도면 완충이 가능하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넥쏘는 1회 충전으로 610km를 달리는데 수소탱크 무게는 150kg"이라며 "전기차로 넥쏘 만큼의 주행거리를 확보하려면 배터리 무게는 800kg이 넘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버스 배터리 무게는 2톤에 이르게 되는데 이는 소형차 2대 무게"라며 "겨울철 기온이 영하 5.6도로 떨어지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최소 30~40% 감소한다"고 했다. "겨울이 있고 산악지역인 한국선 전기차 한계가 드러날 것"이라며 "전기차와 수소차 개발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라도 완성차업계가 수소차 개발을 이어가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이호근 교수는 "전기차 판권은 해외에서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차 값의 40%를 차지하는 전기차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3사가 개발하고 있지만 중국 굴기에 부가가치가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소차는 99%가 국내 기술"이라며 "전기차처럼 진입장벽이 낮지도 않고 수소차에 대한 중국의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없어 부가가치를 확보하기 유리한 시장"이라고 했다.

정부의 지원도 지속돼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이효영 교수는 "8000~9000원인 수소 연료 1Kg 가격을 2000원대로 낮춰야 한다"며 "글로벌 기업들은 수소 가격을 낮추기 위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촉매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소차 상용화는 무엇보다 '수소 가격' 인하가 중요한 만큼 정부 차원의 연구개발 지원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항구 호서대 기계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윤 정부는 친환경차 보급 방향을 뚜렷이 밝혀 기업들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투자·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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