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성비위'에 고개 숙인 민주당…'이재명 효과' 무색?

서진주 기자VIEW 2,6872022.05.14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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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잇딴 성비위 논란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위기를 맞았다. 사진은 지난 12일 천안 서북구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성비위 혐의로 제명한 박완주 의원 사태에 대해 사죄하는 더불어민주당.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잇딴 성비위 논란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위기를 맞았다. 사진은 지난 12일 천안 서북구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성비위 혐의로 제명한 박완주 의원 사태에 대해 사죄하는 더불어민주당.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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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를 20일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박완주 의원의 제명을 비롯해 잇단 성비위로 휘청거리고 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때의 악몽이 2년 만에 재현될 조짐이 보이면서 지방선거 필승 카드로 꺼낸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보궐선거 차출'도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아울러 지방선거에 초대형 악재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 많다.

지난 12일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국회에서 비공개로 긴급 회의를 열어 박 의원 제명을 의결했다. 민주당은 2차 가해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혐의는 밝히지 않았지만 박 의원 제명 사유를 '당내 성비위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박원순·오거돈 사태' 이후 성범죄 무관용 원칙과 성평등 조직문화 혁신을 내세우며 했던 재발방지 노력이 지방선거를 눈 앞에 두고 무색해졌다는 점에서 민주당에게 치명적인 요소가 됐다. 이에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MBN '프레스룸'에 출연해 "저희가 어느 정당 못지 않게 성평등 교육 등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안이 발생해 참 난감한 경우"라고 전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2일 충남 천안에 위치한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시민과 도민 여러분이 기대했던 좋은 정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90도 사과'를 했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도 "성폭력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고 당내 성비위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또 사고가 터졌다"며 "민주당을 대표해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허리를 숙였다. 윤 위원장과 박 위원장은 개소식 참석 후 서울로 돌아와 재차 대국민 사과 입장문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의원들의 잇따른 성비위 논란에 휘청거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성비위 사건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는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의원들의 잇따른 성비위 논란에 휘청거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성비위 사건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는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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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 제명 외에도 '짤짤이' 해명으로 논란이 된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발언 의혹과 김원이 의원실 전 보좌관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은 피해자의 지속적인 2차 가해 호소 등 민주당 내 성비위 문제는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을 성비위 혐의로 당에서 조사 중이라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당에 어떠한 신고도 접수된 바 없다. 따라서 조사나 논의가 진행된 바도 없다"고 부인했지만 모 초선 의원이 성비위 혐의로 당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와 전직 시의원이 모 의원에 대한 성추행 의혹 청원을 당에 접수했다는 보도가 회자되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정권교체가 된 시점에서 성비위 문제까지 겹치며 지방선거에 대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 속에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녹록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

대선 당시 윤 대통령과 초접전 승부를 펼치며 국민 절반의 지지를 받은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을 보궐선거 선수로 등판시킨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 위원장이 인청 계양을에서 보궐선거 선수로 직접 뛰는 동시에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전국 선거를 지원함으로써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승기를 잡고 이를 각 지역구로 확산시킬 구상이었다.

하지만 잇딴 성비위 논란을 계기로 '박원순·오거돈 사태'가 재소환되며 이른바 '더듬어만진당' 프레임에 갇혔다. 이에 '이재명 효과'는커녕 이 위원장까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같은 우려 때문인지 이 위원장은 직접적인 언급은 삼가하며 이번 사태에 거리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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