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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필요할 때만 삼성 찾는 정부… 이재용 사면 결단해야

이한듬 기자VIEW 4,8462022.04.2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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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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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특별사면을 놓고 여론이 뜨겁다. 경제5단체가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정부에 사면복권을 요청한 기업인 명단에 이 부회장 이름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사면을 찬성하는 진영은 국내외 경제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을 사면해 위기극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반대 진영에선 '공정'을 문제로 사면이 이뤄져선 안된다고 맞선다.

이 같은 논쟁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출범한 문재인 정부 내내 반복돼 온 것이다. 하지만 현 정부에서 다섯 차례 진행된 특별사면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은 이뤄지지 않았다.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박근혜 전 대통령마저 지난해 말 사면복권됐지만 이 부회장은 제외됐다.

권력을 이용해 기업에 뇌물을 요구한 인물은 풀려나 복권까지 됐는데, 요구를 당한 사람은 사면받지 못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정부가 유독 이 부회장에게만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정부는 위기의 순간엔 이 부회장과 삼성에 기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지난해 8월 가석방됐다. 당시 법무부는 가석방 사유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차원"이라고 언급했다.

청와대 역시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특히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들도 많다"면서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여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사실상 재계 1위 기업인 이 부회장에 경제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달라고 부탁한 셈이다.

이 부회장은 즉각 투자로 답했다. 가석방 출소 11일 만에 향후 3년간 반도체·바이오·로봇 등 첨단산업에 총 24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신규 고용하는 내용의 투자 및 고용계획을 발표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추진하는 청년일자리 프로젝트에도 응답해 3만개 일자리 추가 창출도 약속했다.

시민단체들이 이 같은 이 부회장의 활동이 취업제한 위반이라고 반발하자 법무부는 오히려 참고자료까지 배포해가며 이 부회장 편을 들었다. 이 부회장이 미등기 임원이기 때문에 회사법령 등에 따른 영향력이나 집행력을 갖지 않아 취업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리였다. 기존까지는 이 부회장이 미등기 임원이지만 사실상 삼성에 대한 영향력이나 지배력이 높은 총수라며 온갖 사정칼날의 표적에 올렸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경제계는 현재 미중 갈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국내 경제가 '퍼펙트 스톰'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삼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은 그 동안 국가 위기의 순간 재계 1위 기업의 책임을 다 해왔다. 경제위기 순간에는 천문학적인 투자로 활력을 불어넣었고 코로나19 위기에서는 마스크, 백신, 진단키트, LDS 주사기 등의 개발과 보급 확대에 앞장서며 위기 극복에 앞장섰다. 골든타임을 놓치기 전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을 결단해 위기극복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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