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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만 큰 공룡은 멸종… “빅테크 잡자” 바빠진 신한·KB·하나·우리·농협

[머니S리포트- 진격의 카카오·토스… 핀테크 금융전쟁]④ 판 뒤흔드는 ‘금융 메기’

강한빛 기자VIEW 10,4102022.04.25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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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와 토스 등 핀테크 기업들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금융 플랫폼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를 등에 업고 4대 금융지주와 비견될 수준까지 급성장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로 은행업에 진출한데 이어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페이손보 등 전방위적으로 금융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토스 역시 뱅크, 증권, 보험을 토스앱 하나로 연결한 ‘슈퍼앱’ 전략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금융 메기’의 등장에 기존 금융사들은 디지털 전환에 가속 패달을 밟는 등 고객 사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금융 메기’ 카카오와 토스는 기존 금융판을 뒤흔든 것을 넘어 이전과 다른 생태계의 탄생을 앞당겼다. 혁신 없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게 새로운 ‘금융 판도’의 법칙이다./사진=이미지투데이
‘금융 메기’ 카카오와 토스는 기존 금융판을 뒤흔든 것을 넘어 이전과 다른 생태계의 탄생을 앞당겼다. 혁신 없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게 새로운 ‘금융 판도’의 법칙이다./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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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 절대 강자 카카오뱅크… 토스, ‘수퍼앱’으로 맞불

② 카카오페이증권 vs 토스증권, ‘혁신’ 무기로 맞대결

③ “어서와 이런 복지는 처음이지?” 카카오·토스 파격 복지 살펴보니

④ 덩치만 큰 공룡은 멸종… “빅테크 잡자” 바빠진 금융사



‘금융 메기’ 카카오와 토스는 기존 금융판을 뒤흔든 것을 넘어 이전과 다른 생태계의 탄생을 앞당겼다. 혁신 없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게 새로운 ‘금융 판도’의 법칙이다. 기존 금융사들도 예외일 순 없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디지털 금융 강화’를 과제로 꼽았고 직원들에게 카카오, 토스를 콕 집어 벤치마킹할 것을 당부했다. 아무리 큰 공룡이라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멸종할 수 있을 것이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지주 수장들 “변해야 산다”

덩치만 큰 공룡은 멸종… “빅테크 잡자” 바빠진 신한·KB·하나·우리·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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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금융지주 수장들의 신년사에는 ‘디지털 금융 강화’가 단골 과제로 언급돼 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금융이 확산되자 빅테크에 대항하기 위해 디지털화로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고객 이탈을 막고 손바닥 안에서 이뤄지는 미래금융 패권전쟁에서 뒤쳐지지 않겠다는 의미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KB스타뱅킹이 그룹의 슈퍼앱으로 자리잡고 계열사의 앱들과 상호 연계와 보완을 강화하도록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 특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전 세대에 걸친 고객들이 일상에서 우리의 플랫폼을 가장 먼저 떠올리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 역시 “금융의 본질은 고객에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차별화된 디지털 사업을 추진하자”고 당부했다.

금융지주의 비전엔 빅테크에 자칫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담겨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기존 금융사들이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지만 인터넷 은행과 빅테크의 새로운 시도가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진단했고 손병환 회장도 “토스나 카카오의 노력과 사업추진 자세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존 금융사들이 빅테크와의 경쟁을 위해선 기존 체계와 관습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게 이들의 중론이다.

배우는 혁신… “우리도 카카오·토스처럼”

최근 삼성 금융계열사(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자산운용)는 ‘삼성 파이낸셜 네트웍스’라는 공동 BI(브랜드아이덴티티)를 구성했다./사진=삼성금융네트웍스
최근 삼성 금융계열사(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자산운용)는 ‘삼성 파이낸셜 네트웍스’라는 공동 BI(브랜드아이덴티티)를 구성했다./사진=삼성금융네트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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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들은 빅테크와의 경쟁을 위해 대대적인 새판짜기에 나섰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계열사 ‘카카오공동체’로 시너지를 내고 토스가 하나의 앱에서 토스뱅크, 토스증권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원앱’ 전략을 구사하자 이들 기업의 이 같은 전략을 자사로 끌어들이고 있다. ‘앱 군살 빼기’가 대표적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증권·손해보험·카드 등 6개 계열사의 주요 서비스를 한 곳에 모은 앱 ‘KB스타뱅킹’을 선보였고 신한은행은 2018년 ‘신한S뱅크’ ‘써니뱅크’ ‘스마트실명확인’ 등 6개 앱을 하나로 합친 앱 ‘신한 쏠’로 개편했다.

최근 삼성 금융계열사(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자산운용)는 ‘삼성 파이낸셜 네트웍스’라는 공동 BI(브랜드아이덴티티)를 구성했다. 기존에도 계열사 사이 협업은 있었지만 느슨한 연대에 바짝 힘이 들어간 것은 소비자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이들 삼성 계열이 내놓은 첫 서비스는 통합 앱 ‘모니모’다. 각 사가 앱에서 제공하던 간편결제, 보험료 청구, 내 자산 보기, 현금 포인트 등의 기능을 한데 모은 것으로 하나의 계정으로 삼성금융 4사(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의 거래현황을 살필 수 있는 게 강점이다.

금융권에선 모니모가 고객수를 등에 업고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의 대항마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모니모는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각 모바일 채널의 중복 가입자 수를 빼더라도 최소 약 23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토스(2200만명)를 넘어서는 규모다.

삼성 금융 관계자는 “업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생존을 위한 경쟁과 협력이 일상화되고 있다”며 “미래를 고민해 온 삼성도 이번 금융사 간 협업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기존 금융사와 빅테크의 경쟁은 ‘금융의 판’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진단이 나온다. 치열한 경쟁은 금융업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고객에게 좀 더 이로운 금융서비스 개발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전통 금융사들 입장에선 시장 점유율을 뺏길 염려, 특히 젊은 금융고객층이 이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겠지만 경쟁력을 위해 앱을 손질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 과정을 통해 금융사 자체 경쟁력이 상승되고 고객은 좀 더 좋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쟁이 제한적이던 금융 분야에 빅테크의 등장으로 새로운 경쟁구도가 갖춰지게 된 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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