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르포] 썰렁한 법원 경매… 고가 아파트보다 빌라에만 '관심'

[서울북부지법 경매법정 가보니] 눈길 끄는 매물도 없어 참가자 20여명 불과… 아파트 죄다 유찰

신유진 기자VIEW 23,9672022.04.01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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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0일 찾은 서울 도봉구 도봉동 서울북부지방법원 경매법정 전경. /사진=신유진 기자
지난 3월 30일 찾은 서울 도봉구 도봉동 서울북부지방법원 경매법정 전경. /사진=신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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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0일 서울 도봉구 도봉동에 위치한 서울북부지법 법정동 1층 경매법정 101호. 대기석엔 10여명 정도의 경매 참가자들이 앉아 있을 뿐 전반적으로 한산했다. 이날 경매법정을 찾은 이들은 대부분 50~60대 이상 남성들로, 50~60대로 보이는 여성 2명도 자리했다.


참가자들은 입찰 실시 전 저마다 당일 경매로 나온 물건을 정리한 노트와 수첩을 보고 있었다. 자신을 50대라고 소개한 남성 참가자 장모씨(서울 도봉구 거주)는 경매법정만 3년 간 다녔다고 했다. 장씨가 이날 입찰한 물건은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빌라(다세대주택)였다.


그는 그동안 입찰에 100번 가량 나섰고 지난해에만 5번 낙찰받았다고 했다. 경매의 경우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큰 아파트보다는 빌라와 같은 다세대에만 입찰해 왔다는 장씨는 "코인, 주식 등 여러 재테크를 해봤지만 부동산만큼 정직했던 재테크 수단은 없었다"고 했다.

경매 시작인 오전 10시가 되자 참가자들은 20여명으로 늘었고 하나둘씩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참가자들은 칸막이에 들어가 입찰 서류를 작성하고 황색 봉투에 서류를 넣어 입찰함에 넣었다. 11시 10분이 되자 개찰이 시작됐고 조용해진 법정은 긴장감이 돌았다.

북부지법 101호 경매법정 앞 로비. / 사진=신유진 기자
북부지법 101호 경매법정 앞 로비. / 사진=신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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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 빌라에 8명 응찰… 감정가의 77%대에 낙찰
이날 경매에 나온 물건은 아파트 2개, 연립·다세대 8개, 오피스텔 1개, 상업시설 4개, 토지 2개 등 총 17건. 이 중 응찰자가 가장 많았던 매물은 강북구 수유동 다세대주택으로 모두 8명이 입찰에 참여했다.


해당 물건의 최초 감정가는 1억6995만원으로, 2회 유찰에 따라 이날 최저가는 1억876만8000원이었다. 개찰 결과 낙찰가는 1억3160만원. 낙찰가율(최저입찰가 대비 낙찰가)은 77%였다. 낙찰자는 2위(1억2700만여원)보다 불과 438만9000원 더 써내서 해당 물건의 새로운 주인이 됐다.


역시 이날 매물로 나온 성북구 정릉동 '정릉풍림아이원'과 노원구 월계동 '녹천역두산위브' 등 아파트의 경우 모두 유찰됐다. 녹천역두산위브는 감정가 9억9000만원, 경매 최저가는 6억3360만원이었다. 나름 브랜드 아파트였지만 선위 임차인으로 인해 참가자들이 꺼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30일 찾은 서울 북부지법 경매법정 101호 내부. 당일 참가자들이 많지 않아 법정이 썰렁했다. /사진=신유진 기자
지난 3월 30일 찾은 서울 북부지법 경매법정 101호 내부. 당일 참가자들이 많지 않아 법정이 썰렁했다. /사진=신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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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97.3%… 1년 만에 100% 아래로 하락 
1일 부동산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경매 진행건수는 7888건으로 전월(8411건) 대비 6.2% 감소했다. 낙찰률은 41.0%로 한 달 전(36.4%)보다 4.6%포인트 올랐다. 법원경매 낙찰률이 40%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만이다. 낙찰가율은 78.9%로 전달(78.3%)과 비슷했다.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낙찰가율이 지난해 8월 117%를 찍은 후 점차 하락해 올 2월 102%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는 2월 낙찰가율이 평균 97.3%로 1년 만에 100% 아래로 떨어졌다. 낙찰률 역시 지난해 7~11월에 70%를 웃돌았지만 올들어선 50%대로 하락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법원경매시장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졌다"며 "올해는 거의 아파트 물건도 없고 특히 서울 북부법원의 경우 입찰 희망자들을 자극할 만한 매물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7년간 집값이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 우상향을 했는데 장기 상승으로 인한 피로감이 있는 만큼 올해가 (집값이) 조정받을 수 있는 첫 해가 될 수 있다"며 "지난해가 집값 상승의 정점으로 판단되고 올해는 정권 교체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리면서 조정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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