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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머니] 리볼빙, 오늘의 동아줄이 내일의 이자폭탄?

강한빛 기자VIEW 1,7822022.03.08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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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찬 기자
그래픽=김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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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A씨는 얼마 전 카드사로부터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이벤트 문자를 받았다. 상환이 비교적 자유로워 결제 부담이 적은 데다 신용보호는 물론 이달 신청할 경우 편의점 할인 쿠폰까지 얹어준다는 내용이었다. 연초 신용카드 소비가 늘어 결제 대금 걱정이 늘어나던 차 딱이란 생각이 들었다. 카드사의 설명만 들으면 마치 할부와 비슷한 것 같은데 리볼빙, 정말 괜찮을까?

리볼빙은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을 뜻한다. 즉 신용카드의 결제금액 중 일부만 먼저 내고 나머지는 미뤄 갚을 수 있는 서비스다. 잘만 사용하면 당장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이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동아줄'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고금리. 리볼빙은 높은 이자율이 적용돼 향후 부채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리볼빙을 이용할 예정이라면 약정 시 계약 조건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리볼빙 이용자수는 2018년 말 266만명, 2019년 말 284만명, 2020년 말 269만명, 지난해 6월 말 274만명으로 증가세다. 이 기간 이용금액도 늘었다. 2018년 말 6조원, 2019년 말엔 6조4000억원, 2020년 말엔 6조2000억원, 지난해 6월 말엔 6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리볼빙은 결제 금액 중 일부만 먼저 내고 이월해 갚는다는 점에서 할부와 비슷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돈을 갚는 횟수의 유무로 차이가 난다. 할부는 상환기간이 정해져있고 결제일마다 갚아 나가는 방식이지만 리볼빙은 전체 대금을 나눠서 내고, 분할 결제 기간이 따로 정해져있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먼저 리볼빙을 신청하면 약정결제비율을 정하게 된다. 이는 결제일에 내는 금액의 비율을 뜻한다. 10%~100% 범위 내에서 10% 단위로 조정할 수 있다.

만약 A씨가 신용카드 리볼빙 서비스에 가입하면서 약정결제비율을 10%로 신청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번 달 내야하는 카드값이 100만원이라면 이달엔 10%인 10만원을 납부, 나머지 90만원은 다음 달로 이월된다. 다음 달에도 100만원을 쓴다고 가정한다면 이월된 90만원까지 카드대금은 총 190만원이 된다. 여기에 이 금액의 10%인 19만원을 내고 나머지 171만원은 또 그 다음 달로 이월되는 식이다. 이처럼 한 번에 내는 비용이 줄어드니 일시상환 부담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지만 이용기간이 길어지면 이월금액이 쌓이게 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높은 이자율도 주의해야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지난해 4분기 기준 결제성 리볼빙 평균 금리는 14.76~18.5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평균 금리 수준12.10~14.94%보다 높은 수치다. 리볼빙 평균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롯데카드, 가장 낮은 곳은 하나카드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리볼빙 가입·이용 시 '소비자 체크리스트' 확인을 권유하고 있다. 먼저 소비자는 자신도 모르게 리볼빙에 가입된 것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금감원에 접수된 리볼빙 민원 중엔 '신청하지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리볼빙에 가입됐다'는 내용이 다수를 차지했다. 카드사의 설명 부족, 소비자 오인, 만기 후 자동갱신 등 다양한 사유로 소비자가 리볼빙 약정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비자는 리볼빙 가입여부를 수시로 확인하고 자신도 모르게 가입됐다면 카드사 고객센터 등을 통해 해지 요청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리볼빙에 가입할 경우라면 안내문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실제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 중엔 리볼빙을 단순히 결제금액 이월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신용카드 리볼빙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 제고와 알 권리·선택권 보장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리볼빙 민원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신용카드사의 리볼빙에 대한 충실한 설명의무 이행과 내부통제 강화를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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