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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실손보험 적자 누구 책임인가

전민준 기자VIEW 3,2702022.01.03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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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실손보험 적자 누구 책임인가
고객님, 2022년 실손의료보험료(실손보험료)가 15~20% 오를 수 있으니 미리 공지합니다. 추후 금융감독원과 실손보험료 인상안을 마련하는 대로 갱신계약서와 함께 재공지할 예정이오니 사전 숙지 바랍니다.” 

지난달 중순 실손보험에 가입한 기자의 지인이 보험사로부터 받은 전자우편 내용이다. 최근 보험사들은 실손보험료 인상을 소비자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있다. 

매년 치솟는 실손보험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선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32.3%로 전년동기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보험료 수입이 100원이면 130원이 넘는 보험금이 지급돼 30원 이상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보험사들은 금융당국과 마련한 실손보험료 최종 인상안과 납입보험료를 올해 1월 중 가입자들에게 공지할 예정이다.  


매년 12월이면 실손보험료 인상 여부를 놓고 금융권이 떠들썩하다. 대규모 실손보험 적자에 시달리는 보험사들은 어떻게든 보험료를 올리려 안간힘을 쓰고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을 압박하기 바쁘다. 

특히 선거를 앞둔 시기면 보험료 인상 이슈는 더욱 예민해진다. 해마다 실손보험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병원을 거의 방문하지도 않으면서 실손보험료만 꼬박꼬박 내온 선의의 피해자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실손보험 가입자의 62.4%인 2181만명이 보험금을 한 푼도 청구하지 않았다. 반면 전체의 2.2%인 76만명이 각 1000만원 넘는 보험금을 타냈다. 

백내장, 도수치료 등 비싼 비급여 치료를 받기 때문이다. 지난해 252차례 병원에 가서 7419만원의 보험금을 받은 30세 가입자의 사례가 있었다.일부 과잉 진료 가입자로 인해 보험사 손해가 커지고, 대다수 가입자의 보험료가 폭등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결국 상당수 고객은 보험금을 한번도 타지 않고도 보험료 인상 부담을 져야 하는 것이다. 

이에 줄줄 새는 실손보험금을 막기 위한 대책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실손보험료 상승을 낮추기 위해선 실손보험 적자 주범으로 꼽히는 백내장 수술,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 항목의 대규모 보험금 지급 기준을 우선 정비해야 한다. 

의료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비급여 진료 횟수가 증가해 보험사에서 지급하는 보상금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779억원에 불과했던 백내장 수술 실손보험금은 2021년엔 15배가량 급증한 1조1528억원으로 추산된다. 일부 병원들의 허위 과장광고 등 불법적인 환자 유인 활동이 이어지면서 비급여 항목의 과잉진료에 따른 보험금 지급 규모가 커진 것이다. 

과잉진료를 잡겠다는 정부와 검찰, 공정거래위원회의 대처도 유명무실하다. 2021년 9월 손해보험사들이 백내장 수술로 실손보험을 악용한 5개 안과병원을 공정위에 제소한지 4개월이 됐지만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그 사이 선의의 고객들은 보험료 인상이라는 부담을 그대로 떠안고 있다. 

3800만명의 건강을 책임졌던 실손보험이 많이 아프다. 지금과 같은 상태가 이어진다면 보험사가 큰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매년 이어지는 실손보험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정부와 보험사, 의료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



전민준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전민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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