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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유 전동킥보드, 편의보다 ‘안전’이 우선

제도권 교통수단으로 성장… 허가제로 바꿔야

박찬규 기자VIEW 2,9992021.12.28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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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유 전동킥보드, 편의보다 ‘안전’이 우선
전동킥보드를 비롯한 개인형 이동수단(PM·Personal Mobility)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2021년 5월13일부터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시행하자 모빌리티업계는 규제가 심하다는 볼멘소리를 냈다. 이후 일부 해외 업체가 사업을 포기하고 한국을 떠났다.


이는 정부가 새로운 산업으로 떠오른 PM업계에 매우 부적절한 규제를 가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게 모빌리티업계의 또 다른 견해도 있다. 같은 유형의 사업을 영위하는 업계 내에서도 PM을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린다.
 

이처럼 업계 내에서도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에는 관련 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부작용을 지목할 수 있다. PM업계는 스스로를 스타트업일 뿐이고 시장규모는 매우 작은 것처럼 포장한다. 하지만 전동킥보드가 보급되기 시작한 지 몇 년 만에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 가는 2위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여기에는 업계 주장과 달리 규제가 지나치게 허술했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그동안 한국의 공유 전동킥보드는 분명 ‘돈’이 되는 사업이었다. 사업 허가를 받아야 하는 유럽과 달리 한국은 단지 등록만 하면 됐다. 게다가 안전 관련 규제도 허술해서 전동킥보드를 ‘깔아놓기만 하면 되는’ 사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는 게 업계 내부의 지적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 업체들은 특정 지역에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투자자 유치에 집중했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하는 것보다 투자금에 대한 부담이 적었다. 킥보드를 보관하고 정비할 창고와 이를 운반할 트럭 등 최소한의 투자만으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는 뜻이다.


현재는 전동킥보드 이용 규칙(규제)이 여럿 생겼다. 과거와 달리 이용자는 헬멧을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자전거도로로만 이동해야 한다. 이용을 마친 뒤 주차하는 곳도 제한이 시작됐다. 이용자 안전과 킥보드 사후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모빌리티업계 일부에서는 ‘등록제’가 아닌 ‘허가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현재 국내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는 15여곳이며 이들이 운영하는 킥보드 수는 10만여대로 알려졌다. 게다가 PM 가해사고가 1년 새 2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다 강한 규제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분별하게 시장의 덩치만 키울 게 아니라 각 운영사의 책임도 함께 키워 시장 성숙도를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싱가포르는 아예 공원을 비롯한 공공시설 중심으로 공유 전동킥보드 이용 가능구역을 정해놨다. 유럽 일부에선 업체의 안전 정책과 관련 애플리케이션 개발능력 등을 종합평가해 사업을 허가한다.


허가제가 도입되면 해당 서비스 지역 수요에 따라 투입되는 킥보드 대수를 조절할 수 있다. 서비스 업체의 책임이 커져 사후관리에도 더욱 신경 쓰게 된다. 만약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위법한 행위를 했을 땐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 있어서다.


국내 PM 시장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은 빠르게 성장해 제도권 이동수단으로 자리했다. 제도권으로 들어온 만큼 이용자들의 안전과 공공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 업체는 빠르게 퇴출되도록 더욱 엄격한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박찬규 기자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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