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이산가족 상봉 위해 필요시 '프라이카우프' 적극 검토"…인권위 보고서

서독의 비밀 석방사업…동독에 1인당 5000여만원 지불 이명박 정부 시도하다 무산…류길재·이완구도 '검토' 언급

뉴스1 제공2021.11.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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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날인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에서 남측 동생 강후남(79) 가족과 북측 언니 강호례(89)의 가족들이 대화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8.26/뉴스1 © News1 뉴스통신취재단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날인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에서 남측 동생 강후남(79) 가족과 북측 언니 강호례(89)의 가족들이 대화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8.26/뉴스1 © News1 뉴스통신취재단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필요시 '프라이카우프'를 적용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 연구용역 보고서가 나왔다. 프라이카우프란 동독에 돈을 주고 정치범을 돌려받았던 서독의 석방사업을 말한다.

29일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달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북한인권 관련 국가정책 분석 연구용역 보고서'가 제출됐다. 인권위는 "이 보고서는 연구용역수행기관의 결과물로서 국가인권위원회의 입장과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3기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은 북한이탈주민 인권 증진과 함께 국군포로·납북자·이산가족 등의 인권 현안을 해결한다는 목표를 포함했으나 2019년 이후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고 특히 코로나19 이후로 상봉이 어려워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이산가족 교류 신청인은 전체 13만3530명인데 이 중 8만6212명이 사망하고 4만7218명이 생존한 상황이다. 생존자 중에서도 70세 이상이 85.6%에 이른다. 90세 이상은 26.6%다.

보고서는 "이산가족들은 국제법(제네바 4협약)과 남북한 헌법이 보호하는 가족권을 침해받고 있다"며 "북한의 호응을 끌어낼 실질적인 교류가 가능하도록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요시 과거 동서독의 '프라이카우프'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독일어로 '자유를 산다'는 뜻을 가진 프라이카우프(Freikauf)는 서독의 동독 반체제 인사 석방사업을 일컫는 말이다.

1963년부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까지 26년간 서독은 동독에 수감된 정치범을 데려오기 위해 동독에 34억6400만마르크(당시 한화 1조8000억원)에 달하는 현금과 현물을 제공했다.

이렇게 서독에 3만3755명의 정치범이 돌아왔는데 1명당 5000여만원을 지불한 셈이었다. 통일부 연구에 따르면 프라이카우프로 25만명에 이르는 이산가족이 재결합했다.

프라이카우프는 비밀리에 진행됐는데 서독 연방정부의 재정이지만 교회나 변호사가 집행했고 언론도 철저히 협조해 비밀에 부쳤다.

이산가족 화상상봉장 개·보수 작업이 시작된 3일 서울 중구 소파로 대한적십자사에서 케이티(KT)관계자들이 이산가족 화상상봉 센터 개·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9.4.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이산가족 화상상봉장 개·보수 작업이 시작된 3일 서울 중구 소파로 대한적십자사에서 케이티(KT)관계자들이 이산가족 화상상봉 센터 개·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9.4.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임태희 고용노동부 장관이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선전부장과 만나 프라이카우프를 시도했다가 국내 반대로 무산됐으며, 박근혜 정부 당시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이완구 국무총리도 프라이카우프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초기 공약집에는 '한반도 프라이카우프 추진'이 담겨있었으나 이후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산가족 6만명 상봉과 북한에 대한 병원 건립 등 지원을 교환하겠다는 내용으로 전해진다.

보고서는 "프라이카우프 방식을 응용해 북한 정부의 체면을 세워주고 경비를 남한이 부담하면서 이산가족의 교류를 추진하자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탈주민의 여성 비율은 높아지는데 여전히 신변보호담당관 대부분이 남성이라는 점도 지적됐다.

인권위의 2018년 조사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 응답자 중 42%가 신변보호로 인한 인권침해 경험이 있는데 사생활침해(37.7%), 정서적침해(7.3%), 신체적침해(3.6%), 성적침해(3.6%) 등이 있었다.

북한이탈주민 중 여성 비율은 75.4%인데 반해 신변보호담당관 중 남성 비율은 81.2%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여성 경찰관의 인력 확보도 중요하지만 신변보호담당관과 북한이탈주민에게 양성평등 인식과 인권 감수성 제고를 위한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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