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이자부담 더 커진다" 한은,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사(종합)

박슬기 기자VIEW 2,1452021.11.25 11:38
0

글자크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기준금리를 연 1.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기준금리를 연 1.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기준금리를 연 1.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이어져온 '제로(0)금리' 시대가 1년8개월(20개월)만에 막을 내렸다. 특히 한은은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은 금통위는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에서 1%로 올렸다.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주열 총재가 취임한 이후로는 2017년 11월, 2018년 11월, 올 8월 이후 네번째 인상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한 이후 같은해 5월 사상 최저수준인 0.5%로 낮췄다. 이어 15개월 동안 동결을 이어오다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75%로 한차례 인상한 바 있다. 지난 10월 열린 금통위 회의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전문을 통해 "세계 경제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주요국의 백신 접종 확대, 경제활동 제약 완화 등으로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 의지도 내비쳤다. 한은은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 신호 보내온 한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예고돼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0월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고 한다면 다음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15일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100% 단언하기는 그렇지만 경기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가면 11월에는 금리를 인상해도 큰 어려움이 없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올해 안에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신호를 던진 것으로 해석됐다.

확진자 4000명 넘지만 기준금리 올린 까닭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처음으로 4000명대를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커지고 있지만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배경에는 가파른 물가 상승세의 영향이 컸다. 이와 함께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에 따른 '금융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올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2% 올랐다. 이는 2012년 1월(3.3%) 이후 9년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오르는 등 '금융불균형'도 한은이 우려했던 대목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가계 빚은 전분기 대비 36조7000억원 늘어난 1844조9000억원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증가 폭은 전분기(43조5000억원) 보다 축소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한은은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늘어난 부채가 주식, 부동산 등으로 유입돼 자산가격이 급등하는 금융불균형을 우려해왔다.

코로나 확산에도 경제지표는 회복세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에도 소비둔화가 크지 않는다는 점도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백신접종 확대와 방역단계 완화로 경제지표는 회복세를 보이는 추세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6으로 전월보다 0.8포인트 오르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 9월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3.1로 전월대비 1.3% 늘었다. 전산업생산은 6월 1.6%에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된 7월(-0.7%), 8월(-0.2%) 두달 연속 하락하다가 3개월만에 증가한 것이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둔화됐던 민간소비도 살아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0월 카드 국내 승인액은 전년동기보다 13.4%늘며 지난 4월(14.3%) 이후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보다 15.1%, 온라인 매출액은 24.5%, 할인점 매출액은 2.9% 늘었다.

9월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도 121.4(2015년=100)로 전월대비 2.5% 올랐다. 지난 7월(-0.5%)과 8월(-0.8%) 두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3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상승폭으로는 지난 2월(2.5%) 이후 최대다.

취업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10월 취업자 수는 2774만1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65만2000명 늘었다. 취업자수는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 3월부터 올 2월까지 12개월 연속 감소하다 올 3월 13개월만에 반등한 이후 8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60만명 이상 증가는 지난 9월(67만1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이다.

내 대출이자 얼마나 늘어나나
문제는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다.


가령 3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연 3.5% 금리로 30년만기 원리금균등상환방식으로 빌린 경우 대출자가 매월 부담하는 원리금은 약 135만원이지만 금리가 연 4.5%로 오르면 월 원리금은 약 152만원으로 17만원이 늘어난다. 총 대출이자로 따져보면 1억8497만원에서 2억4722만원 무려 6225만원 증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지난해 말 0.5%에서 이달 1.0%로 두배 뛰면서 가계의 이자부담은 지난해 말보다 약 6조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명의 대출자가 부담해야 할 연간 이자 부담 규모는 지난해 말 271만원에서 약 30만원 증가한 301만원으로 추정됐다.

소득수준별로는 소득 상위 30%인 고소득자의 경우 1인당 이자부담이 381만원에서 424만원으로, 취약차주는 320만원에서 373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이로써 올해 한은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는 모두 마무리됐다. 한은이 내년 1월 열리는 회의에서 두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지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권에선 이주열 총재가 퇴임하는 내년 3월 전까지 기준금리가 연 1.25%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는 한은의 입장은 앞으로도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물가 상승압력이 거세지는 추세가 이어지면 내년 초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박슬기 기자입니다.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상단으로 가기
하단 띠배너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