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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요소수 대란, 소를 잃어야 외양간을 고친다”

김창성 기자VIEW 2,2362021.11.13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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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요소수 대란, 소를 잃어야 외양간을 고친다”
전국이 ‘요소수 대란’이다. 자동차를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요소수는 평생 처음 들어봤을 단어다. 대체 요소수가 뭐길래 전국이 이렇게 난리법석인지 이해하지 못했을 터다.


요소수는 그동안 낯설었다. 하지만 전국의 수많은 경유(디젤) 자동차가 멈춰 설만큼 중요한 촉매제라는 걸 이제서야 알았다. 정부는 요소수 대란을 수습하고자 뒤늦게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다만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판을 면하긴 어렵다.

요소는 디젤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요소수의 원료다. 요소수는 화물차·버스 등에 의무 장착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간다. 미세먼지 등 심각해지는 환경오염 문제를 해소하는 디젤차의 필수품이다. 요소수를 제 때 채워넣지 않으면 SCR을 장착한 차는 발이 묶인다.

유럽연합(EU)이 정한 유해가스 배출기준인 ‘유로X’는 X에 들어가는 숫자가 높아질수록 기준이 엄격해진다. 지난 2011년 유로5 환경규제가 시행됐고 2015년엔 더 깐깐해진 유로6가 등장했다. 현재는 실주행 조건에 초점을 맞춘 유로6 D 규정이 시행 중이다.

유로5는 배출가스의 입자상물질과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종류와 배출량에 초점을 맞췄다. 연료소비와 배출가스가 많은 대형트럭은 이때부터 선택적 환원촉매 장치를 적용했다. 승용차 등은 질소산화물(NOx)에 초점을 맞춘 유로6부터 쓰기 시작했다. SCR은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환원한다.

SCR 장치는 이론상 질소산화물을 99% 이상 제거할 수 있다. 그만큼 요소수 소모량도 함께 늘어난다. 도로를 주행하는 자동차는 요소수 탱크를 무한정 늘릴 수 없어 일반 승용차 기준으로는 80% 이상의 질소산화물을 저감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만약 해당 차에 요소수가 부족하면 출력이 떨어지고 시동조차 걸리지 않는다. 곳곳에서 요소수를 찾기 위해 발품을 파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의 요소수 대란은 중국 정부의 요소 수출 검사 의무화 조치에서 기인한다.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는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만들어진다. 최근 호주와의 석탄 분쟁으로 석탄 공급이 부족해진 중국은 요소 생산을 줄이고 ‘요소 수출 검사 의무화’ 조치를 통해 사실상 요소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에 요소 수입을 97%가량 의존하던 한국은 한 번에 ‘카운터펀치’를 맞고 휘청거렸다. 공급선 다변화를 서둘러야 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현재는 재고로 버티지만 이달 말이 되면 요소수 생산이 어려워 12월이면 시중에서도 물량이 동날 것이 우려된다. 정부는 필수 물량에 대해서 요소 수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해 산업용 요소 2700톤을 들여왔다. 호주와 베트남에서도 요소수와 요소를 긴급 조달했다. 하지만 급한 불조차 끄기 어려운 초라한 양이다.

정부를 향해 또 늑장 대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의 이같은 대처는 기업들이 미래전략을 세우며 변화의 바람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5년 마다 새로 들어서는 정부는 매번 소를 잃고 나서야 급하게 외양간을 고쳤다.

일각에서는 이번 요소수 사태에 대해 “지나친 공포심 조장”이라고 지적한다. 그렇지만 이번 대란을 계기로 공포심이라도 제대로 느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전국을 혼란으로 빠트린 요소수 대란을 예방주사 삼아 다시는 소를 잃고 나서야 외양간을 고치는 우를 반복하지 말아야 하겠다.



김창성 기자

머니S 김창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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