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오!머니] 현금인출기가 보이스피싱을 막는다고요?

강한빛 기자VIEW 2,3722021.11.10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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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오랜 구직생활에 지쳐있던 A씨는 최근 한 회사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게 됐다. 첫 취업인 데다 업무가 어렵지 않아 하루하루 기쁜 마음으로 회사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A씨는 상사로부터 거래대금을 받아오라는 지시를 받게 됐다. 약속된 장소에 가 거래처에게 돈을 받은 뒤 알려준 계좌번호로 ATM(자동입출금기) 입금만 하면 되는 업무였다. 상사는 업무 건수당 웃돈도 얹어 준다는 소리까지 했다. 하지만 A씨는 기쁨도 잠시 '현금 수거책'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꿀알바' 탈을 쓴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얼어붙은 채용시장 분위기를 이용해 '단순 업무', '고액 알바' 등을 미끼로 일반 구직자를 범죄에 가담시키고 있다. "대금을 받아 ATM으로 입금을 하면 돈을 준다"며 구직자를 현금수거책으로 삼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입금하면 돈 줄게"… 그순간 덫에 걸린다

검찰청에 따르면 현금수거책 범행 방식은 보통 4단계로 구성된다. ▲피해자를 직접 만나 피해금을 건네받은 뒤 ▲상선으로부터 전달받은 수십 명의 제3자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은행 자동화기기 무매체 입금 거래로 ▲1회 100만원 미만으로 나눠 보이스피싱 조직의 대포통장으로 수회 입금하는 방식이다.



현금수거책으로 지목된 이들 중 대다수는 범죄인지 모르고 덫에 걸렸지만 일부는 최초 혹은 범행 진행 과정에서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식한 상태에서 범행에 가담하기도 한다. 고의 가담자 중 일부는 수사·재판과정에서 "자신은 이용당한 것일 뿐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하게 된 줄 몰랐다"는 등의 변명으로 처벌을 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TM 화면에 노출되는 보이스피싱 가담 경고 메시지./사진=은행연합회
ATM 화면에 노출되는 보이스피싱 가담 경고 메시지./사진=은행연합회

이에 검찰청과 은행권은 손을 잡고 보이스피싱 예방에 돌입했다. 중책은 ATM이 담당한다. 방식은 이렇다. 검찰청과 은행권은 ATM을 통한 무매체 입금 거래 시 '보이스피싱 범행 가담 주의' 메시지가 표출되도록 ATM 화면을 구성할 예정이다. 입금자는 이 같은 문구를 확인한 뒤 다음 거래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메시지에는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정하게 사용하면 관련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타인 명의를 이용한 현금 입출금 등 아르바이트는 보이스피싱 범죄일 수 있으니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등의 내용이 담기게 된다. 해당 문구를 보고 보이스피싱 가담을 인지하지 못한 이들에겐 경각심을, 고의로 범죄에 가담한 이들에겐 처벌을 피하지 못하게 하도록 조치했다. 은행연합회 회원사인 모든 은행은 경고 메시지 표출에 동참할 예정이다.

경찰도 '보이스피싱과의 전쟁' 돌입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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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84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6.4% 감소했다. 규모 역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보이스피싱 범행 수법이 지능화·고도화되면서 최근 경찰은 보이스피싱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난 2일 경찰청은 '보이스피싱 근절 특별전담조직(TF)'을 꾸리고 4개월간 범죄조직 집중 수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를 위해 본청과 시도경찰청에 '보이스피싱 해외 총책 등 범죄조직 검거 TF'를 설치했다.


이에 따라 17개 시도경찰청이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등을 중심으로 전담 수사체계를 구축해 범죄조직을 소탕할 계획이다.


더불어 내년 2월까지 4개월간 범죄조직 집중 검거 기간을 운영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우수검거 사례를 적극 포상할 방침이다. 해외 경찰과 협업하고 특별 자수기간을 운영해 조직검거와 송환 활성화도 도모한다.



강한빛 기자

머니S 강한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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