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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에 끙끙… 제2금융의 엄살?

[머니S리포트-대출 빙하기의 두 시선②] 일각에선 "돈 잘 벌어놓고…"

전민준 기자VIEW 5,6292021.10.17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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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에 대한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급증한 가계부채 문제가 우리 경제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인 대출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자금 실수요자들은 갑작스러운 고강도 규제로 대출문이 좁아지며 자금융통이 어려워져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상대적으로 돈 빌리기가 쉬운 불법 사금융이라는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출이자로 상당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는 금융사 입장에서도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마냥 달갑지는 않다. 금융당국이 꺼내든 대출 규제를 바라보는 시선을 살펴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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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1) 대출절벽 치닫는 은행권… “실수요자 피해” vs “관리강화 불가피”

(2) 대출 규제에 끙끙… 제2금융의 엄살?



금융당국의 제2금융권(저축은행·카드사·보험사)에 대한 가계대출 추가 규제안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규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대출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개인별 DSR 규제 확대 시행 시기를 앞당기거나 은행권보다 상대적으로 느슨한 제2금융권에 지금보다 강화된 대출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분위기다.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한 제2금융권에선 돈을 빌리지 못한 이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출 총량은 잡힐지 몰라도 대출의 질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2금융권이 금융당국의 선제적인 대출 관리가 부실한 걸 이용해 대출 이자 챙기기에 열중했다는 지적 또한 피해가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당국, 제2금융권 대출 증가에 특단조치 나서

최근 금융당국은 이달 중 발표 예정인 가계대출 추가 규제안과 관련해 1·2금융권에 대해 일괄적으로 DSR 40%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기존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작용했던 DSR 등 가계부채 규제를 은행권 수준으로 올리는 게 골자다. 현재 차주별 DSR 한도는 은행권이 40%, 비은행권은 60%가 적용되며 카드론은 내년 7월까지 DSR 규제가 유예된 상황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가계부채 증가에 대해 전체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카드론 자체는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총량 규제차원에서 카드론에도 DSR규제를 앞당길지에 대해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추가 규제안을 발표하기에 앞서 금융당국은 카드사, 저축은행에 대출 총량을 관리할 것을 미리 지시했다. 지난 9월말 금융당국은 카드론 증가율이 높은 현대카드와 롯데카드에 가계대출 총량 지침을 준수하라고 경고하는 한편 주요 저축은행 관계자들을 모아 놓고도 가계대출 관리도 주문하기도 했다. 이후 일부 저축은행은 입점한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해 유입되는 대출 신청을 아예 중단했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제2금융권까지 대출 조이기에 나선 것은 그만큼 저축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의 대출잔액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79개 저축은행의 대출잔액은 88조31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69조2921억원)보다 18조7389억원(27%) 증가했다.



카드사들의 대출도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대출 잔액은 총 56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53조원) 대비 3100억원(5.8%) 증가했다.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이용액(27조1000억원)은 5000억원(1.8%) 줄었지만 카드론 이용액(28조9000억원)은 3조5000억원(13.8%) 늘었다.



보험사들도 마찬가지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보험사들이 보유한 대출잔액은 260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조4000억원(8%) 증가했다. 은행 대출규제 강화 속에 규제 강도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2금융권 전반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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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자 불법 사금융 이탈” vs “대출 이자 줄어드는 2금융권 앓는 소리”

금융권 일각에서는 2금융권 대출까지 막는 고강도 규제가 시행되면 저신용자들은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돈을 빌리지 못한 이들이 불법사금융으로 이탈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7월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24%→20%)돼 대부업 대출도 어려워지면서 취약계층의 불법 사금융 이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금융위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 시 기존 고금리(20% 초과) 이용자 중 약 87%(208만명)에게 이자 경감 효과(연 4830억원)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나머지 13%(31만6000명)는 민간금융 이용이 제한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3만9000명은 불법 사금융을 이용할 위험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 대출을 조일 경우 실수요자들은 어떻게든 돈을 빌려야하기 때문에 사금융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수익성 악화로 문 닫는 대부업체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저신용자는 불법 사금융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는 것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사들은 대출 총량이 줄어들면 금리를 올리는 등 조치를 취할 것인데 저신용자들 위기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저축은행과 카드사, 보험사들이 대출이자 감소를 우려해 앓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저축은행들의 대출 이자수익은 3조6093억원으로 4074억원(12.7%) 늘었으며 같은 기간 카드사들이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로 얻은 대출 이자수익은 지난해 상반기 2조556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6415억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보험사들의 대출 이자수익은 1조8221억원으로 3767억원(26.1%) 늘어났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 대출 조이기에 본격 들어가면 저축은행 등 입장에선 대출 이자수익이 줄어드는 부분을 당연히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과도한 가계대출 증가 등 외형 확대 정책이 잠재 부실 요인이 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민준 기자

머니S 강한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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