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LNG선 국산화… ‘화물창’ 개발로 방점 찍는다

[피플] 하문근 KC LNG Tech 대표

권가림 기자VIEW 8,2542021.10.15 10:25
0

글자크기

하문근 KC LNG Tech 대표. /사진=KC LNG Tech
하문근 KC LNG Tech 대표. /사진=KC LNG Tech
AD
국내 조선업계는 글로벌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수주를 휩쓸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한국의 LNG선 수주 점유율은 94.2%로 1위를 차지했다. 웃음꽃을 피우는 국내 조선사들에게도 과제는 있다. LNG화물창의 국산화다. 


화물창은 LNG를 영하 162도로 유지·보관하는 저장창고로 내부 온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가스가 팽창해 폭발할 수 있어 고도의 기술력을 요한다. 이 원천기술은 프랑스 엔지니어링업체 GTT가 보유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는 LNG선을 만들 때마다 GTT에 수주 가격의 5%에 이르는 로열티를 지불한다.


조선3사와 한국가스공사는 K-LNG화물창 개발을 위해 합작법인 ‘KC LNG Tech’를 설립했다. 하문근 대표는 2년5개월째 KC LNG Tech를 이끌고 있다. 


“화물창 핵심은 단열기술”


하 대표는 1993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해 기본설계부와 조선시추사업부 등을 거친 설계 전문가다. “고객이 요구하는 선박 성능·품질·생산성·가격을 맞추려면 결국 설계가 가장 핵심 기술”이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엔 자부심이 느껴졌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읽은 쥘 베른 ‘해저 2만리’의 공상 과학에 감동받아 조선공학을 전공으로 택했고 첫 사회생활을 조선사에서 시작하게 됐다. 하 대표는 삼성중공업 재직 시절 북유럽 선주의 Semi-Rig(반잠수식 시추설비)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수주 후 설계 건조를 하고 있는데 석유가격의 급락과 함께 드릴쉽 시장이 무너졌다”며 “제조를 중단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프로젝트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잠 못 이룬 밤이 셀 수 없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28년 동안 조선산업에 몸을 담으며 LNG화물창의 핵심기술을 깨닫게 됐고 여러차례 개발 시도에 나섰다. 그는 “1993년 조선소 R&D(연구·개발)팀에서 근무하며 탱크 내 슬로싱(탱크 내 LNG가 출렁이며 내벽에 충격을 가하는 것)과 단열기술이 화물창 설계의 핵심임을 깨닫고 관련 기술 개발에 참여해왔다”며 “일본 중공업기업 IHI의 SPB(self-supporting prismatic-shape IMO Type B) 방식 탱크 설계기술을 한시적으로 도입해 부유식 LNG설비 프로젝트에 적용을 시도했으나 중단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조선사의 LNG화물창 국산화 속도가 더뎠던 이유로 “화물창이 적용되는 선박은 고가여서 국산화 기술의 초도 적용에 대한 위험 부담이 크다”며 “GTT가 기자재 공급업체 등 시스템과 관련된 모든 제조사들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어 새로운 개발 조직 구성이 힘들다”고 분석했다. 


KC LNG Tech는 한국형 LNG 화물창 ‘KC-1’을 개발해 2018년 한국가스공사의 국적 LNG선에 탑재했다. 하 대표는 “KC-1 연구엔 가스공사와 조선소에서 30여명의 R&D 인력이 참여했다”며 “개발 초기 2차 방벽의 구조개발에 실패했지만 생각을 바꿔 현재의 1, 2차 방벽이 인접하는 구조를 특징으로 하는 KC-1 시스템 근간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소는 GTT와의 계약에 근거해 적극적인 개발 참여가 쉽지 않았다”며 “각 조선소가 건조하고 있는 화물창 시스템의 개선안을 KC-1에 반영하려고 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화물창 ‘KC-2’ 2024년 글로벌 시장 출격
KC-1이 탑재된 LNG선. /사진=KC LNG Tech
KC-1이 탑재된 LNG선. /사진=KC LNG Tech
AD
하지만 KC-1은 ▲이슬점 상온 측정 ▲화물창 내부 경계공간 가스누출 ▲화물창 외벽 일부 결빙현상 등이 발생해 완벽한 형태라고 부를 수 없게 됐다. 그는 “첫 항차 운항 중에 기화율과 결빙이 문제점으로 제기됐지만 현재 이 부분은 전문가들과 논의 끝에 해결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KC LNG Tech는 KC-1 결함을 보완하고 기화율을 줄인 ‘KC-2’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기화율은 액화 상태인 LNG가 운송과정에서 증발하는 양의 비율을 뜻한다. 선박이 LNG를 수송하면서 일부가 증발하게 된다. 이 양이 적을수록 좋은 기술로 꼽힌다. 


KC-2는 LNG와 LN2(액체 질소)를 인가하는 테스트를 거치고 있으며 상품화 완료 단계에 있다. 이를 LNG선과 LNG벙커링선, 컨테이너선의 연료탱크에 적용하기 위해 논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산기술에 대한 선주사들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은 과제로 꼽힌다. 선주사는 발주할 때 선박에 적용될 화물창 기술을 선택한다. 20년 넘게 시장을 지켜온 GTT 벽을 넘어야 하고 K-화물창 기술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그는 “성품·품질 신뢰도를 높이고 특허 관련 분쟁 유발 가능성을 낮춘다면 선주가 주저없이(한국형 화물창을) 사용할 것”이라며 “GTT의 벽을 넘기 위해선 제품 개발부터 초도제품 운영 초기까지 수년 동안 개발자·제조자·사용자와 정책 입안 행정기관 간 협업이 절대적으로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 대표는 2024년부터 KC-2를 앞세워 글로벌 영업시장에 본격 뛰어든다는 목표다. 그는 “화물창 적용 선박은 고가여서 선주들은 시스템 검증과 실적을 매우 중요시한다”며 “이에 대한 정부 기관의 정책적·시스템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상단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