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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머지 사태, 그때도 틀렸고 지금도 틀렸다

강한빛 기자VIEW 2,9282021.10.11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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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머지 사태, 그때도 틀렸고 지금도 틀렸다
"환불받는 거 포기해야 할까요? 피 같은 내 돈ㅜㅜ" 


지난달 28일 기자가 쓴 머지포인트 피해자들이 머지플러스 관계자를 사기죄로 고소한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이른바 '머지 사태'가 일어난 지 두 달이 지났다. 60여 일이 지났지만 이용자들은 여전히 피해를 호소하고 있고 지난 6일 시작된 금융권 국정감사의 주요 쟁점으로 머지포인트 사태가 오르내리고 있다.


머지포인트는 2019년 '무제한 20% 할인'을 표방한 결제 서비스로 입소문이 났다. 그러다 8월11일 운영사 머지플러스는 포인트 판매 중단을 기습 공지했다. 금융당국이 머지플러스가 전자금융업자에 해당하는데도 수년간 정식 사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무허가 영업을 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후 머지플러스는 대형마트, 편의점 등 기존 이용 가맹점을 축소하고 음식점업에서만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이용자들은 머지플러스의 본사 앞으로 달려가 환불을 요구, 지난달 150명에 달하는 피해자들은 소비자들로부터 재산상 이익을 편취했다며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 권보군 최고운영책임자를 사기죄로 고소했다. 한 푼, 두 푼도 아닌 '피 같은 내 돈'을 지키기 위해서다.


일각에서는 머지포인트 사태는 '예견된 사고'라는 지적도 나온다.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다만 그 언제가 지난 8월이었을 뿐이란 설명이다. 무허가 운용사가 버젓이 영업을 하는 건 물론 아무런 제약 없이 천문학적인 머지포인트를 판매하는 등 빈틈이 많아도 너무 많다는 게 그 이유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이하 전금법)'에 따르면 2개 이상의 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을 발행하고 발행 잔액이 30억원을 넘는 업체는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하지만 머지플러스는 금융당국에 등록도 하지 않은 채 '무허가 영업'을 지속했다. 이용자수가 100만명에 육박, 매달 최대 400억원 규모가 거래돼 몸집을 키운 점을 보면 황당하기만 하다. 금융당국, 공정위원회, 제휴사, 머지포인트를 판매한 오픈마켓 등 그 어느 곳도 해당 업체에 대해 충분한 검증을 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물론 100만명에 달하는 이용자와 수많은 가맹점이 있는 상황에서 금융당국 등록 여부, 향후 리스크를 따져 보는 게 헛된 수고라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업체 규모와 제휴 후 얻게 될 이익이 사업 자체에 대한 당위성이자 업체에 대한 일종의 검증 과정이 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이용자들에게 돌아갔다.


이 같은 사고가 또 발생하지 말란 법도 없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전재수(더불어민주당·부산 북구·강서구갑)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금법에 따라 등록하지 않고 상품권 판매업 또는 선불거래업을 영위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업체는 58곳으로 나타났다. 언제 '뻥'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제2의 머지'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수습에 나선 상황이다.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업무보고 자료를 통해 "머지포인트 사태와 관련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태가 반면교사가 될지 '제2의' 뼈 아픈 과거가 될지는 결국 앞으로의 대처에 달려있다. '제2의 머지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한 때다. 


강한빛 기자

머니S 강한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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