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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초대석] 위메이드가 그리는 '메타버스'… “게임에서 번 돈, 현실로 가져온다”

장현국 대표 "가상자산 회사로 진화하겠다"

강소현 기자VIEW 16,2102021.08.2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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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사진=장동규 기자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사진=장동규 기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미르4’에서 24시간 내내 흑철을 캐면 월 43만원을 벌 수 있다는 분석 자료가 있습니다. 이는 동남아 일부 국가의 평균 임금을 웃도는 수치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후 비대면이 일상화되자 가상세계를 잘 구현할 수 있는 기술들이 각광받게 됐다. 특히 가상세계 속 재산을 ‘디지털 자산화’해 현실경제로 가져올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은 게임업계의 새 먹거리로 주목받았다. 이 가운데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의 선구안이 빛을 발했다. 2018년 암호화폐 붐을 통해 블록체인이 업계의 미래가 될 것으로 직감한 그는 뒤늦게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선 게임사들을 제치고 시장 선점에 나섰다.

장현국이 이끈 위메이드, 어닝쇼크 속 홀로 웃었다
위메이드는 중국 시장에서 국민게임으로 통하는 ‘미르의전설2’(이하 미르2)의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한 국내 게임사다. 올 2분기 게임업계가 일제히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상황에서도 위메이드는 미르IP 기반의 신작 ‘미르4’ 상승세에 힘입어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8월 26일 글로벌 출시될 미르4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면서 지난 17일에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엔 장현국 대표의 끈기가 뒷받침됐다는 평가다. 장 대표는 1996년 넥슨을 통해 업계에 발을 디뎠다. 당시 작은 기업이었던 넥슨에서 웹에이전시 업무를 책임졌던 그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데 즐거움을 느꼈다. 이후에도 많은 게임사들의 출발선에서 회사를 성장시키는 과정을 함께했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그래픽=김영찬 기자
“30대 전체는 네오위즈게임즈에서 보냈습니다. 입사 당시 60명에 불과했던 직원의 규모가 회사를 나올 때 쯤엔 10배 가량 늘었죠. 게임 데이터를 분석하고 대형 M&A를 성공시키는 등 많이 경험하고 배웠습니다.”


장 대표가 지금의 위메이드와 처음 인연을 맺은 건 2013년이었다. 게임기업을 성장시킨 역량을 인정받아 당시 사세를 확장하던 위메이드의 러브콜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그가 위메이드의 부사장으로 선임된 첫 달부터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미르IP에 대한 신뢰… 中 상대 5년의 소송서 승기
사진은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기술 기반 게임. /사진제공=위메이드
사진은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기술 기반 게임. /사진제공=위메이드
위메이드에 새로운 경쟁력이 필요하던 시점 그가 주목한 건 미르IP였다. 중국 시장에서 미르2의 잠재력을 확인한 장 대표는 중국이 가로챈 미르IP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몰두했다. 2001년 중국 현지에서 출시된 미르2의 인기는 대단했다. 중국 서비스명을 딴 ‘전기류’라는 독자적인 게임 장르를 형성할 정도였다. 중국에서 미르의 위상은 오늘날 국내 게임시장에서 리니지가 차지하는 위상보다 높았다는 게 장 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중국 퍼플리셔 셩취게임즈(구 샨다게임즈·이하 셩취)가 미르2에 대한 무분별한 수권을 남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무단 라이선스 발급으로 미르2를 표방한 짝퉁 게임은 매해 수천개씩 양산됐다.


로열티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미르2로 인한 셩취의 연간 매출은 계속 올랐지만 위메이드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계속 감소했다. 2009년 859억원이었던 미르2의 로열티 수익은 2016년 148억원까지 줄었다. 장 대표는 2016년 4월1일 미르2의 위상에 걸맞는 경제적 가치를 향유하기 위해 셩취를 상대로 한 5년간의 긴 싸움을 시작했다.


“처음 셩취를 상대로 소송한다고 했을 때 회사 내부에서도 ‘네가 중국을 잘 몰라서 그런다’며 말렸습니다. 거기에 ‘중국에서 미르가 얼마나 잘되는지 몰라서 그런다’며 응수했죠. IP의 생명력은 수십년 그리고 저희가 잘만 한다면 수백년도 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IP를 되찾기 위해 노력한 5년은 그 자체로 의미 있었다고 봅니다. 그들과 싸웠기에 수백억원의 라이선스 매출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가상자산 기술에 대한 확신… 유저에 ‘돈 벌어주는 게임’ 개발
위메이드가 미르4 글로벌 버전에 적용될 유틸리티 코인 DRACO(드레이코)를 12일 공개했다. /사진=화면 캡처
위메이드가 미르4 글로벌 버전에 적용될 유틸리티 코인 DRACO(드레이코)를 12일 공개했다. /사진=화면 캡처
셩취와의 소송에서 승기를 잡으며 미르IP라는 캐시카우(수익창출원)를 확보하게 된 위메이드는 본격적으로 신사업을 확장했다. 가상자산 사업이다.


“2018년 암호화폐 붐을 계기로 가상자산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개봉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이러한 관심을 실행으로 옮기게 했죠. 먼 미래 메타버스(Metaverse)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이 영화를 보면서 가상세계만의 화폐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장현국 대표는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기록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 연구에 집중했다. 블록체인은 체인으로 연결된 각각의 블록에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는 기술이다. 위조나 변조가 어려워 정보를 투명하게 기록·보관할 수 있다는 이점을 살려 보안 강화 등 다방면에서 활용된다. 자산이 위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블록체인 기술이 해결하면서 업계는 게임 아이템을 ‘디지털 자산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게임에 가상자산을 적용하는 과정은 이론처럼 쉽지 않았다. 블록체인 시스템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회계감사·내부관리 등의 제도를 갖춰야 했다. 급기야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확인한 대부분 게임사가 관련 사업에 손을 뗐다.


이 중 위메이드만이 가상자산에 대한 확신과 비전을 가지고 블록체인 사업을 이어왔다.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인 위메이드트리를 두고 ‘버드토네이도 포 위믹스’ ‘재신전기 포 위믹스’ 등 블록체인 기반 게임의 가능성을 해외시장에서 실험했다. 두드러진 수치적 성과는 없었지만 블록체인 시스템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음을 확인한 데 의의가 있었다고 장 대표는 강조했다.


[CEO초대석] 위메이드가 그리는 '메타버스'… “게임에서 번 돈, 현실로 가져온다”
위메이드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8월 26일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MMORPG ‘미르4’를 글로벌 정식 출시한다. 최근엔 미르4 글로벌 버전에 적용될 유틸리티 코인 DRACO(드레이코)를 공개하기도 했다. 글로벌 이용자는 미르4를 통해 실제 소득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를테면 24시간 동안 캔 흑철을 팔아 일 평균 약 1만원을 벌 수 있다. 흑철 값은 게임 내 경제시스템에 따라 변동된다.


“미르4를 계기로 가상현실에서 소득을 얻는 사례가 글로벌로 퍼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경제규모가 큰 MMORPG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게임 내 경제가 게임 밖으로 이어지는 거대 블록체인 이코노미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장현국 대표는 미르4로 중국에 한정됐던 미르의 위상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중장기적으로 제대로 된 메타버스를 전세계에 선보일 계획이라면서도 미르IP의 가치 강화가 모든 목표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르IP의 잠재력에서 위메이드가 누린 경제적 수익은 아직 1%도 안 된다고 봅니다. 미래를 보고 신사업을 확장하면서도 게임에 있어선 ‘미르’를 더 잘 만드는 게 위메이드가 해야할 일입니다.”



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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