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명현식 KB국민은행 상무 "당행 사칭 보이스피싱? AI로 막는다"

[머니S리포트-서민 울리는 그놈 목소리③] 정부·통신사 협력에 RCS·악성앱 차단까지… 전방위적 예방에 총력

박슬기 기자VIEW 2,6072021.07.22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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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전화벨이 울려 퍼지고 있다. 서민을 노리는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면서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만 7000억원으로 집계, 최근 3년간 발생 건수는 3만건을 웃돌았다. 과거 어눌한 말투를 사용하던 사기범들은 시대 흐름에 맞춰 진화된 수법으로 서민들의 귀를 현혹하고 있다. 눈 뜨고 코 베이는 '보이스피싱 무법지대'가 증가하자 대검찰청은 전국 검찰청에 보이스피싱 전담 검사를 지정하고 금융사들은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범죄 근절에 나섰다.
명현식 KB국민은행 소비자보호본부 상무./사진=KB국민은행
명현식 KB국민은행 소비자보호본부 상무./사진=KB국민은행
# 60대 남성 A씨가 최근 KB국민은행 영업점을 찾아 3억원 규모의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를 해지하고 이를 한번에 현금으로 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 A씨를 상대한 KB국민은행 직원 B씨는 보이스피싱 사전 문진을 진행하고 보이스피싱 사례도 지속적으로 안내했다. 그러나 A씨는 B씨에게 현금 인출에 대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고 ‘빨리 현금을 지급해달라’고만 재촉했다. A씨 가족 역시 A씨에게 ‘은행 직원에게 사실대로 말하라’고 했지만 A씨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B씨는 대화 중 A씨가 행내에 아는 직원 C씨가 있다는 점을 알아냈다. B씨는 C씨에게 A씨의 계좌 해지 관련 내용을 자세히 파악해달라고 부탁했고 C씨의 상세한 질문에 결국 A씨가 정부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걸려들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KB국민은행의 보이스피싱 대책을 총괄하는 명현식 소비자보호본부 상무가 소개한 보이스피싱 사례다. 명 상무는 “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는 은행 직원은 물론 심지어 가족까지 믿지 못하고 사실대로 말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설득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최근 KB국민은행을 사칭하며 ‘정부특례보증대출’을 빙자한 보이스피싱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명 상무는 “KB국민은행을 포함한 시중은행에선 정부특례보증 등 정책자금 관련 문자를 발송하지 않고 있다”며 “해당 문자는 불법 사칭문자이니 일절 응대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RCS부터 악성앱 탐지까지
KB국민은행은 보이스피싱을 근절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마련했다. 명 상무는 “우선 불법 문자가 발송되지 않도록 하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불특정 다수 고객에게 대량 발송되는 불법 문자의 특성상 금융사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기관·통신사 등과 협업 체계를 구축해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자체적으로는 고객들이 피싱문자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올 6월11일부터 리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RCS)를 시행했다. KB국민은행에서 보내는 문자의 왼쪽 상단에는 KB국민은행 로고가 새겨져 있으며 해당 로고를 클릭하면 KB국민은행 모바일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이 기능으로 고객은 피싱문자 여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RCS는 현재 안드로이드9 이후의 삼성전자, 안드로이드10 이후의 LG전자 휴대전화 단말기에서만 지원한다. 명 상무는 “휴대폰 제조사의 정책에 따라 아이폰 등 일부 기종에는 지원되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확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KB국민은행은 은행 앱(애플리케이션)을 가장한 악성 앱을 탐지할 수 있는 기능을 ‘스타뱅킹’, ‘리브’, ‘리브똑똑’ 앱에 넣었다. 악성 앱은 고객의 휴대전화에서 정보를 탈취하거나 전화번호를 변작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악성 앱이 탐지될 경우 반드시 삭제해야 한다고 명 상무는 조언했다.
KB국민은행 보이스피싱 예방 안내./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보이스피싱 예방 안내./사진=KB국민은행
AI 기반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 나온다
KB국민은행은 고객의 금융거래 패턴과 자금흐름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보이스피싱 징후를 탐지하는 새로운 모니터링 시스템을 지난해 3월 개발했다. 이후 행내 IT부서와 외부기관 등과 협업해 지난해 11월부터 ‘차세대 AI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준비해왔으며 이달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명 상무는 “최근 신종 사기수법 발생 주기가 짧아지고 점차 교묘해짐에 따라 관련 대응을 위해 신기술을 도입해야 했다”며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시스템 고도화 방안을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 상무는 “최근 증가하는 대면편취형(돈을 직접 인출해 사기범에게 전달하게 만드는 수법)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영업점 직원에게 교육하고 인근 경찰서와 협업해 피해자금이 인출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KB국민은행의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올 1~5월 기준 81억원으로 전년 동기(240억원) 대비 66.3% 감소했다. 올해 직원의 대처로 창구에서 인출을 예방한 보이스피싱 건수는 올 1~6월 466건으로 전년 동기(251건) 대비 85.7% 증가했다.


명 상무는 “아직까지 KB국민은행 이름을 이용한 불법 사칭문자가 다수 발생해 고객 피해와 불편을 야기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날이 갈수록 진화하는 수법에 대응하는 것도 고민거리다. 명 상무는 “IT기술 발달과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새로운 사기 수법이 등장해 정상적인 은행업무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교묘해지고 진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법을 면밀히 분석하고 최근 피해사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변화하는 사기 수법 분석 결과를 관련 업무에 반영하는 등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명 상무는 “올 하반기와 내년 불법 사칭문자 근절을 목표로 정부·통신사 등 대외기관과 협력해 문자가 발송되지 않도록 상호 간 협업을 진행하고 RCS 기능 강화를 중점 추진할 예정”이라며 “AI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을 중심으로 사전 차단 시스템을 고도화해 금융권을 선도하는 보이스피싱 예방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자신했다.


박슬기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박슬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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