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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커지는데… 기댈 곳 없는 공항들

[머니S리포트-궁핍해진 공항, 돈잔치하는 공항 골프장③] 비 올 때 우산 뺏는 국토부·기재부

지용준 기자VIEW 5,1752021.05.2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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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하늘길이 사실상 셧다운(일시적 부분 업무 정지)되면서 인천국제공항이 여객 수요 절벽에 처했다. 2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인천공항은 수천억원대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중반까지 공황에 빠졌던 한국공항공사 역시 국내 여행 수요 급증으로 최악은 벗어났다는 평가지만 어려움은 여전하다. 반면 이들 공항공사 토지를 빌려 조성한 골프장은 해외로 나갈 수 없는 수요까지 몰리며 쾌재를 부르고 있다. 인천공항 땅을 사용하는 스카이72에는 주중에도 이용객이 북적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김포공항 토지 위에 조성된 인서울27도 밀려드는 수요에 그린피 등 이용료까지 올리며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 고통 속의 두 공항공사와 이와는 상반된 공항 내 골프장들. 그 속을 들여다본다.


활기 잃은 인천국제공항(좌)과 김포공항 국제선 모습./사진=지용준 기자
활기 잃은 인천국제공항(좌)과 김포공항 국제선 모습./사진=지용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성적표는 참담했다. 매출은 반토막 났으며 영업손실은 수천억원대에 달했다. 올해 상황은 더 나쁘다. 인천공항은 올해 순손실 규모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항 이래로 첫해를 제외하곤 16년 동안 흑자를 기록하며 독자 생존해 왔지만 지금 인천공항 상황은 암울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정부 배당금은 ‘0원’으로 결정됐다. 두 공항공사 모두 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4228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2019년 2조8265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1조1574억원으로 60.1%나 줄었다. 한국공항공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148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 역시 5803억원으로 전년 대비 40.3% 감소했다.
공항 적자 원인은…
두 공항공사의 실적 악화는 코로나19 사태가 원인이다. 여기에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공기업의 책무도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시행한 공항시설사용료와 상업시설임대료 감면 정책을 가리키는 것이다.


공항시설사용료 감면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여객수요 절벽으로 수익구조가 여객에 집중된 항공사에 필요한 정책이었다. 반면 공항 내 상업시설 임대료 감면 정책은 ‘기업규모와 관계없이’라는 단서 조항이 붙어 사실상 코로나19에도 생존 가능했던 대기업에 불필요한 혜택을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실제 인천공항 내 상업매장은 대부분 개인이 아닌 기업이 운영한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료 감면으로 혜택을 받은 대다수가 대기업”이라며 “사실상 대기업에 국민 세금이 투입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두 공항공사의 공항시설사용료와 상업시설임대료 지원 규모는 지난해 기준 총 9790억원이나 된다. 인천공항이 8953억원, 한국공항공사가 837억원을 각각 부담했다. 이 같은 정책을 집행하지 않았다면 인천공항은 적자가 아니라 오히려 약 4000억원 이상 이익을 낼 수 있었던 셈이다. 기재부와 국토부가 대기업을 살리기 위해 국민 세금으로 세운 공기업을 희생시켰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재부와 국토부는 공기업의 책무를 앞세워 반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기업의 존재 이유는 사회적 가치다”라며 “인천공항은 국토부가 100% 출자해 만든 공기업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항공산업 전반이 무너질 때 이를 앞장서 도와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을 위해 인천공항을 희생시켰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며 “공항시설사용료나 상업시설임대료 등의 감면은 항공산업 생태계 전반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인천공항, 사방이 ‘늪’
공항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사실상 막히면서 양 공항공사의 고통이 커졌다. 그나마 한국공항공사는 국내선 여객이 회복돼 큰 위기는 넘겼다는 평가다. 문제는 항공 여객 절벽에 시달리고 있는 인천공항이다. 인천공항은 현재 진행 중인 4단계 건설사업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이는 투자가 시급한 상황이어서다.


4단계 건설사업은 4조8000여억원을 들여 활주로를 추가 건설하고 제2터미널을 확장해 연간 여객 수요 1억명을 감당하기 위한 인천공항의 숙원 사업이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4단계 건설사업은 앞으로 예상되는 항공수요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예정대로 2024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년 연속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업비 마련은 난제일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서비스 알리오에 따르면 2020년 인천공항의 차입금과 사채 규모는 2조7470억원으로 전년보다 84%나 불었다. 이자율 2.3%로 계산해도 해마다 내야 할 이자만 631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4단계 공사 진행을 위해 올해에만 1조7000억원 규모의 국내 채권도 발행해야 한다.


빌린 돈으로 4단계 건설사업을 완공해야 하는 만큼 부채 부담이 크다. 인천공항이 전망한 연간 부채율은 올해 65.3%에서 4단계 건설사업 완료 시점인 2024년 110.5%까지 확대된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좌),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우)./사진=지용준 기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좌),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우)./사진=지용준 기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항이용객에게 비용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먼저 손볼 것으로 전망되는 게 공항이용료다. 공항이용료는 비행기 티켓 가격에 포함돼 이용객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올해 기준 국제선 출발 여객 1인당 1만7000원씩 부과된다. 인천공항은 “현시점에서 (공항이용료) 인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하지만 불가피하게 공항이용료가 인상된다면 결국 비행기 티켓 가격이 오를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인천공항 재정 상황이 나빠지면 당장 기댈 곳은 정부뿐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렇다고 정부 입장에선 무턱대고 지원을 약속하기도 어렵다. 재정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공항과 같은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해 얻는 효과가 크지 않을 수도 있어서다.


공항시설사용료와 상업시설임대료 감면은 올 6월 말 만료된다. 국토부는 최근 대형 항공사가 코로나19에도 적자폭을 줄이고 있고 무착륙 관광비행 등을 통해 면세업계도 바닥을 벗어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집단면역 달성 시기와 항공수요를 감안해 비율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감면 기간을 연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6월 말 공항시설사용료와 상업시설임대료 감면이 종료되지만 현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용준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모빌리티팀 지용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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