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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컵·빨대 계속 써도 괜찮을까요?

[머니S리포트- “돈쭐 내자”… 소비자 지갑 여는 ‘친환경 기업’②] 플라스틱 컵, 사용엔 5분 분해는 500년

최지웅 기자VIEW 18,4072021.05.03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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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이 돈이 되는 시대다. 다소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환경친화적인 제품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연다. 특히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태어난 이들)는 친환경 기업에 “돈쭐(돈으로 혼쭐)을 내자”며 적극적인 소비 행동을 보인다. 이런 소비층을 잡기 위해 기업도 변하고 있다. 환경오염 주범으로 찍힌 배송업계와 패션·뷰티업계는 물론 유통산업 전반이 환경을 생각한다.
환경부가 지난 3월 말 선보인 공익광고 '일회용컵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사진=환경부 유튜브 캡처
환경부가 지난 3월 말 선보인 공익광고 '일회용컵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사진=환경부 유튜브 캡처


# 커피숍에 들어선 손님이 라테 한잔을 주문하면서 일회용 컵에 담아달라고 한다. 점원은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손님을 바라보며 말한다. “플라스틱 컵 사용에는 5분인데 분해되는 기간은 500년입니다. 조선왕조 500년보다 긴데 괜찮으시겠어요?” 당황해서 말을 못 하는  손님에게 점원은 한 번 더 묻는다. “일회용 컵 연간 사용량 84억개, 당신도 모르게 먹는 미세플라스틱이 일주일에 카드 한 장인데 괜찮으시겠어요?”


환경부가 지난 3월 말 선보인 공익광고 내용이다. 광고 속 점원은 손님에게 ‘일회용 컵 사용 정말 괜찮으시겠어요?’라고 재차 물으며 일회용품 사용의 심각성을 경고한다. 결국 손님은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에 담아달라고 태도를 바꾼다. 답이 정해진 광고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 추진계획’에 이어 같은 해 12월 ‘탈(脫) 플라스틱 대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커피전문점 등에서 일회용 컵과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도 입법 예고했다. 관련 업계는 일회용품을 줄이겠다는 정책 취지에 크게 공감하면서도 비용 증가와 소비자 불만 등에 따른 문제 해결에 고심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플라스틱 사용량 급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배달과 테이크아웃이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하루 평균 약 850톤으로 전년 동기(732톤) 대비 15.6%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지난해 한국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벨기에 이어 세계 2위였다. 실제 2009년 생활계 폐기물 중 188만톤이던 플라스틱은 2018년 323만톤으로 10년 새 71.8% 증가했다. 이처럼 엄청난 플라스틱 소비량을 자랑하는 한국인데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문제가 더욱 커졌다.


정부는 급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강도 높은 대책 마련에 한창이다.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20% 줄이고 분리 배출된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율을 2020년 말 기준 54%에서 70%로 높이는 등 전주기(생산-유통-소비-재활용)에 걸친 플라스틱 발생 저감 대책을 세웠다. 생산 단계부터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나가고 사용된 폐플라스틱은 다시 원료로 사용하거나 석유를 뽑아내 재활용률을 높일 방침이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전체 용기류 중 플라스틱 용기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47% 수준에서 2025년 38%까지 줄이는 게 목표다. 이에 음식 배달 플라스틱 용기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배달 용기 종류에 따라 평균 두께 이하로 두께 제한을 신설한다. 현재 감자탕이나 해물탕은 플라스틱 배달 용기의 두께가 0.8~1.2㎜이다. 이를 1.0㎜로 제한하면 평균적으로 20%의 무게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 6월부터 1회용 컵 보증금 제도도 도입한다. 일정 금액의 컵 보증금을 내고 사용한 컵을 매장에 반납하면 이를 돌려주는 방식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일회용품 사용 감축으로 상당한 비용 부담과 불편함이 예상되지만 예년과 달리 업계와 소비자의 반발은 그다지 거세지 않은 편이다. 지속적인 플라스틱 남용으로 향후 발생할 사회적 비용이 더 크고 공익적 측면에서 환경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일회용품 퇴출 움직임 본격화


최근 전국 커피전문점을 중심으로 일회용 컵과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들 일회용품은 대체재가 존재하고 당장 쓰지 않아도 큰 불편이 없다는 점에서 최우선 퇴출 대상이 됐다.


스타벅스는 2025년까지 국내 모든 매장에서 일회용 컵 사용률 0%에 도전한다. 올 하반기부터 일부 매장에서 일회용 컵 대신 일정 금액의 보증금이 있는 리유저블컵(다회용 컵)을 시범 도입한다. 사용한 컵은 매장 내 무인 반납기를 통해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스타벅스는 국내에서 종이 빨대를 가장 먼저 도입한 커피전문점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2018년부터 전국 매장에 종이 빨대를 사용하면서 연간 126톤, 1억8000만개 이상의 플라스틱 빨대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었다”며 “종이 빨대와 함께 빨대 없이 사용하는 리드(뚜껑)도 도입해 일회용 빨대 사용량을 연간 40% 이상 감축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가 올 하반기부터 일부 매장에서 일회용 컵 대신 일정 금액의 보증금이 있는 리유저블컵(다회용 컵)을 시범 도입한다. /사진제공=스타벅스
스타벅스가 올 하반기부터 일부 매장에서 일회용 컵 대신 일정 금액의 보증금이 있는 리유저블컵(다회용 컵)을 시범 도입한다. /사진제공=스타벅스


스타벅스는 현재 일회용 컵 줄이기 운동에 고객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음료 주문 시 텀블러 등 개인 다회용 컵을 사용할 경우 300원을 할인하거나 에코별을 적립해준다. 


스타벅스의 이 같은 행보는 다른 커피전문점들이 종이 빨대를 도입하고 친환경 활동에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를 형성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인다는 목적에 많은 고객들이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분위기”라면서 “종이 빨대로 교체하면서 기존보다 비용이 오히려 6배가량 늘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여야 한다는 스타벅스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플라스틱 빨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 3월 말 전국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가 있던 자리를 없애는 ‘빨대 은퇴식’을 열었다. 고객 요청을 제외하고 기본적으로 빨대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것처럼 고객과 빨대 사이의 거리를 멀리 떨어뜨린 것이다.


대신 빨대가 필요 없는 ‘뚜껑이’ 사용을 독려한다. 지난해 10월 한국맥도날드가 외식 업계 최초로 도입한 뚜껑이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량을 월 평균 4.3톤 줄였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32% 감소한 수치다. 앞서 맥도날드는 대표 디저트 메뉴인 ‘맥플러리’의 뚜껑을 없애 1년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14톤 가량 감축한 바 있다.


배달 주문 시 일회용 수저 안 준다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국내 대표 배달앱 3사는 일회용 수저 및 포크 사용 줄이기를 통한 친환경 실천에 나선다. 이들 3사는 올 6월부터 기존 포장·배달 주문 시 기본 제공하던 일회용 수저 및 포크 등 식기류를 별도 요청이 있을 시에만 제공하도록 일회용 수저 선택 기능을 각 앱에 적용키로 했다.


기존에는 각 서비스에서 기본으로 제공되던 일회용 수저와 포크를 앞으로는 고객의 별도 요청이 있을 시에만 제공되도록 설정이 변경되는 것이다. 일회용 수저가 필요한 고객들은 반드시 앱 내 주문 요청사항에서 ‘일회용 수저, 포크 요청’을 직접 선택해야 한다.


앞서 배달의민족은 2019년 4월부터 친환경 배달문화 정착을 위해 ‘일회용품 안 받기 옵션’을 업계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올해 3월31일까지 ‘일회용품 안 받기 옵션’을 선택한 주문자는 1160만6890명에 달한다. 이를 경제적 비용으로 환산하면 일회용품 구입비 약 242억원과 폐기물 수거 처리비 약 69억원을 절감하는 효과와 맞먹는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소나무 311만그루를 심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배달의민족은 2019년 4월부터 친환경 배달문화 정착을 위해 ‘일회용품 안 받기 옵션’을 업계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은 2019년 4월부터 친환경 배달문화 정착을 위해 ‘일회용품 안 받기 옵션’을 업계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은 이용자뿐 아니라 음식점주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배달비품 전문 쇼핑몰인 ‘배민상회’에서 친환경 포장용기를 판매하고 있다. 친환경 포장용기는 친환경소재로 제작한 용기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인 용기 2종으로 구성돼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플라스틱 함량이 적은 용기는 국내 스타트업과 공동개발한 제품으로 친환경 소재를 넣어 플라스틱 함량 비율을 최대 50% 낮췄다”면서 “일반제품 대비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저렴해 친환경 제품은 비싸다는 인식을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지웅 기자

머니S 산업1팀 최지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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