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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금법' 뜨자 문 닫는 가상화폐거래소… 줄폐쇄 위기 시작됐나

강한빛 기자VIEW 12,6462021.04.25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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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사진=뉴스1
비트코인./사진=뉴스1
특정금융거래정보의 이용 및 보고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중소 암호화폐거래소의 '셀프 폐쇄'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오는 9월까지 실명 계좌를 확보해야 하지만 사업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특금법에 따라 200여개에 달하는 거래소가 폐쇄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현실이 된 것이다.  

 

암호화폐거래소의 줄폐쇄가 우려되는 가운데 암호화폐에 대한 이해 없이 규제만 급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제도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상적인 서비스 제공이 어렵습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데이빗'은 홈페이지에 오는 6월1일자로 거래 서비스를 종료한다. 데이빗 측은 "최근 특정금융정보법 시행에 따른 규제 환경의 변화로 더 이상 정상적인 거래 서비스 제공이 어려워졌다"며 "부득이 데이빗 거래소 운영을 순차적으로 종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블록체인 개발사 코인플러그가 운영하는 CPDAX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5일 CPDAX 측은 "최근 가상자산의 시장 변화로 인해 거래를 종료한다"며 "자산가치를 높이실 수 있는 곳으로 출금을 하시도록 안내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특금법에 따른 사업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달 25일 시행된 특금법 개정안은 가상자산 사업자가 실명확인을 위한 입출금계정 개설을 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범죄행위를 예방하고 나아가 건전하고 투명한 금융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게 골자다.

 

거래소는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실명 확인 입출금 계정 등 요건을 갖춰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오는 9월24일까지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특금법 시행에 문 닫는 거래소, 투자자 어쩌나
특금법 문턱을 넘지 못한 중소거래소가 하나둘씩 생겨나는 가운데 실명확인 계좌를 보유한 곳으로 거래가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NH농협·신한·케이뱅크 등 은행들과 실명계좌를 트고 영업하는 거래소는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뿐이다.

 

투자자가 몰리면서 이들의 매출도 뛰고 있다. 빗썸코리아의 주주사인 비덴트의 사업보고서(연결 기준)에 따르면 빗썸코리아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274억50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873.5%나 훌쩍 올랐고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77억1000만원으로 전년보다 308.9% 급증했다. 이 같은 흐름에 일부 대형 거래소의 하루 수수료 매출은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은성수 위원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특금법으로 취급 업소 등록을 받는데 현재까지 등록한 업체가 없다"며 "9월까지 등록이 안 되면 200여개의 가상화폐거래소가 다 폐쇄될 수 있기 때문에 투자하는 분들도 본인이 거래하는 거래소가 어떤 상황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들이 많이 투자한다고 관심을 갖고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모든 것을 챙겨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잇따른 폐쇄 소식에 투자자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앞서 2019년 코인제스트는 자금난을 이유로 회원들의 자산 출금을 막은 바 있다. 현재 코인제스트는 고객센터만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까지 입출금 내역에 관한 투자자들의 문의글이 빗발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암호화폐 시장이 위험하니 막겠다는 (금융당국의) 접근은 시대착오적"이라며 "투자자보호라는 것이 당국이 손실을 보전하라는 것이 아니다"며 "엄청난 금액이 거래되고 있는데 손을 놓고 있지 않느냐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암호화폐를 단순 투기로 낙인 찍기 보다 산업으로 인정하고 활용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특정 매커니즘(은행)의 인증을 통한 거래소만을 운영하겠다는 건 암호화폐 시장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며 "미국·일본 등에서 암호화폐를 금융자산으로 인정해 활용하는 글로벌 추세와 거리감이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암호화폐를 제도권 금융으로 전환해 지급결제 등 활용 기술을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필요한 건 제도적 보완"이라며 "그 위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공감이 형성되고 규제 역시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머니S 강한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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